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택배 차량 아파트 진입 금지'…기사도 주민도 '녹초'

이세현 기자 2024. 6. 29.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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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기사들, 아파트 상대 '업무 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
법원은 '아파트 재량권' 판단
[앵커]

오늘(29일) 전국 날씨는 중부 지방을 기점으로 둘로 쪼갠 듯했습니다. 남부 지방엔 비가 왔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30도 넘는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이 폭염에도 택배 차량이 지상으로 다니지 못하게 막으면서 갈등이 이어진 대단지 아파트들이 있습니다. 택배 노동자도, 입주민들도 지쳐가고 있습니다.

이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집 앞으로 가야 할 택배 상자는 아파트 단지 입구에 쌓였습니다.

지난 2018년, 경기 남양주시 한 아파트 모습입니다.

2021년 서울 고덕동, 지난해 경기 수원시와 성남시 신축 아파트에서 이런 '택배 대란'이 이어졌습니다.

지하주차장 입구 높이는 트럭보다 낮고 공원형 아파트란 이유로 지상 출입은 막은 게 이유입니다.

갈등이 컸던 성남시 아파트를 1년 만에 찾아가 봤습니다.

여전히 택배 상자는 문 앞이 아니라 길에 배송되고 있습니다.

다만 비와 눈을 피하게 전용 천막을 만들었습니다.

[택배기사 : 임시방편으로 관리실 통해서 관리실에서 직접 요구하셔서 지금 천막에 두고 있습니다.]

관리는 쉽지 않습니다.

[택배기사 : (물건 찾느라) 다 헤집어 놓기 때문에 일을 끝마치고 오후에 다시 와서 다시 정리하고…]

입주민들도 불편하고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입주민 : 여기 와서 끌고 갈라니까 힘들지. 안 그러면 또 이고 가야 되고…]

하지만 입주자대표들과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갈등은 법정으로까지 번졌습니다.

택배 기사들은 "차량 진입 금지가 업무 방해"라고 주장하며 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저상 트럭 사용을 강요해 건강권을 훼손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아파트 재량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날씨는 덥고 곧 장마도 덮칩니다.

택배 기사들도 주민들도 지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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