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추신수 "부상에 지치기도 했지만…팀 도움 되고픈 마음 더 커졌다"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SSG 랜더스 '캡틴' 추신수(42)는 2024시즌을 누구보다 야심차게 준비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은퇴하기로 결심하고 '라스트 댄스'를 꿈꿨다.
그러나 부상 악령은 정규시즌 첫 경기부터 찾아왔다.
올해 정규시즌 개막전이었던 3월 23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손가락을 다쳤다.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 나가 2루를 훔친 뒤 3루 도루를 노리다가 롯데 투수 애런 윌커슨이 던진 견제구에 손가락을 맞았다.
병원 검진 결과 오른손 약지 실금이 나타나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회복과 재활을 거쳐 4월 11일 1군에 복귀한 추신수는 한 달도 되지 않아 또 부상 암초를 만났다.
5월 4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서 오른쪽 어깨에 통증을 느낀 추신수는 같은 달 7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고, 오른쪽 회전근개(어깨를 감싸고 있는 힘줄) 손상 진단을 받았다.
또 다시 재활에 들어간 추신수는 한 달 만인 6월 7일에야 다시 1군에 돌아왔다.
개막전에서 부상을 당했을 당시 "야구를 사랑하지만, 마지막까지 힘들게 만든다. 다 줄 것처럼 하면서 안 주는 것이 야구인 것 같다"고 토로했던 추신수는 두 번의 부상을 겪으며 적잖이 마음고생을 했다.
추신수는 "미국에서 뛰는 20년 동안 부상을 많이 당했다. 세어보니 수술만 7번을 했더라. 진짜 안 다친 곳이 없다고 할 정도였고, 재활한 기간만 합쳐도 3년은 될 것"이라며 "부상을 이겨내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마지막 시즌이라고 예고한 해에 또 부상을 겪었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어떤 사람들은 부상도 실력이라지만, 속상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껏 야구를 하면서 한 번도 문제가 없었던 어깨에 부상이 생겼을 때 '마지막에 나한테 왜 이러나'하는 물음표까지 생겼다"며 "경기를 뛰다 다치는 상황이 반복되니 지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운 추신수는 타격감을 끌어올리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로는 점차 살아나는 모습이다. 어깨 부상 이후 추신수는 19경기에서 타율 0.339(62타수 21안타) 2홈런 9타점에 OPS 0.930으로 활약했다.
특히 지난 26일 KT 위즈전에서는 2루타 한 방을 날리는 등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선보였다.
추신수는 "부상으로 빠진 시간이 있다 보니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이제 막 시즌을 시작한 느낌"이라며 "최근에도 오락가락해서 좋은 타격감이 돌아왔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다만 26일 KT전에서 마음에 드는 타구가 나오기도 했다면서 "홈런도, 안타도 좋지만 타석에서 내가 원하는 생각과 방식대로 이뤄졌을 때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26일 경기에서 들어선 5차례 타석 중에 마음에 드는 타석에 하나 있었다. 1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문동주를 상대로 홈런을 친 것도 만족스러웠던 타격"이라고 돌아봤다.
1982년 7월 13일생인 추신수는 올해 7월 21일 42세 8일이 된다. 이후 경기에 나서면 펠릭스 호세가 가지고 있는 KBO리그 타자 최고령 출장 신기록을 세운다. 또 안타, 홈런을 칠 경우 최고령 홈런, 안타 기록도 새로 쓴다.
하지만 추신수는 이제 개인 기록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 자리를 비운 시간이 길었던 만큼 은퇴까지 남은 시간 동안 부상 없이 팀 승리에만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추신수는 "부상 때문에 출전 경기 수가 많지 않다. 개인 성적에 대한 것은 거의 다 내려놨다"며 "후배들과 한 시즌을 준비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매일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되는 것만 생각하겠다. 부상으로 빠져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시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기예르모 에레디아, 최정이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으니 나는 출루에 집중하겠다. 주연보다는 조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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