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앵과 뉴스터디]검찰판 대북송금 완결판① 그들은 왜 북한을 원했나?

동정민 2024. 6. 2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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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대북송금 의혹’ 이재명 기소… 핵심은?

안녕하세요. <동앵과 뉴스터디> 동정민 앵커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북송금 의혹’으로 기소가 됐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5번째 기소입니다.

제가 검찰의 공소장을 다 읽어봤습니다. 검찰도 그냥 허투루 하지 않겠죠. 지금까지 수사한 결과를 공소장에 다 넣어서 재판부로 넘긴 겁니다. 검찰의 공소장은 진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재판 최종 판결 내용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공소장을 쫙 읽어봤더니 이거는 소개를 안 해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서 검찰이 보는 스토리가 완결됐습니다. 한편의 대하드라마더라고요. 새로운 내용도 꽤 많습니다.

제가 왜 ‘대하드라마’라고 얘기를 하냐면, 사실은 수사 자체가 대하드라마였습니다. 안부수‧방용철이 처음에 부인하다가 인정하기 시작하고(민주당은 안부수가 김성태로부터 돈을 받고 회유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죠), 도피했던 김성태가 해외에서 체포되면서 급물살을 탔습니다. 그리고 뒤에 북한이 있는 ‘불법 대북송금’이 차차 드러나고, 이화영은 1심 재판까지 끝난 상황이에요. 여기는 다 기소가 됐고, 이번에 최종 마무리입니다.

사실은 검찰이 원래부터 이곳을 향해 갔던 거죠. 누구를 향해? 이재명 대표. 이번에 그 목적지에 도달해서 기소를 한 겁니다.

‘대북송금 의혹’ 그 자체도 한편의 대하드라마처럼 진행이 되는데요. 간단히 핵심 줄거리만 파악하고 가죠.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김성태 쌍방울 회장을 통해서, 경기도에서 하고 싶어 했던 스마트팜 사업과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목표로 돈을 대신 보냈고, 북한이 그 돈을 받아 갔다는 게 줄거리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이 모든 걸 이재명 대표가 알았느냐?’ 혹은 ‘지시‧승인했느냐?’입니다. 이 부분의 스토리가 여기서 완성이 되거든요. 대하드라마 시청할 준비되셨습니까? 지금 출발합니다.

▶검찰이 본 ‘쌍방울 대북송금과 이재명’

이 대하드라마에서 검찰은 발단-전개-위기-절정으로 가는 흐름을 이렇게 짭니다.

(1) 북한은 스마트팜 사업을 원했고, (2) 이재명 경기지사는 방북을 원했습니다. (3) 근데 경기도가 북한에 돈을 줄 수 없게 되자 (4) 김성태가 나타나서, 쌍방울이 대신 북한에 돈을 냈다는 스토리입니다.

이 시작은 2018년 7월 1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취임하면서 시작이 됩니다. 그런데, 이즈음의 배경을 알아야 합니다. 원래 1화는 스토리와 인물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때 배경이 어떤 건지 설명하는 게 보통 드라마 1화 내용이죠.

2018년, 이때가 어떤 때냐면 문재인 정부가 잘 나갈 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이뤄내고, 특히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후 국민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합니다. 그리고 바로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전체 17개 광역단체장 중 14곳을 휩씁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이 ‘남북 훈풍’에 같이 타고 싶었던 거죠. ‘남북교류협력 사업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고, 태풍 때문에 결국은 못 했지만 도지사 취임식을 임진각에서 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리고 취임하자마자 전국 지자체 최초로 ‘평화부지사’라는 자리를 만듭니다. 그 평화부지사가 바로 이화영 부지사입니다.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18년 7월 10일에 취임하고, 곧바로 9월에 ‘스마트팜’이 시작됩니다.

원래는 이화영 부지사와 안부수 아태협 회장은 잘 모르던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이화영 부지사가 대북사업을 하고 싶으니, 잘할 만한 사람을 찾다가 아태협 안부수 회장을 찾은 거죠. 그런데 안부수 회장이 “북한이 황해도에 스마트팜을 원한다”고 합니다. 이화영 부지사는 “바로 합시다”라고 답을 해요.

9월 초에 이화영‧안부수가 만나서 이 얘기를 나누고, 9월 10일에 이재명 도지사가 티타임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고 검찰 공소장에 나와 있습니다. “양묘장(나무 심기) 사업처럼 뭔가 실현 가능한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빨리 선정해서 집중적으로 해라, 속도를 내라” 지시를 합니다.

다음 날인 9월 11일 이화영 부지사가 안부수 회장에게 “북한 스마트팜 사업, 경기도가 선정해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의지를 밝힙니다.

그리고 바로 9월 13일, 실제로 경기도 농정해양국 친환경농업과 원예특작팀에서 계획안을 작성해 보고합니다. 경기도와 북한의 황해도가 스마트팜을 계획하는데, ‘경기도가 돈과 기술을 대고, 북한 황해도가 토지‧노동력 제공하면 성공할 수 있다’ 계획안 보고를 합니다.

이 스토리가 공소장에 다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공소장에서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검찰은 스토리만 제시하고 그에 맞는 증거는 재판정에서 내겠죠. 미리 증거를 다 밝히면 상대방이 대비할 논리를 만들 수 있으니, 결정적일 때 재판정에서 증거 대는 겁니다. 어떤 증거를 얼마나 댈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검찰이 증거를 안 내다보니까, 이재명 지사는 “창작”이라고 하죠. 어쨌건 그 창작 스토리를 우리는 한번 보자는 겁니다. 그걸 알아야 여러분이 이게 진짜인지, 창작인지 판단하실 수 있겠죠. 계속 갑니다.

2018년 9월 중순, 안부수 회장이 김성혜 북한 아태위 실장을 만나 경기도의 스마트팜 계획 얘기를 합니다. 그랬더니 김성혜 실장이 “대한민국 정부랑 해보니까 이거 영 느리더라. 예산 있고, 실행력도 있는 지자체와 함께하는 게 낫다. 경기도와 중국에서 접촉도 한번 해보자”며 급물살 타는 분위기가 됩니다. 그런데, 공소장에 따르면 이때 이재명 도지사를 더 자극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2018년 9월 18일~20일, 3차 남북정상회담이 북한에서 열립니다. 청와대는 그로부터 8일 전인 9월 10일에 “문재인 대통령 특별수행단을 구성할 겁니다” 발표를 합니다. 이때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언론에 “만약에 이재명 지사가 이 수행단에 들어갈 경우, 예정됐던 방중 일정을 전면 취소할 수도 있다”고 인터뷰를 합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문 대통령과 평양에 같이 가고 싶다는 얘기죠.

그런데 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 이틀 전 발표된 수행단 명단에 이재명 도지사가 없었습니다. 당시 촬영된 사진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양옆에 최문순 강원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만 있습니다.

경기도가 북한과의 접경 지역만 따지면 지자체 중 면적이 제일 넓은데, 문 대통령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안 데리고 간 상황. 그래서 이 수행단 발표 난 이후, 언론에서 ‘차기는 박원순인가? 이재명 쏙 빼고 간다’, ‘평화부지사까지 뒀는데도 경기도가 제외됐다’는 등의 기사들이 막 쏟아집니다.

이때가 왜 중요하냐면 문재인 대통령이 잘나가던 때입니다.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한테 낙점을 받으면, 차기 대선에서 유리할 거라고 다들 봤을 때. 그런데 박원순‧최문순에 밀린 것처럼 느껴지는 거죠.

그래서 검찰은 “방북 수행단 빠진 것에 이재명과 이화영이 크게 실망해서 정부와 보조 맞춰 대북정책 추진하긴 어렵겠구나 하고 독자 행보 추진을 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이재명 지사가, 스스로 살길을 찾지 않는 한 문재인 대통령이 날 택할 리는 없겠다고 생각해서 독자적으로 하려고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검찰은 본 겁니다. 누구와? 대북 브로커 안부수와.

2018년 10월 2~3일, 이화영 부지사는 안부수 회장과 함께 중국 심양으로 갑니다. 심양에 가서 누굴 만나느냐? 송명철 북한 아태위 부실장을 만납니다. 드라마에서 여러 가지 변곡점이 있잖아요. 이 날이 이화영 부지사가 처음으로 북한과 접촉을 한 아주 중요한 날입니다.

경기도와 북한 아태위 실무진끼리 만나서 6개 항을 합의합니다. 이 만남에 대해 검찰 공소장에는 “피고인 이화영은 이 만남을 피고인 이재명의 승인 하에”라고 적혀 있습니다. 증거는 없습니다. 일단 승인했다고 되어 있고, 증거는 검찰이 내야겠죠. 어쨌든 이재명 지사가 아는 상태에서 이화영 부지사가 북한 만났다는 겁니다.

북한과 만나서 6개 항을 합의하는데, ‘11월 경기도 국제대회에 북한이 대표단을 파견한다’가 1항이고요, 3항을 가보면 ‘당면하여 황해도 지역의 농림복합형 시범농장 개선 사업에 참여한다’고 돼 있습니다. 검찰은 6개 항 중에 ‘당면하여’가 여기에만 들어가 있다고 주목합니다. ‘당면하여’는 곧 한다, 빨리한다는 뜻이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걸 최우선으로 한다는 합의를 하는 대신 북한은 경기도에 내려온다는 합의를 한 겁니다.

검찰은 이화영 부지사가 이재명 지사에게 이걸 보고했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보고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왜냐하면 10월 2일, 그러니까 합의한 날 경기도가 ‘이재명, 남북교류사업의 물꼬를 튼다’며 이화영 평화부지사 방북 보도자료를 냅니다. 보도자료에 ‘이 부지사의 이번 방북은 남북교류사업 재개를 추진 중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뜻에 따른 것이다’라고 써 있어요. 상식적으로도 부지사가 북한 갔는데 도지사가 모를 리는 없겠죠. 이재명 지사도 SNS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사업부터 시작하겠습니다’라고 글을 올립니다.

이화영 부지사가 북한에 들어갑니다. 북한 들어가서 누굴 만나느냐? 북한 송명철 아태위 부실장 상관인 실장 김성혜 만납니다. 김성혜 실장은 “우리 스마트팜 바로 합시다. 돌격대(노동력)를 준비하겠습니다”라고 합니다. 아까 ‘당면하여’ 하기로 했죠. 아까 경기도 내부 계획안 보면, 경기도는 돈과 기술을 내고 황해도가 노동력을 제공한다고 돼 있었잖아요. 북한 측은 “돌격대(노동력) 준비할 테니까 500만 달러를 지원해 주면 좋겠습니다”라며 돈 얘기를 꺼냅니다. 500만 달러가 등장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따지면 한 70억 가까이 되는 돈입니다. 북측의 얘기에, 이화영 부지사는 “제가 그것을 하러 왔습니다” 답을 합니다.

이때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내부 검토에서 ‘우리가 돈을 대면 됩니다’라고 했고, 남북교류협력 하고 싶었던 겁니다. 경기도와 북한 사이 얘기가 너무 잘 되고, 분위기가 좋은 겁니다. 북한 김성혜 실장은 “한 번 더 오세요. 황해도 농장을 직접 한번 보시고 보고 또 협의합시다” 제안도 합니다. 북한 김성혜는 자신의 상관인 김영철 아태위 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이 내용을 보고했다는 게 검찰 수사 내용입니다.

일이 잘 되자 이재명 지사가 “10월 7일에 내가 발표를 하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통일부를 통해서 북한에 있는 이화영 부지사에게 ‘10월 6일 오후에 성남공항으로 오면 바로 도청으로 오길 요청한다’고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러니까 10월 7일에 본인이 이 내용을 발표하고 싶었던 건데, 결국 못합니다.

검찰 공소장 내용에는 “사생활 논란이 터졌다”라고 표현돼 있는데, 찾아보니 김부선‧공지영의 ‘점 녹취록’ 공개 논란이더군요. 이 지사가 기자회견을 열면 곤란해지겠죠. 그래서 기자회견을 본인이 하지 않고 이화영 부지사가 10월 7일에 방북 결과를 발표합니다. 이 방북 결과 브리핑에 또 중요한 대목이 있습니다. “경기도지사가 방북을 할 거다”라고 발표합니다. 방북, 이것 잘 기억해두셔야죠. 이재명 지사는 10월 7일 오후 2시에 ‘북한과 6대 사업 하기로 했습니다. 평화가 경제입니다. 경기도는 북한과 함께 시작하겠습니다’ SNS에 글을 올립니다.

지금까지 잘 왔죠. 위기가 있긴 했습니다. 북한에 문재인 대통령과 가고 싶었는데 못 갔어요. 그래서 독자적으로 추진했는데, 지금 더 잘되는 것 같은 상황. 그런데 여기서 암초를 만납니다.

▶이재명‧이화영, ‘대북제재로 불가’ 알고도 직진?

이게 16회 드라마라고 하면 지금 한 3화 정도 온 것 같습니다.

남북 간에 분위기가 좋은 상황. 경기도에서는 북한에 지금 돈을 줘야 합니다. 북측이 스마트팜 500만 달러를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경기도가 믿는 구석에 있었던 게 이미 경기도에 돈이 많았습니다. 남북교류협력기금 338억 원 있었거든요. 이재명 지사가 취임하자마자 200억을 늘려놨다는 거에요. 검찰 수사에 따르면. 남북협력사업 본격적으로 할 수 있도록 곳간을 채워놓은 거죠. 338억 원 채워놨는데, 이 중 500만 달러(60~70억 원)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 겁니다.

10월 7일,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방북 결과 발표를 한 날. 경기도 예산 담당 부서가 이재명 지사와 이화영 부지사에게 “경기도 남북교류협력기금으로 스마트팜 가능합니다” 보고를 합니다. 그래서 10월 11일에 이화영 부지사가 강연에서 “우리는 대북제재 다 피하는 것만 했습니다. 그중에 스마트팜이 제일 중요합니다”라고 얘길 합니다. 그러니까 스마트팜도 대북제재 피해서 할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10월 16일, 이화영 평화부지사 직속 경기도 평화협력국에서 이재명 도지사에게 “스마트팜 가능하다”고 보고하고, 이재명 지사가 “진행하라” 지시를 합니다. 이것도 지금 검찰 공소장에 나와 있는 내용입니다

쭉 잘되고 있는데, 평화협력국에서 “가능합니다”라고 보고한 그날, 16일 평화협력국에서 따져보다가 “안 된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검찰 수사에 따지면,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서 기계를 북한에 보낼 수 없도록 막아놨고, 남과 북이 새로운 합작 사업을 못 하도록 금지돼 있는 걸 알게 됐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5‧24 조치’ 당시 조치를 따져봐도 ‘인도적 지원은 제외하고는 안 된다’고 돼있으니 보고한 것과 다른 결론을 내게 됐다는 겁니다. 그래서 바로 다음 날, 10월 17일 경기도 평화협력국은 “스마트팜 지원 사업은 유엔 대북 제재가 해제되고, 5‧24 조치가 풀려야만 가능합니다”라고 다시 보고를 했다고 합니다.

엄청난 암초를 만난 거죠. 돈은 있으니 보내주면 될 것 같았는데, 돈이 있어도 이 돈을 못 쓴다는 겁니다. 여러분 같으면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선택지가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안 되는데 포기하자’. 그러면 드라마가 안 써지겠죠. 근데 검찰은 이들이 선택을 했냐고 봤느냐?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오히려 더 액셀을 밟았다는 게 검찰 공소장 내용입니다.

왜냐? 이 보고를 받고 사흘 뒤에 이화영 부지사가 북한에 또 갑니다. 아까 북한 김성혜 실장이 “농장 한번 보러 또 와라” 이랬죠. 북한 또 가서 평양에 있는 협동농장을 돌아보고, 또 뭘 하느냐? 북한과 합의한 6개 항 중에 1항, 11월에 경기도에서 국제대회를 하는데 거기에 북한에서 대표단 내려보내달라고 했던 그 일정을 확정합니다.

이때 이화영 부지사가 북한에 올라가서 김성혜 실장도 만나고, 북한 아태위 위원장인 김영철 위원장도 만나서 뭐라고 하냐면, 검찰에 따르면 이화영이 “스마트팜 500만 달러 주겠습니다. 더해서 묘목과 밀가루 등 인도적 지원 30억 더 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분명히 북한 가기 사흘 전에 경기도 평화협력국이 “안 됩니다” 했는데, 북한 올라가서 오히려 “돈 줄게요. 거기에 더 줄게요” 했다는 게 검찰의 수사 내용입니다.

그리고는 실제로 10월 25일에 경기도가 보도자료를 냅니다. 이화영 부지사가 방북했고 국제대회에 북측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고, 여기에서 이재명 지사의 방북 일정을 논의한다고 발표해요. 지금 모든 보도자료에서 빠지지 않는 게 ‘이재명 지사의 방북’입니다. 왜? 9월 남북정상회담 때 서울시장과 강원지사는 갔는데 자신은 못 갔잖아요. 그래서 더 북한에 가고 싶어 했다는 거라는 게 검찰 시각이죠.

이화영 부지사가 브리핑을 한 날,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SNS에 ‘이화영 부지사님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달 경기도 국제대회에 北 최고위급 참석하고, 도지사 방북 논의할 것’이란 내용을 올립니다.

그러니까 검찰은 이재명 지사는 이화영이 북한 갈 거라고 보고 받았고, 이렇게 브레이크 안 밟을 것도 보고 받았고, 그래서 이렇게 같이 공모했다고 보는 겁니다.

실제로 이화영 부지사가 북한 다녀온 다음에 대북 담당 국가기관 직원을 만났는데, 이 기관 직원도 “이 사업은 유엔 대북제재 면제를 받아야 진행이 가능합니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경기도가 하려는 사업은 대북제재에 걸린다는 거고, 이럴 때 유엔에 면제 신청을 할 수 있나 봅니다. 그런데, 검찰이 들여다봤더니 경기도는 유엔에 이 면제 신청을 한 적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검찰은 두 사람이 그냥 모르는 척하고, 브레이크 밟지 않고 달렸다고 보는 겁니다.

이 상황에서 경기도는 지금 믿고 있는 게 있죠. 2018년 11월에 경기도에서 열린 ‘1회 아태평화 국제대회’입니다. 여기에는 북한에서 상당히 고위급인 리종혁 아태위 부위원장과 송명철 부실장이 참석합니다.

대북 브로커 안부수 회장이 이 대회를 주최하는데, 행사를 치르려면 돈이 필요하죠. 경기도에 “10억 원 필요하다” 얘기합니다. 처음엔 경기도가 “10억 주겠다”고 합니다. 경기도 남북교류협력기금이 338억이나 있으니, 그 중 10억을 지원하려고 했는데 이게 또 안 됩니다.

왜냐하면 이 지방재정법상 투자를 할 때 심사를 받아야 되는데, 심사를 안 하고 줄 수 있는 최대가 3억 원입니다. 이화영 부지사가 “3억 갖고 해라” 했더니, 안부수 회장이 “안 된다. 행사 치르려면 적어도 5억은 있어야 됩니다” 합니다.

5억 원에서 경기도가 줄 수 있는 3억 원 빼면, 2억 원이 모자라니 난감한 거죠. 이거 어디서 채웁니까? 경기도에서는 3억밖에 못 하고, 안 그러면 법을 어겨야 합니다. 이때 새로운 인물이 등장합니다. 이때가 김성태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순간입니다.

이화영 부지사가 김성태 회장에게 “2억 원만 대라”며 SOS를 칩니다. 그렇게 김성태 회장이 행사에 2억 원을 댑니다. 물론 그냥 준 건 아닙니다. 당시 행사 사진을 보면 헤드테이블(주빈석)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북한 리종혁 단장이 있고, 그 바로 근처 테이블에 방용철 부회장 등 쌍방울그룹 사람들이 앉아있습니다. 또, 이 행사 팸플릿 책자 맨 뒤에 실린 유일한 광고가 바로 쌍방울그룹의 내의브랜드 ‘트라이’ 광고. 그리고 행사 때 테이블마다 트라이 내의와 양말 세트가 선물로 비치가 돼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사람들에게 쌍방울을 알린 겁니다. 그러니까 뭔가 김성태 회장도 북한과 뭔가 해볼까 하는 기대감이 있는 상황에서 2억 원을 준 겁니다.

이 사건도 꽤 중요합니다. 경기도가 원래 주려고 했던 돈인데, 그 돈을 마련하지 못하니까 쌍방울 김성태 회장이 대신 내준 첫 번째 사례거든요. 근데 여기는 문제 없습니다. 어차피 협찬받아서 광고 내주고 한 거니까 큰 문제 없는 사업인데 어쨌건 김성태가 등장을 한 거예요.

이 국제대회에서도 핵심은 스마트팜이었습니다. 북한 리종혁 쪽에서 경기도가 스마트팜을 지원해 줄 거니까 뭔가 새로운 농장 시설, ‘스마트팜’ 관련된 시설을 보고 싶다고 그래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직접 지시를 내립니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경기 농업기술원에 “우리가 북측 대표단을 데리고 갈 테니까 1시간짜리 스마트팜 코스를 만들어라”라고 지시를 내린 뒤에 북한 관계자들을 데리고 갑니다. 거기서 스마트팜 관련된 시설을 보죠.

그리고 개회식 만찬 자리에서 북측이, 이재명 지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뿌듯한 제안을 합니다.
리종혁 단장이 “북한에 오십시오” 방북 초청을 합니다. 이재명 지사가 “육로로 평양 가고 싶습니다” 얘기를 합니다. 방북이 거의 지금 눈앞에 왔습니다. 스마트팜 지원해 주고, 그다음에 이재명 지사가 북한 가는 이 구상이 생각보다 빨리 진행됐습니다. 7월에 취임했고, 9월에 처음 제안했는데, 두 달 만인 11월에 이런 성과가 나온 겁니다.

실제로 이 행사 중간에 경기도가 ‘북측 대표단이 이재명 지사에게 방북을 요청했다’고 보도자료를 냅니다. 이 보도자료는 팩트인 거죠. 우리가 지금 검찰의 수사 내용 스토리를 따라가고 있지만, 이런 보도자료 같은 팩트는 있는 겁니다.

실제로 경기도가 ‘북측이 방북을 요청했다’고 보도자료를 냈고, 여기 보면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육로로 방북하고 싶다”고 이재명 지사가 얘기했더니, 북한 리종혁 단장이 “육로로 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더 일찍 오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라고 대화내용도 공개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결론을 맺죠. ‘이재명 지사의 북측 방문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 지사의 방북이 상당히 임박한 상황으로 보이죠.

이재명 지사는 11월 30일 외신 인터뷰에서 “북한이 스마트 농업에 관심이 깊었다. 1차 산업은 대북제재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얘기합니다. 다 좋은데, 지금 하나 뒷골이 좀 당기는 게 있죠. 스마트팜 돈을 보내야 되는데, 내부에서 아까 뭐라 그랬어요? “된다” 그랬다가 “안 된다. 유엔 대북제재와 5‧24 조치가 해제돼야만 스마트팜 가능하다”고 보고를 했잖아요.

검찰 스토리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안 되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르는 척 “제재에서 제외된다”고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검찰 공소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이재명‧이화영은 북한 스마트팜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가능한 것처럼 대외적으로 계속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지금 하나 딱 걸리는 게, 북한에 이 500만 달러를 어떻게 줄 거냐 부분이겠죠. 드라마가 이제 위기로 갑니다.

▶대북송금 의혹, 이재명-김성태 사이엔 무엇이?

검찰이 보는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북한은 스마트팜 사업을 간절히 원했고, 이재명 지사는 방북을 원하면서 거의 성사 직전. 그런데 문제는 경기도가 북한에 지금 돈을 줄 수 없게 된 겁니다. 여기서 일단 검찰 스토리를 끊어보겠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거 창작이다”라고 반박합니다. “북한에 현금 주면 유엔 제재 위반인 걸 모르는 사람 있나? 내가 바보인가”, 또 “이화영이 북한 전문가인데, 북한에 돈을 주겠다고 약속을 했겠나? 이화영이 바보인가?”. 그리고 북한에 대해서도, 이 돈 달라고 하면 남한더러 법 위반하라는 건데 돈 요구를 했겠느냐, 북한은 바보냐고 반박을 해요.

이 대표는 북한이 돈 달라고 했다는 걸, 돈을 주기로 약속했다는 걸 부인하는 겁니다. 그래서 검찰의 이 스토리 자체가 지금 말이 안 된다며 반박하고 있는 거죠.

이런 상황 속에서 이제 ‘위기’로 갈 건데, 그 전에 ‘맛보기’ 해보겠습니다.
검찰의 스토리를 다시 정리를 해보면, 10월 17일에 평화협력국이 “돈 못 줍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화영 부지사가 그걸 알고도 북한에 두 번째 다시 올라가서 “돈 주겠습니다” 이러고 내려왔습니다. 돈 주겠다고 했고, 북한이 11월에 내려오기로 했는데, 돈 못 주는 상황이니 이화영 부지사 머리가 아팠겠죠.

북한 관계자가 경기도 행사장에 오기로 했는데, 돈 줄 방법은 없고. 그래서 이화영 부지사는 10월 말에 김성태 쌍방울 회장을 만납니다. 김 회장에게 SOS를 쳤다는 겁니다. 왜냐? 북한이 안부수 회장 통해서 이화영 부지사를 압박합니다. “북한에서 빨리 돈 달라고 한다, 어떻게 된 거냐”

이때, 이화영 부지사가 형‧동생 하는 사이인 김성태 회장을 만나서 슬쩍 말을 꺼냅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화영 부지사가 “내가 북한 김성혜한테 500만 달러 약속했고, 그 약속이 이미 김정은한테 보고까지 됐대. 근데 대북제재 때문에 스마트팜 지원을 해줄 수가 없어서 나 머리가 아프다. 네가 돈 대주면 쌍방울도 북한 최고위층과 연결돼서 대북사업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경기도와 함께 대북사업만 해도 더 큰 돈 벌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거 해주면 경기도나 이재명 지사가 그걸 잊겠니?”라고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이건 10월 말 상황입니다. 그리고 11월에 이제 북한이 경기도로 내려오죠. 그 중간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거죠.

검찰이 지금 짠 이야기의 핵심 인물, 제일 연결 시키고 싶은 두 사람 누구겠습니까? 검찰은 이재명과 김성태를 연결하고 싶은 겁니다. 이 두 사람이 엮여야, 이재명 지사가 법 위반했다고 기소가 되고 재판에 넘길 수 있는 겁니다.

지금 여기 뭐라고 돼 있어요? 이화영 부지사가 김성태 회장에게 “이재명 지사가 그걸 잊겠느냐” 얘기를 했다는 거고, 이제 본격적으로 이 두 사람의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검찰이 짠 대하드라마 ‘위기’로 다음 편에 넘어가 보겠습니다.

한 편에 다 끝내보려고 그랬는데, 대하드라마라 도저히 한 편에 끝낼 수가 없어서 일단 전반기, 후반기 나눠봤습니다. 위기-절정-결말까지. 어떤 결말로 향해 가는지 내일도 대하드라마 함께해 주십시오.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대신 풀어드리겠습니다.
아시죠?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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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PD
편집: 허수연‧박현아PD

동정민 기자 ditto@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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