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권자들 "민주당 후보 교체하라"

유거브 조사 응답자 49% "다른 후보 찾아야"

첫 대선 토론 진행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자료

미국 유권자의 절반 정도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다른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현지시각) 발표됐습니다.

전날 TV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참패'했다는 평가에 따른 결과로 보입니다.

여론조사기관 유거브는 미국 성인 2,648명을 대상으로 '민주당이 대선 승리 가능성을 높이려면 누구를 후보로 지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다른 사람'을 택한 응답자가 49%, '조 바이든'은 30%, '잘 모르겠다'는 22%였습니다.

공화당 후보에 대해 묻는 같은 질문에는 '도널드 트럼프'를 택한 응답자가 44%, '다른 사람'은 38%, '잘 모르겠다'는 18%였습니다.

'민주당이 대선 승리 가능성을 높이려면 누구를 후보로 지명해야 하는가' 조사 결과./ 사진=유거브 홈페이지 캡처

이 여론조사는 전날 열린 첫 대선 TV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뒤에 진행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경직되고 활기 없어 보였으며, 쉰 목소리로 말을 더듬거나 웅얼거렸습니다. 또 맥락에 맞지 않는 발언을 하고 중간에 입을 벌리고 말을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참패'했다는 평가와 함께 81세 고령에 따른 건강과 인지력 논란이 증폭됐고, 민주당 내부에서 후보 교체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각종 온라인 베팅·예측시장 사이트에서도 바이든의 재선 성공 가능성은 하락했습니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정치 이벤트 예측시장 사이트 '프레딕트잇'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은 토론 전 주당 48센트였다가 토론 후 29센트까지 떨어졌습니다. 28일 오전 기준 30센트 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전 53센트에서 토론 후 58센트로 올랐습니다.

예측시장은 사용자들이 특정 이벤트의 결과를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내다보고, 실현되면 기대 수익을 얻게 되는 방식입니다. 주가가 높을수록 많은 사람이 가능성을 크게 본다는 것을 뜻합니다.

여러 베팅·예측시장 사이트의 실시간 확률을 평균해서 보여주는 '일렉션베팅오즈'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 확률은 토론 직전 36%에서 토론 종료 3시간 후 22%까지 하락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전날 대비 2.7% 상승한 58%로 나타났습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중도에 하차할 경우 대안으로 거론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6.3%에서 한때 10%대까지 올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습니다.

미 대선 후보 첫 TV 토론하는 바이든과 트럼프./ 사진=애틀랜타 EPA 연합뉴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다음날 대선 경합주 중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유세를 재개하고 후보 교체론을 정면으로 일축했습니다.

전날 토론에서 보여 준 기대 이하 모습을 의식한 듯 노타이에 셔츠 단추 두 개를 푼 채 열정적으로 연설에 임한 그는 "나는 진심으로 내가 이 일(대통령직)을 할 수 있다고 믿지 않으면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정말 솔직히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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