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 '림'(임)종훈·신유빈…'픽'미 업!"
신유빈 "오빠만 믿고 쳐요"…임종훈 "유빈이 공격력, 남자 선수 못지않아"
(진천=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올'림픽 금메달, '림'(임)종훈·신유빈, '픽'미 픽미 픽미 업!"
2024 파리 올림픽을 약 한 달 앞둔 29일 오후, 충북 진천 이월다목적체육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한국 탁구 대표팀 혼합 복식조 신유빈(19·대한항공)과 임종훈(27·한국거래소)은 삼행시에서도 환상의 호흡을 뽐내며 금메달을 향한 꿈을 드러냈다.
한국 탁구는 올림픽 남녀 단체전, 혼합 복식에서 메달 3개를 따오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탁구 간판 신유빈은 여자 단식, 여자 단체전, 혼합 복식에서 도전장을 내민다.
그중에서도 신유빈과 임종훈이 함께 나서는 혼합복식은 한국 탁구의 '전략 종목'이다.
'세계 최강' 중국이 각종 대회 메달을 싹쓸이하지만, 혼합 복식은 상대적으로 '비(非) 중국' 선수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2021년, 17살의 나이에 처음 참가한 도쿄 올림픽에서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를 펼친 신유빈은 스무 살에 나서는 두 번째 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노린다.
'경력직' 신유빈은 "올림픽에 나서는 마음은 (3년 전과) 똑같다. 두 번째 올림픽에 나가는 게 신기하고,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부담은 없다. 출전하는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는 게 목표"라고 당차게 선언했다.
신유빈의 복식 파트너인 임종훈은 "탁구 경력 20년 만에 처음 나가는 올림픽 무대인 만큼, 기대도 크고 책임감도 갖고 준비하고 있다"며 "혼합 복식에서 중국을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꿈을 이루고 싶다"고 결연하게 말했다.
파리 올림픽을 겨냥해 2022년부터 호흡을 맞춰온 둘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하며 자신감을 한껏 채웠다.
신유빈이 "오빠를 믿고 공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나를 혼내지 않아서 좋다"고 '호흡의 비결'을 말하자, 임종훈은 "가끔 내가 유빈이에게 혼나긴 한다"고 농담한 뒤 "유빈이가 남자 선수 못지않게 공격력이 좋다. 최대한 유빈이에게 만들어 주려고 하고, 해결해야 할 땐 해결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둘은 상대 선수의 공략법을 공유하며 그때 그때 작전을 세운다.
신유빈은 임종훈에게 상대 여자 선수의 심리와 약점을 알려주고, 임종훈은 상대 남자 선수에게 통할 공격을 신유빈에게 귀띔해주는 식이다.
신유빈-임종훈 조의 혼합복식 세계 랭킹은 2위(4천110점)다.
둘의 당면 목표는 내달 2∼9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스타 컨텐더 대회에서 세계 랭킹 3위 일본의 하야타 히나-하리모토 도모카즈 조(3천605점)의 추격을 뿌리치고 2위를 지키는 것이다.
'세계 최강' 중국(1번 시드)을 올림픽에서 최대한 늦게 만날수록 메달 가능성과 색깔이 달라지는데, 2번 시드를 받아야 4강까지 중국을 만나지 않는 대진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야타-하리모토 조와의 랭킹 포인트 차는 29일 기준 505점에 불과하다.
일본이 현재 튀니지에서 진행 중인 WTT 컨텐더 대회 결승에 올라 있는 터라, 다음 주 방콕 대회가 사실상 2위 경쟁의 분수령이다.
최근 열린 두 차례 대회에서 연속으로 하야타-하리모토 조에 무릎을 꿇은 신유빈과 임종훈은 방콕에서 일본의 기를 확실히 꺾어 놓겠다고 다짐했다.
임종훈은 "4강에서 중국을 피한다는 게 가장 큰 메리트"라고 2번 시드의 중요성을 역설한 뒤 "'쪼만한' 하야타 히나가 열받게 하는 게 있다. 살짝 거슬리기도 하다. 하야타만 꺾어도 충분하다"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신유빈과 임종훈에게 '2번 시드'는 금메달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꿈같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서는 결국 만리장성을 넘어야 한다.
신유빈이 "안 되는 건 없다. 오빠와 노력해온 만큼 서로 믿고 한다면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자 임종훈 역시 "(중국에 막혀 동메달을 차지했던)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와는 각오가 다르다. 작전 수행 능력도 더 향상됐다. 유빈이의 공도 더 세졌다"고 화답했다.
임종훈은 지난 3년 동안 진천 국가대표선수촌과 대회만을 오가며 훈련에 매진했다고 한다.
부모님과도 매년 단 하루, 자신의 생일 때만 선수촌 인근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잠시 만날 정도로 올림픽을 위해 모든 걸 쏟아내고 있다는 임종훈은 "올림픽에서는 세리머니로 앞구르기를 하라고 해도 할 수 있다. 신체(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게 아니고서는 뭐든 할 수 있다"며 시상대를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신유빈이 "목말을 태워달라고 해야겠다"고 농담하자, 임종훈은 "부상당해도 상관없다"며 메달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올림픽'으로 삼행시를 지어달라는 요청에 둘은 복식 경기를 하듯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신유빈이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서브를 넣자 임종훈이 이어 "'림'(임)종훈, 신유빈"이라고 받아쳤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해진 '픽 미'(Pick Me) 송을 떠올린 신유빈은 '픽'미 픽미 픽미 업!"이라고 노래와 함께 골반 댄스를 선보여 금메달을 향한 결정구를 날렸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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