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보너스 많이 챙길수록 주가엔 호재?…서학개미 “미워도 다시 한번” [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문일호 기자(ttr15@mk.co.kr) 2024. 6. 2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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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미국 주식 중에서도 오너의 강력한 카리스마에 의해 사업이 진행되고, 주가도 움직이는 상장사가 있다. 미국 기업들은 그 소유와 경영이 분산된 경우도 많으나 신생 기업 중에선 오너의 지분율이 높아 오너의 거취와 지분율 변동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하기도 한다. 테슬라 지배구조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연합뉴스
미국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개인 주주의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기업은 테슬라다. 바로 일론 머스크가 두 자릿수 지분율로 테슬라의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월스트리트(월가)에선 ‘일론 머스크가 곧 테슬라’라고 평가하고 있다. 일론과 테슬라가 월가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기는 2008년부터다. 첫번째 전기차 ‘로드스터’를 출시하며 내놓은 머스크의 ‘당찬 출사표’가 화제가 됐다.

대중화된 모델을 고민하고 있던 일론 머스크는 2017년 모델3를 시작으로 매출을 늘리기 시작한다.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의 혁신적인 기술과 가격 하락, 전기차 성능 향상 등에 힘입어 테슬라는 창사 이후 처음인 2019년에 연간 흑자까지 기록한다. 2021년 10월 26일 테슬라 주가는 주당 1000달러를 돌파해 ‘천슬라’라는 별명까지 얻는다. 당시엔 주가를 쪼개는 액면분할 전이어서 지금 주가와 다르다.

주식시장에서 대주주의 주식 매도는 ‘주가 고점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테슬라도 크게 다르지 않았고, 일론 머스크 역시 막대한 세금 앞에서 주식을 팔 수 밖에 없는 ‘인간’이었다는 분석이다. 일론 머스크는 세금 부담으로 테슬라 주식 일부를 매도하겠다고 공언했다. CNBC 등 월가에 따르면 2021년에만 220억 달러(약 30조3000억원) 어치 테슬라 주식을 팔았다. 테슬라 주가도 2021년이 고점이었다.

액면분할 이후 테슬라 주가는 2021년 11월 5일(407.36달러)이 최고점이었다. 2024년 6월말에는 주가가 183달러 수준이니 최고점 대비 55%나 하락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일론 입장에서)테슬라로부터 별다른 월급을 받지 않으니 주식 매도 밖에 방법이 없다”며 “최근 그동안의 성과 보상을 위해 66조원이 넘는 스톡옵션 등 보상 패키지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AI회사 등 7대 회사 보유 중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가 최근 급반전하고 있다. 최고점 대비 주가는 반토막 수준이지만 반전의 서막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임원진에게 요구한 보상 패키지 주주총회 안건이 통과됐기 때문. 이번 주총에서도 개인 주주들이 대부분 일론 머스크의 공로를 감안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월가는 보고 있다. 보상안은 3억400만주의 스톡옵션이 핵심이다.

이번 패키지는 머스크가 테슬라의 매출과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단계별 성과를 달성하면 12회에 걸쳐 총 3억400만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월가에선 테슬라의 대주주인 머스크가 스톡옵션을 받아 이를 팔지 않고 지분을 유지할 경우 지분율이 현재 12.89%에서 최대 25%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머스크의 지분율 상승이 테슬라의 주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반전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쪽에선 테슬라가 이제 전기차 한 곳에 의존하는 회사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머스크는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 전기차 업체 테슬라, 미국의 대표적 SNS인 트위터, 태양광 발전회사인 솔라시티, 인간의 뇌 이식을 연구하는 뉴럴링크, 교통정체를 피하기 위해 터널을 만드는 보링 컴퍼니 등을 소유하고 있다. 작년에 인공지능(AI) 회사인 ‘X.Ai’까지 추가됐다.

이제 두둑한 ‘보너스’를 받은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7대 기업에 집중해 전체 실적을 끌어 올리고 주가도 띄울 것이란 ‘희망론’이 퍼지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7번째 머스크의 ‘수집’ 목록에 오른 X.Ai는 장기적으로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바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 등과 함께 생성형 AI 시장을 나눠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주가 상승에는 이같은 배경이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 PER 73배 고평가에 성차별 소송 악재까지
자료=블룸버그
올 들어 서학개미(미국주식 투자자)중 일부는 주가가 하락 중인 테슬라 주식을 추가로 매수하고 있다. 2021년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추기 위한 것. 그래도 엔비디아 매수세는 당해내지 못했다. 서학개미 보유 주식 톱 자리를 엔비디아에 내주고 2위로 내려 앉았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보관금액으로 6월12일 기준 테슬라는 107억2954만 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125억8163만 달러로 1위다. 이처럼 테슬라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이유는 일론 머스크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함께 각종 구설수도 함께 오르내리고 있어 한국 주식과 같은 ‘오너 리스크’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실제 머스크의 보상 패키지가 통과된 날 스페이스X 직원 8명은 자신들이 머스크의 성추문과 음담패설을 비판하다가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매년 끊이지 않는 이슈이기도 하다.

이들 8명은 “머스크가 사내에 성차별 문화를 조장했다”는 취지로 소송을 내기도 했다. 또 머스크는 자신의 SNS ‘X’에 지속적으로 총기 소유와 마약 사용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월가에선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테슬라에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머스크를 견제할만한 기관투자자가 부족한 가운데 이런 오너 리스크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최대 주주 일론 머스크(12.89%) 이외에 10%를 넘는 주주는 없다. 블랙록(7.32%)과 스테이트스트리트(5.91%) 등을 포함해 5%를 넘는 주요 주주는 3곳이다. 머스크가 보유한 7대 회사 중 테슬라를 제외하면 제대로 돈을 버는 곳이 없다는 비판도 꾸준히 나온다. 그러다보니 주가도 비싸고, 배당도 안줘서 장기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올 들어 구글과 메타가 배당을 시작한 것과 대조된다.

테슬라는 애플 MS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메타 등과 함께 ‘빅테크7’ 혹은 ‘매그니피센트7’ 등으로 ETF에 함께 묶여 곧잘 비교된다. 그러나 이들 7곳 중 실적 대비 주가는 가장 비싸다는 평가를 받는다. 14일 야후파이낸스 기준 향후 1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73.53배에 달한다. 고평가 주식으로 불리는 엔비디아가 50배, 아마존이 39.53배인 점을 감안해도 테슬라 주가는 비싸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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