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Drive]중동 진출 16년 웰라스…투자 라운드 돌입

박소영 2024. 6. 2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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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서 투자 유치해 중동 현지 법인·JV 설립 목표
방폭 HVAC 시스템 제조기업…사막 열기 견디는 기술
그린에너지·ESS·해양까지 폭발 막아 안전에 기여
이 기사는 2024년06월29일 08시2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즐비한 중동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의 시선이 향하고 있습니다. ‘오일 드라이브(Drive)’는 중동 투자시장 소식을 전하는 시리즈입니다. 오일머니에 뛰어드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이야기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신기술 기반 투자에 집중하려는 중동 현지의 소식을 모두 다룹니다. 국내 기업의 중동 자본 투자유치 소식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시베리아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사막의 타는듯한 더위에도 자원을 캐내고 가공하는 공장이 즐비하다. 특히 끝없이 사막이 이어진 중동에서 활약하는 국내 유수 기업의 사례가 적잖다. 그렇다면 오일·가스와 같은 가연성 물질이나 스파크와 분진가루가 흔한 정화원 등 폭발에 취약한 시설은 어떨까. 앞으로 안전을 책임지는 국내 기업의 기술이 중동에서 널리 쓰일 전망이다.

2011년 아랍에미리트(UAE) 프로젝트 수주를 시작으로 중동 진출 16년 차를 맞이한 방폭 HVAC 시스템 제조기업 ‘웰라스’의 이야기다. 회사는 고기온·고저온 등 주변온도 상황에 맞게 위험성을 줄여주는 방폭 시스템을 제조하고 있다. 이 기술로 그동안 주로 국내 대기업과 함께 중동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간접 진출 방식으로 중동에서 활약했다. 이제는 국내외 투자 유치를 통해 중동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중동 현지 경험 풍부…4개 기관서 방폭 인증

29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웰라스는 최근 중동에 자사 제품을 직접 수출하고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국내에서 투자 라운드를 시작했다. 이외에도 회사는 현지 사업체와 조인트벤처(JV·합작법인)를 설립할 계획도 세웠다. 현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현지에 JV를 차리는 식이다.

웰라스는 2011년 UAE 프로젝트 수주를 시작으로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에서 주로 삼성E&A,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등 국내 설계·조달·시공(EPC)사들과 함께 간접적으로 일해왔다. 중동 지역에 총 117대가 납품된 회사의 방폭 HVAC 제품은 위험지역 프로젝트를 맡은 기업의 플랜트 내부의 분석기와 같은 기계장비의 온도조절을 도와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회사는 IECEx(국제), ATEX(유렵), EAC(러시아), KCs(한국) 총 4개 기관에서 방폭 인증을 확보했다. 회사에 따르면 여러 검증된 기관의 방폭 인증을 확보하고 고객의 설계안대로 맞춤형 제작이 가능한 회사는 국내에서 몇 되지 않는다.

그러던 회사가 중동에 직접 진출하기로 방향을 튼 가장 큰 이유는 현지 석유 업계의 변화에 있다. 땅에서 원유를 뽑아내는 작업을 업 스트림이라 하고, 이를 운송하는 작업을 미들 스트림이라 칭한다. 한국에 있는 납사공정, 즉 플라스틱 PVC 원료를 만드는 과정은 다운 스트림이라 한다. 중동 시장은 원래 업 스트림에 진출했지만, 최근 경제 다각화 정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다운 스트림까지 직접 현지에서 담당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 과정에서 공급업체 리스트에 등록된 업체가 직접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현지화 정책이 생겼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석유를 생산하는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이 업 스트림부터 다운 스트림까지 모든 공정을 담당한다고 나서면서 국내 대기업이 프로젝트를 수주할 기회가 많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반대로 생각하면 대기업을 한 번 거쳐 중동 비즈니스를 개척했던 국내 스타트업이나 중소·중견기업이 직접 현지 플랜트에 다양한 시스템을 납품하고 프로젝트를 따올 가능성이 열린 셈”이라고 전했다.

웰라스의 방폭 HVAC 시스템. (사진=웰라스)
중동 현지 법인 설립해 그린에너지·ESS·해양까지

중동 다수 국가가 과거에는 석유·오일 플랜트 산업에 치중했지만 현재 수소, 암모니아, 메탄올 등 그린에너지 플랜트 산업에도 진출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예컨대 암모니아 플랜트를 조성할 때 가연성 가스인 암모니아로 인해 플랜트가 폭발하지 않게끔 방폭 제품이 필요하다. 메탄올도 이와 비슷하다. 청정에너지 전기히터로 생산이 이뤄지는데 기계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방폭 제품 구축이 필수다.

웰라스는 국내외 투자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뒤 기존 오일·가스 시장뿐 아니라 해양·해저 시장으로도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바다에서 진행되는 해상·해저 프로젝트가 늘어난 만큼 위험물 운반선을 보호할 방폭 장비를 납품할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잉여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한 곳에 내보내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와 안정적인 전력이 공급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로의 사업 확장도 도모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발전과 함께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지어지면서 전력소비가 많아지자 ESS 역시 주목받고 있다.

웰라스 관계자는 “투자 유치를 통해 중동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현지 유수 파트너와 JV를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과거 간접진출 경험을 통해 중동에서 △그린에너지(암모니아·수소·메탄올) △해양·해저 △ESS 분야에 방폭 제품을 납품한 실적이 있다”며 “기업부설연구소에서 관련 연구를 꾸준히 진행 중이고, GS 칼텍스 출신 기술고문과 글로벌 플랜트 시장 동향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어, 투자 유치 후 신기술을 도입한 방폭제품 개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라고 덧붙였다.

박소영 (so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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