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헤더가 호환마마보다 무섭다” 이범호·홍원기 이구동성…비로 취소된 경기를 어쩌나 ‘영원한 난제’[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더블헤더가 호환마마보다 무섭다.”
KBO는 올 시즌 4~6월, 9~10월의 금요일과 토요일 경기가 취소될 경우 다음날, 다시 말해 주말에 14시부터 더블헤더를 시행하는 세부 수칙을 정했다. 이게 내년, 그 이후에도 정례화 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일단 올 시즌은 이렇게 하기로 했다.
거의 매 시즌 전후로 국제대회가 있고, 한국시리즈가 10월 중순에 끝나던 모습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로 기억될 정도가 됐다. 시즌이 너무 길어지는 것에 대한 피로도도 있고, 144경기 체제의 빡빡함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현장에서 144경기가 많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비즈니스 측면에서 경기수 축소가 불가피하다면, 우천취소 시 더블헤더 혹은 월요일 경기 시행 역시 불가피하다. 현장에선 굳이 둘 중 하나를 해야 한다면 월요일 경기보다 더블헤더다. 그러나 최악과 차악을 구분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블헤더를 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2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 장맛비로 취소되자 “지금 현장에선 더블헤더가 호환마마보다 더 무섭다”라고 했다. 키움은 4월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이 취소되자 21일 더블헤더를 했고, 6월의 마지막 날인 30일에 시즌 두 번째 더블헤더를 갖는다.
홍원기 감독은 “잠실에서 정말 오랜만에 더블헤더를 했다. 서 있는 나도 힘든데 선수들은 오죽하겠어요”라고 했다. 키움은 다른 팀보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아 더블헤더가 선수들의 건강 유지, 부상 방지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도 조심스럽게 같은 의견을 전했다. 28~29일 키움전을 앞두고 “매일 한 경기를 하는 게 좋다. 더블헤더가 걸리면 하루에 두 경기를 다 뛰게 하는 게 어려워서 걱정이다. 그런 영향이 주중 롯데전에 좀 작용했다. 부상자도 나왔고”라고 했다.
KIA는 이미 올 시즌 두 차례나 더블헤더를 했다. 5월12일 광주에서 SSG 랜더스, 지난 22일 광주에서 한화 이글스에 이어 30일 광주에서 키움과 더블헤더를 갖는다. 지난 두 차례의 더블헤더 모두 1승1패였다.
결과를 떠나 더블헤더를 하고 나면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진다는 게 이범호 감독의 걱정이다. 두 경기 모두 나가는 투수도 발생할 수 있고, 타자들도 최대한 체력안배를 하지만 두 경기 모두 풀로 나가는 선수들이 있다. 이우성이 최근 햄스트링 힘줄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범호 감독은 더블헤더 여파가 있었다고 바라봤다.
광주의 경우 30일 아침 혹은 오전까지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나와있다. 이럴 경우 30일 14시에 예정된 더블헤더 1차전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만약 더블헤더를 2차전만 치를 경우, 1차전에 선발투수로 예고된 KIA 양현종과 키움 김인범이 그대로 2차전 선발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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