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장 당론으로” “당장 힘들어”…국힘 당대표 주자, ‘안보’ 논쟁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sgmaeng@mkinternet.com) 2024. 6. 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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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나경원 의원(사진 왼쪽부터),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7월 23일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동훈·원희룡·나경원·윤상현 4파전으로 확정된 가운데, 당권레이스에선 ‘핵무장론’이 화두로 떠올랐다. 북·러 정상회담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등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안보 의제를 통해 정통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미국 조야(朝野·여야)에서는 한국의 핵무장론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24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행동이 역내 국가들이 자국의 모든 군사 및 기타 조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며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이 커지고 있다는 전문가 진단에 힘을 실었다.

또, 유력 대권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에서는 복수의 상원의원들이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물론, 인기영합적인 핵무장론은 자제해야 한다. 다만, 일본처럼 언제든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잠재력 역량을 갖췄으면서도 국제사회 제재를 받지 않는 점은 한국의 핵무장 논쟁에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與 당권 주자들, ‘핵무장론’ 설전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나경원 의원(사진 왼쪽부터),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사진출처 = 연합뉴스]
먼저 포문은 나경원 의원이 열었다. 그는 6·25 전쟁 74주년을 맞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날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보수 성향 조직 ‘새로운미래준비위원회’ 정기 세미나에 참석한 후 취재진과 만나 “북한은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될 수밖에 없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는 경우 미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도 바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후 나 의원은 다음날 당 대표가 되면 한미 협력을 통한 핵무장을 당론으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대권 주자들도 나 의원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일성이 스탈린에게 지원 약속을 받고 남침한 6·25처럼, 김정은이 푸틴에게 지원 약속을 받고 무얼 하려고 하는 건지 (모른다)”면서 “북핵 해법은 남북 핵 균형 정책뿐”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새로운미래준비위원회 세미나에서 “북한은 이미 핵을 소형·경량화 했다”면서 “핵을 갖지 않은 이웃 국가는 심리적으로 위축돼 상대방이 하자는 대로 끌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누구도 믿지 않는 ‘북한 비핵화’라는 허구의 레토릭은 이제 폐기해야 한다”며 “우리가 핵무기를 가져야 비로소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협상을 할 수 있다. NPT(핵확산방지조약) 탈퇴의 권리가 가장 완벽하게 적용되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나 의원 외에 다른 3명의 당권주자들은 당장 어렵다면서 각자 다른 대북 핵억제론을 제시했다.

원희룡 전 장관은 “지금은 핵무장에 앞서, 워싱턴 선언의 실효성 확보를 통해 대북 핵억제력을 강화할 때”라며 시기상조론을 폈다.

윤상현 의원도 당장 핵무장은 힘들다며, 한미 간 공유협정을 맺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지금 단계에서 핵무장을 하면 국제사회 제재를 받을 수 있다며, 일본처럼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을 갖추는 게 실효적인 방안이라 주장했다.

“자체 핵무장 66% 찬성”…대북제재 효력에 의문도
왼쪽부터 이날 국회에서 출마선언을 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지난 21일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 의원, 그리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사진출처 = 연합뉴스]
우리 국민 66%가 자체 핵무장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통일연구원은 지난 2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 통일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66.0%가 찬성했다. 통일연구원은 이같은 핵무장 찬성률은 지난 2021년 응답 결과인 71.3% 이후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북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여론은 15.4%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 국방을 위해 주한미군 주둔과 핵무기 보유 중 양자택일해야 한다면 핵무기를 선택하겠다는 비율이 44.6%로 주한미군 선호비율 40.6%보다 높게 나왔다. 과거 조사에서는 모두 주한미군 주둔 응답이 더 높았지만 올해 조사에서 핵무장 응답이 처음으로 역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18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대면면접조사(PI) 방식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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