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시작된 유퀴즈, ‘성공’을 인증하는 자리가 되기까지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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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최화정은 이야기했다.
자신이 이미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 섭외를 받은 적이 있다는 게 나름의 자랑스러운 커리어처럼 여겨진다고.
이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온다는 혹은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영역에서, 아니 살아가고 있는 삶에서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할 만한 가치 있는 무언가를 생산했다는 의미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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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방송인 최화정은 이야기했다. 자신이 이미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 섭외를 받은 적이 있다는 게 나름의 자랑스러운 커리어처럼 여겨진다고. 이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온다는 혹은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영역에서, 아니 살아가고 있는 삶에서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할 만한 가치 있는 무언가를 생산했다는 의미인 까닭이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은 흥미로운 재질의 프로그램이다. 초반, 프로그램이 빌드업할 당시에는 두 예능인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만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수많은 보통의 삶을 작지만 아주 특별한 무대 위에 올렸다. 여기서 제작진이나 진행자나, 지켜보는 시청자들 모, 아무리 별것 없는 평범한 삶일지라도 저마다의 별다른 순간을 품고 있음을 깨닫곤 했다.
하지만 누구도 예기치 못한 팬데믹이란 특수한 상황이 들이닥치자, 모든 이의 평범한 일상이 뒤틀려 버렸다. 그 일상을 기반으로 하던 ‘유퀴즈’는 다른 양상을 모색해야 했다. 몇 번의 시도를 거쳐 길거리가 아닌, 제작진이 특별히 마련한 공간으로, 좀 더 규모가 커진 무대로 사람들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변화했고 다행히 잘 정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무대가 커지니 초대하는 사람들의 모양새도 조금 달라졌다. 길 위에서 무작위로 만나는 사람들이 아닌, 화제의 인물이 주로 그 대상이 되었고 유명 인사들이 먼저 ‘유퀴즈’를 찾는 일이 잦아졌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이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면 자연스레 ‘유퀴즈’에 나와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나누고 퀴즈를 풀었다.
그리하여 이제 누군가 ‘유퀴즈’에 출연하고 또 출연했다는 것은 곧, ’그 사람 성공했네’ 혹은 ‘출세했구먼’이라는 주변인의 반응을 일으킬 만한, 현재 삶의 모습이 꽤 훤칠한 상태에 놓였음을 인증하는 무엇이 되고 있다. 사실상 성공의 연쇄작용으로, 성공에 있어 상징적인 인물이 출연하면 그 후광이 발휘되는 데 성공한 사람이 아무런 검증도 거치지 않은 프로그램에 나올 리 없기 때문이다.
덕분에 해당 프로그램의 인지도는 상승하고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앞다투어 나오려 한다.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며, 어느 순간부터는 프로그램의 유명세가 웬만한 출연자의 것을 압도하여 출연하는 것 자체로, 앞서 언급했듯 ‘성공했다’라고 판단 받을 수 있는 아주 적확한 정황 증거가 된다. 성공이 성공을 불러일으키며 그 시너지를 극대화한 케이스라 하겠다.
물론, 이러한 상황을 보며 혹자는 성공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변질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유퀴즈’의 진정성은, 화제의 인물이나 유명 인사와 함께 보통의 삶을 하나의 타이틀로 묶어 배치하는, 성공을 바라보는 특유의 방식과 시선에서 재확인할 수 있다. 현 세계를 힘 있게 살아내는 모든 삶이 저마다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길 위에서 시작된 초심을 여전히 붙들고 있는 것이다. 이 정신을 잃지 않는 이상, ‘유퀴즈’의 명성은 꽤 오랫동안 지속되리라.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유퀴즈 | 최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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