낙태논란 허웅, 많은 엄마 아빠들은 억장이 무너진다
‘KBL 홍보대사!’ 불과 얼마 전까지 부산 KCC 간판스타 허웅(31‧183.5cm)을 따라다니던 긍정적인 애칭이었다. 허웅은 KBL에서 보물같은 존재였다. 열성적이고 꾸준한 빅 팬클럽을 보유한 유일한 선수로 인기 하나 만큼은 현역 선수를 통틀어 탑 오브 더 탑이었다. 전체적인 잠재력에서는 해외파 이현중(24·202cm), 여준석(22·203cm) 등도 무시할 수 없겠으나 인기, 상품성 등에서 허웅은 당장 비교대상이 없는 캐릭터라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허재 아들이라는 간판에 더해 요즘 세대가 좋아하는 훈남 외모, 과묵하면서도 밝고 부드러운 이미지, 모범생 스타일 등 팬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었다. 동생 허훈(29‧180cm) 또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허웅과는 큰 격차가 있을 정도였다. 심지어 프로농구 역사상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이상민을 소환하기도 했다.
긍정적인 부분은 허웅은 자신의 높은 유명세를 농구 인기를 위해 활용했다는 부분이다. 각종 예능프로 등에 출연해 비 농구 팬들에게까지 얼굴을 알렸고 이는 새로운 팬 영입으로 선순환됐다. 물론 오롯이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농구 인기에 좋은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허웅 또한 동생 허훈과 함께 “농구 인기를 알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말로 농구 팬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렇게 다져진 좋은 이미지는 부친 허재의 데이원 사건 때도 팬들 사이에서 “잘못은 아버지가 했으니 아들들은 비판하지말자”는 분위기로 이어진 바 있다. 그만큼 농구 인기에 공헌하는 바를 인정받은 것이다.
‘좋아하는 것 열가지를 해주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 한가지를 안하는게 더 낫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평소에 잘했어도 치명적인 한가지에 의해 공든탑이 무너질 수 있음을 뜻한다. 현재 딱 허웅의 상황이 그렇다. 허웅은 지난 26일 전 여자친구 A씨를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인데 그 과정에서 2번의 임신과 낙태가 드러나면서 농구계는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 큰 파장을 안겨주고 있다.
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다른이도 아니고 모범생 캐릭터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있던 허웅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특히 2번째 낙태시 허웅이 ‘책임은 질 수 있지만 결혼을 고민해봐야할 것 같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정도로 역풍이 세질 줄은 허웅측에서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 듯 싶다.
팬들의 질타가 거세지자 허웅측에서는 모 매체를 통해 ‘결혼을 고민하자는 말은 사실관계가 잘못됐다. 허웅은 여자친구가 두차례 임신을 했을 때마다 결혼하려 했다’며 입장을 번복했지만 말바꾸기 논란만 일어났다. 거기에 여자친구 A씨가 사실과 다르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고 허웅측 역시 다시 반박함에 따라 사건은 진흙탕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간 허웅의 프로생활은 극복의 연속이었다. 부친이 국가대표 감독을 하던 시절 자주 대표팀에 선발되고는 했는데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선발될 실력을 가지고 있느냐’에 대해 팬들간 갑론을박이 거셌다. 이전 청소년 국가대표 선발 특혜 논란부터 유독 이런 부분으로 시끄러웠다.
만약 현재도 허웅이 당시 실력에 머물러있었다면 지금까지도 주홍글씨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후 허웅은 꾸준한 노력을 거듭했고 리그를 대표하는 급은 아니지만 한팀의 주전 슈팅가드로 손색없는 기량을 갖추게 됐다. 지난 챔피언결정전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동생 허훈이었지만 허웅 역시 팀 우승에 큰 축을 담당하며 파이널 MVP까지 수상했다.
노력과 성장이라는 측면에서는 충분히 인정받을만하다. 허웅을 저평가했던 이들마저도 이 부분은 인정한다. 여전히 대표선발 당시에 대한 말이 간간이 언급되기는 하지만 허웅은 성장을 통해 상당부분 극복한 것이 사실이다. 거기에 팀 동료들을 아우르는 능력을 인정받으며 리더십 부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이제 전성시대가 도래하는가 했지만 최근 불거진 이런저런 문제로 인해 브레이크가 제대로 걸린 모습이다. 얼마전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아버지도 데이원 사건의 피해자이다. 다시금 복귀하셔서 한국농구를 위해 힘쓰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말로 농구팬들의 공분을 샀다. 크게 공론화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사태로 인해 지금도 돈을 못받은 힘없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데 너무 생각없는 발언같다.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해도 드러내서는 안됐다’는 의견과 ‘아버지니까 아들 입장에서 그리 생각할 수도 있다’는 반론이 맞서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뒤 국민정서상에서도 민감한 임신, 낙태 사건이 터졌고 팬들의 반응은 시간이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진실여부, 책임 비중만 따지기에는 질이 너무 좋지않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를 낳아본적있는 부모들은 A씨의 임신 22주차 낙태 발언에 경악을 금치못하고 있다. ‘시기를 착각했기를 바란다’는 말까지 적지않을 정도다. 물론 이 부분에 관한 것도 아직은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2019년 7월 ‘낙태죄 헌재결정에 따른 입법과제 정책 토론회’가 열린바있는데 당시 참가했던 상당수 의사들은 임신 22주까지를 낙태 허용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받아들일수 없다는 의견을 강하게 낸바 있다. 누구보다도 태아를 잘아는 산부인과 의사들은 22주차 아이의 낙태는 살인이나 다름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보도했던 의사신문에 실린 당시 홍순철 고려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발언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임신 10주된 태아도 산전 기형아 검사를 위해 바늘을 들이대면 필사적으로 피한다. 22주면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장기와 팔, 다리도 다 형성됐고 심지어 통증까지 느끼는 인간이다. 아프다고 표현만 하지 못할 뿐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본 기사는 컬럼니스트의 개인 의사일뿐 본지의 의도와는 상관없음을 밝힙니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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