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화재’ 아리셀 작업자 “안전교육 받은 적 없어…비상구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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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로 23명이 사망한 가운데, 해당 공장에서 일했던 작업자가 사측으로부터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29일 오후 2시 40분경 아리셀에서 근무했던 30대 중국인 백모 씨 등 10여 명은 화성시청 본관 1층에 마련된 추모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백 씨는 "아리셀 정직원들이 주로 '내일 아침에 와서 마킹하라'고 하는 등 작업 지시를 했다"며 "공장에서 메이셀 직원을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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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2시 40분경 아리셀에서 근무했던 30대 중국인 백모 씨 등 10여 명은 화성시청 본관 1층에 마련된 추모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백 씨는 눈물을 쏟으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나.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 지 10년이 넘은 백 씨는 약 8개월 전부터 인력 파견 업체 ‘메이셀’을 통해 아리셀에서 일해 왔다. 그는 사고가 발생한 지난 24일 불이 난 3동이 아닌 옆 동에서 근무 중이었다.
백 씨는 직접적인 업무 지시를 모두 아리셀에서 내렸으며 안전 교육이나 매뉴얼 자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원청업체가 파견 근로자에게 업무 지시 등 지휘·명령을 하는 행위는 ‘불법 파견’이다.
백 씨는 “아리셀 정직원들이 주로 ‘내일 아침에 와서 마킹하라’고 하는 등 작업 지시를 했다”며 “공장에서 메이셀 직원을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에 구인 공고가 떠서 연락하면 몇 시까지 모이라는 말을 듣고 출근했다. 지정된 버스를 타고 회사에 가면 관리자가 나오고, 그 관리자의 지시대로 하면 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근로계약서도 쓴 적 없다”며 “산업재해보험이나 4대보험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전과 관련해선 아침 조회할 때 ‘(배터리가) 폭발성이 있어 떨어뜨리면 위험하니 조심해야 한다’ 정도의 설명만 들었다”며 “안전교육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비상구가 어디 있는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백 씨는 “죽은 동료들은 대부분 근무 3~8개월 차였다”며 “취직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불이 나서) 이렇게 되니까 속상하다. (모두) 구할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며 울먹였다.
박중언 아리셀 총괄 본부장은 “이번 화재 현장에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로 된 안전매뉴얼을 배치하고 비상구가 표시된 지도도 배치한 상태였다. 리튬 배터리 화재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소화기도 비치해 놓았다”며 “정기적으로 소화기 사용법 등 안전교육을 해왔다”고 했다.
노동 당국은 아리셀의 불법 파견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 민길수 지역사고수습본부장(중부고용노동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경기고용노동지청에 수사팀을 꾸려 조사 중”이라며 “법 위반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해 엄중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르면 내주 박 대표 등 이번 화재로 입건된 피의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화재는 지난 24일 오전 10시 30분경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 보관된 리튬전지가 연쇄 폭발을 일으켜 발생했다. 사고로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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