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령탑 찾기 4개월째 ‘무소식’ 책임진다던 정해성 위원장의 ‘무책임’ 사임 소식, 남자답지 못했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4. 6. 2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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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지려면 그 자리에서 지십시오." 드라마 '비밀의 숲'을 보면 이런 대사가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 감독 선임으로 다시 돌아서야 하는 지금, 표면적으로 드러난 새 사령탑 영입 작업의 일선에 있는 정해성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건 충격적인 일이다.

그런데 새 사령탑도 정해지기 전에 결정한 사임, 매우 무책임한 선택이었다.

정해성 위원장이 진실로 책임을 질 마음이 있다면 새 사령탑 선임 작업을 마친 뒤 자리에서 내려왔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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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지려면 그 자리에서 지십시오.” 드라마 ‘비밀의 숲’을 보면 이런 대사가 있다. 책임을 진다는 건 자리에서 당장 내려오는 것이 아닌 문제를 해결한 뒤의 일이라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그리고 전력강화위원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이후 새 사령탑 찾기에 나선 지가 벌써 4개월이다. 그동안 황선홍, 김도훈이라는 2명의 임시 감독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여러 외국인 감독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4개월째 무소식이다. 당장 9월부터 열리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 어떤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을지 모르는 상황. 대한민국 선수들에 대한 분석은 물론 중동 국가로 가득한 경쟁 상대를 분석할 시간도 부족한 현시점에서 여전히 입씨름만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축구계에 의하면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28일 사임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아직 새 사령탑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말이다.

최근 ‘KBS’에선 김도훈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 제의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외국인 감독 선임으로 다시 돌아서야 하는 지금, 표면적으로 드러난 새 사령탑 영입 작업의 일선에 있는 정해성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건 충격적인 일이다.

정해성 위원장은 지난 2월 전력강화위원회의 수장으로 선임됐고 클린스만 체제 이후 새 사령탑 선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4개월 동안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새 사령탑도 정해지기 전에 결정한 사임, 매우 무책임한 선택이었다.

지난 3월,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임시 감독으로 선임됐을 당시 정해성 위원장은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본인이 책임진다고 밝혔다. 어떤 방향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언급은 없었으나 그만큼 승부수를 던진 선택이라고 보였다.

결과적으로 A 대표팀은 태국과의 2연전에서 1승 1무,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그러나 2024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한 2024 AFC U-23 아시안컵에선 신태용 감독이 이끈 인도네시아에 무너지며 1988 서울올림픽부터 이어온 올림픽 연속 출전 기록을 마감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때 정해성 위원장은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이 무너진 순간에도 새 사령탑 선임이라는 목표가 있었기에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현시점에도 새 사령탑 선임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전력강화위원회조차 외국인 감독파, 국내 감독파로 나뉘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하나가 되지 못한 상황. 이때 정해성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건 책임이 아닌 대단히 무책임한 행동이다.

정해성 위원장이 진실로 책임을 질 마음이 있다면 새 사령탑 선임 작업을 마친 뒤 자리에서 내려왔어야 했다. 협상권 없는 집단의 장이라고 해도 정해성 위원장은 새 사령탑 선임 작업에 있어 대표자였다.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은 그저 책임 회피, 남자답지 못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물론 정해성 위원장 없이도 새 사령탑 작업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반응도 존재한다. 그동안 쌓아놓은 정보가 있고 그 안에서 결정하면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해도 보기 좋은 그림은 아니다.

좋은 요리는 좋은 재료에서 나온다고 하지만 그것을 만들 훌륭한 요리사가 없다면 그저 ‘좋은 재료’에 불과하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등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전력을 갖출 수 있는 이 시기에 여전히 그들을 이끌 수장은 없다. 심지어 새 사령탑 선임에 있어 최전선에 있었던 전력강화위원회의 수장이 답 없이 물러서겠다고 한다. 정말 답 없는 현실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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