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해?" 샤오미의 재도전과 삼성전자, 그리고 미세한 변수

이혁기 기자 2024. 6. 29. 18: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스쿠프 IT 언더라인 
샤오미 오랜만에 가성비폰 출시
쿠팡서 공격적인 프로모션 진행
신제품 흥행 가능성 높지 않아
가성비폰 시장 장악한 삼성전자
삼성페이, AS서비스서 우위 점해
하지만 무시해선 안 되는 변수 있어
샤오미가 가성비폰 시장 흔들면 
삼성전자 전략 함께 흔들릴 수도 
샤오미가 6년 만에 중저가 스마트폰을 국내 출시했다.[사진=샤오미 제공]

샤오미가 한국에서 오랜만에 5G용 새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온라인 쇼핑몰 쿠팡은 6월 28일부터 샤오미의 5G 스마트폰 '포코 X6 프로'를 국내시장에서 단독 판매한다고 밝혔다. 샤오미가 자사의 중저가 브랜드인 포코(POCO) 신제품을 국내 시장에 선보인 건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 샤오미의 재도전=이 제품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가성비 모델'로 알려져 있다. 6.67인치 디스플레이와 64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512GB의 저장장치와 12GB 램도 갖췄다. 고가 플래그십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성능이 준수하단 평가를 받는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AP엔 '디멘시티8300울트라'를 탑재했다. 업계에선 이 부품의 처리 속도가 삼성전자가 2022년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울트라(AP 스냅드래곤8 Gen1)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5000mAh의 대용량 배터리, 67W 고속 충전 기능도 두루 갖췄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44만9990원에 불과하다.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쿠팡 회원에게 5만원 추가 다운로드 쿠폰을 지급한다. 저녁 7시부터 1시간 진행하는 쿠팡라이브 방송 중 구매하면 정가 대비 최대 11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프로모션을 모두 적용하면 33만9990원에 해당 모델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샤오미가 파격적인 이벤트까지 내걸면서 신제품을 홍보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샤오미는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6년이 흐른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시장점유율도 기대치를 한참 밑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75.0%, 애플이 24.0%로 두 기업이 양분하고 있다. '기타'로 분류되는 1.0%엔 샤오미도 있다.

[자료 | 업계 종합, 사진 | 삼성전자 제공]

■ 삼전의 아성=샤오미의 주무기인 '가성비'도 국내에선 좀처럼 통하지 않고 있다. 국내 1위인 삼성전자가 가성비 스마트폰 시장에서 버티고 있어서다. 지난 6월 21일 '갤럭시A35 5G'를 출시한 것처럼 가성비폰을 꾸준히 론칭하고 있다.

포코 X6 프로와 마찬가지로 5G를 지원하는 '갤럭시A35 5G'은 삼성전자의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탑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률에서 삼성페이는 13.0%로 네이버페이(20.0%)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결제 시스템을 탑재했다는 점에서 갤럭시A35 5G는 포코X6 프로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AS 서비스에서도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는 전국 180여개 서비스센터를 운영해 빠른 AS 서비스를 지원하는 반면, 샤오미는 14곳에 불과하다. 더구나 샤오미의 제품은 쿠팡같이 총판 계약을 맺은 업체에서만 이뤄지고 있어 삼성전자보다 접근성이 뒤떨어진다. 가격도 갤럭시A35 5G 44만9400원, 포코X6 프로 44만9990원으로 차이가 없다. 사실상 삼성전자의 완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이유다.

■ 무시할 수 없는 변수=그럼에도 삼성전자에 아무런 위협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여기엔 스마트폰 시장을 흔들 수 있는 미세한 변수도 들어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선 '고가폰'이 강세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800달러(약 111만원) 이상 가격의 스마트폰 출하량 비중은 전분기 대비 14.1%포인트 상승한 73.7%를 기록했다. 최근 스마트폰 기업들이 고가 모델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소비자들의 눈이 비싼 스마트폰에 쏠린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에 가성비폰은 고가폰만큼 중요한 전략적 무기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는 고가 모델과 가성비 모델을 동시에 전개 중인 삼성전자 입장에선 꽤 신경 쓰이는 요소다. 삼성전자가 71.1%(스탯카운터·5월 기준)란 압도적인 국내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건 '가성비 모델들'이 통계의 밑단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가성비 모델의 인기가 시들면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샤오미가 이번 신모델로 국내시장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거두면 삼성전자로선 불편해질 수 있단 거다. 가성비 시장에선 샤오미,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과 동시에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빠질지도 모른다.

샤오미의 재도전과 삼성전자의 방어엔 이처럼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숨어 있다. 샤오미는 한국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낼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