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충격’ 삼성 출신 10승 투수가 ML 215승 레전드를 꺾었다…35세에 맞이한 ‘늦깎이 전성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신선한 충격이다.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10승을 따낸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215승을 따낸 레전드를 잡았다.
알버트 수아레즈(35,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4승(2패)을 따냈다.
수아레즈가 35세에 메이저리그에서 뒤늦은 전성기를 맞이했다. 2016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메이저리그에 입성, 22경기서 3승5패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했다.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승리를 따내는데 무려 8년이 걸렸다. 2017년에 1승도 못 따냈고, 이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뛰었다.
2022년과 2023년엔 KBO리그 삼성에 몸 담았다. 2년간 49경기서 10승15패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했다. 사실 기량에 비해 승운이 안 따른 경기가 많았다. 2023시즌 도중 부상으로 퇴단했고, 그대로 미국 재도전을 택했다.
볼티모어와 마이너계약을 체결했다. 트리플A 노포크 타이즈에서 시즌을 맞이했다. 그러나 4월 중순 빅리그에 콜업된 뒤 트리플A로 돌아가지 않는다. 볼티모어가 기대이상의 수아레즈를 굳이 내려보낼 이유가 없다. 올 시즌 17경기서 4승2패 평균자책점 2.43.
삼진을 2개밖에 못 잡았지만, 피안타를 3개만 기록할 정도로 맞춰 잡는 투구가 잘 됐다. 95마일 내외의 패스트볼에 80마일대 커터와 체인지업, 70마일대 후반의 커브까지. 실투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어쩌다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공도 있었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행운도 있었다.
그러나 대체로 스트라이크 존애서 ‘도넛’ 형태의 투구를 잘 했다. 텍사스 타자들을 상대로 도망가는 투구를 하지 않았다. 자신의 무기들을 갖고 적극적으로 정면승부했다. 타자당 3~4구에 승부를 끝내는 경우가 많았다. 6이닝을 단 87구로 해결했다. 극강의 효율을 과시했다.
흥미로운 건 이날 텍사스 선발투수가 메이저리그 통산 215승을 자랑하는 맥스 슈어저(40)였다는 점이다. 슈어저는 5.1이닝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시즌 첫 패(1승)를 기록했다. 슈어저의 투구도 나쁘지 않았지만 수아레즈가 더 뛰어났다. 수아레즈로선 리빙 레전드와의 투수전서 판정승한 것이다.
수아레즈가 삼성에서 퇴단하고 마이너계약을 체결할 때 메이저리그에서 이 정도의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본 사람이 몇이나 있었을까. 대반전이다. 아직도 시즌은 절반이 남았지만, 신선한 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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