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들어가던 투수 미팅까지, 힘 좀 내달라” 꽃범호도 간절하다…KIA 후반기 대권가도 ‘불펜 안정’ 총력전[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안 들어가던 투수 미팅까지 들어갔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중대결단을 내렸다. 지금이 5월 중순에 찾아온 위기보다 더 큰 그것이라고 판단, 29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이 장맛비로 취소되자 손승락 수석코치-진갑용 퓨처스 감독 체제를 전격 발표했다.
투수 출신의 손승락 수석코치를 불러 올려 정재훈 투수코치, 이동걸 불펜코치와 함께 자신까지 4명이 머리를 맞대 위기를 타파하자는 의도다. 마침 손승락 수석코치도 정재훈 투수코치도 마무리투수 출신이라 불펜투수들의 마음을 잘 안다.
이범호 감독이 처음부터 이런 결정을 내린 건 아니다. 이미 2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마치고 코칭스태프 회의를 소집, 전력분석 프런트까지 참석시켜 마운드 운영에 대해 난상토론을 가졌다. 광주로 이동해야 하지만, 회의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회의는 28일 광주 키움전을 앞두고서까지 이어졌다.
그 결과 되도록 1이닝 책임제를 통해 개개인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책임감을 높이기로 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이범호 감독은 28일 키움전을 앞두고선 투수들의 미팅까지 직접 참석했다. 감독이 경기 전 선수단 각 파트 별 미팅에는 참석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자신이 나서야 되겠다고 판단했다.
질책이나 뭔가 지시를 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이범호 감독은 열린 귀로 코치들, 선수들의 얘기를 경청하는 지도자다. 코치들과 투수들의 얘기를 듣고 싶었던 것 같다. 29일 광주 키움전이 취소되자 “원래 투수들 미팅할 때 안 들어간다. 그런데 들어가서 얘기도 나눴고, 힘 좀 내달라고 했다. 큰 점수를 주면서 졌기 때문에, 투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도록 얘기했다”라고 했다.
어쨌든 경기를 준비하는 건 선수이고, 경기를 하는 것도 선수다. 감독은 그들을 쓰는 역할이다. 투수들이 정상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시 ‘1이닝 책임제’를 도입했고, 마인드 컨트롤부터 잘 할 수 있게 도와줬다.
이범호 감독은 “투수들이 점수를 초반부터 많이 주다 보니, 남은 경기 준비하는 것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좋은 방향성을 갖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토대가 되면 좋겠다”라고 했다. 감독이 선수들 미팅 한번 참석했다고 팀 경기력이 확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단, 전반기 마무리를 앞두고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KIA는 선발진에 이닝이터가 많지 않은 약점이 있지만, 구성은 여전히 좋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팀 선발 평균자책점 4.02로 1위다. 반면 구원 평균자책점은 4.96, 7위까지 처졌다. 후반기 대권가도의 핵심은 불펜 안정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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