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짠돌이' 토트넘식 레전드 대우…SON 장기 재계약 물거품, "2년 계약→연봉 좀 올려줄게"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 재계약 여부가 관심이다. 일단 유력지에선 1년 연장 옵션안을 주장하고 있는데 현지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3~4년 장기 재계약 가능설이 나왔다가 2년 연장 계약에 머물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팀 에버턴 전임 회장인 키스 와이네스는 영국 '풋볼 인사이더'를 통해 "토트넘에 참 어려운 일이다. 난 토트넘이 손흥민 주급을 인상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큰 폭에서 인상은 어려울 것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핵심이다. 내가 토트넘이라면 손흥민과 2년 연장 계약이 적당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알렸다.
손흥민은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만 뛰고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 'DESK' 라인 중심으로 맹활약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았다. 이후 황금 세대들이 하나둘 떠났지만 팀에 남아 헌신했고, 조제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 등과 함께했다.
지난해 여름엔 토트넘에 큰 변화가 있던 시기였다. 붙박이 공격수로 손흥민과 '영혼의 콤비'로 활약했던 해리 케인이 우승컵을 찾아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제 팀 베테랑에 접어든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주변엔 젊고 역동적인 선수들을 배치해 팀에 새로운 공격 전술을 불어 넣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은 감독이었지만 매력적인 축구를 했다. 히샤를리송이 있지만 기존 9번 공격수였던 해리 케인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 판단했고, 측면에서 뛰던 손흥민에게 '톱' 역할을 맡겼다. 손흥민은 제임스 매디슨, 파페 사르 등과 호흡하며 날카로운 공격 본능을 과시, 전반기 토트넘의 반짝 프리미어리그 선두에 날개를 달았다.
손흥민은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제 몫을 다했지만, 토트넘이 흔들렸다. 미키 판 더 벤, 제임스 매디슨 등 핵심 선수들이 연달아 부상에 신음하면서 100% 스쿼드를 구축하지 못했다. 주전과 비주전 사이에 격차가 토트넘에 불안 요소 중 하나였는데 10월부터 터지면서 부진과 추락을 반복했다.
그 와중에도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 애스턴 빌라 등 중요한 길목에서 잡을 수 있던 경기를 놓치자 공개적인 자리에서 쓴 소리를 했다. '캡틴' 손흥민 한 마디에 팀은 뭉쳤고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하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쟁에 들어갔다.
하지만 후반기에 떨어진 힘을 극복하지 못했다. 애스턴 빌라보다 두 경기 덜 치른 상황이라 유리했지만 잡아야 할 경기들을 잡지 못했다. 토트넘은 결국 애스턴 빌라를 추월하는데 실패했고 프리미어리그 5위로 유로파리그에 진출했다.
2023-24시즌이 끝나고 손흥민에게 재계약 이슈가 있었다. 2021년 토트넘과 재계약을 체결했던 그는 2025년 6월까지 토트넘과 계약이었다. 1년 뒤면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이라 내년 1월부터 보스만 룰에 따라 다른 팀과 사전 접촉할 수 있다.
토트넘 결정에 큰 관심이었다. 손흥민은 줄곧 토트넘에서 커리어를 끝내고픈 마음이 있었기에 크리스티안 에릭센, 해리 케인 사례와 달랐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 독점 보도에 따르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일단 2026년까지 묶어두려고 한다.
다만 일각에선 '레전드 대우'에 물음표를 던졌다. 유스 팀 출신 해리 케인까지 떠난 마당에 손흥민은 지켜야하지 않냐는 여론이다. 1년 연장 옵션이라면 2015년부터 뛰고 꾸준히 톱 클래스 경기력을 발휘하는 선수에게 맞지 않다는 불만이다. 대부분 유럽 팀이 통상 30대를 넘긴 선수에게 1년씩 연장 계약안을 제시하지만, 토트넘에서 꾸준히 톱 클래스 커리어를 증명하는 손흥민이라면 달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1년 연장 옵션이 유력한 상황에 이적설이 연달아 터졌다. 토트넘을 지휘했던 무리뉴 감독이 튀르키예(터키) 팀 페네르바체 지휘봉을 잡으면서 손흥민을 영입할 거라는 추측이었다. 다니엘 회장은 튀르키예발 보도에 혀를 내두르며 "모두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영국에선 다급해진 토트넘 분위기를 캐치, 레비 회장 반박 뒤에 "1년 연장안이 파기되고 장기 재계약으로 변경될 것"이라는 전망들을 내놨다.
최근엔 3~4년 파격적인 장기 재계약을 제안할 거라는 추측이 있었다. 토트넘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달하는 '스퍼스웹'은 "토트넘이 손흥민의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한 이유는 손흥민 측과 새로운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토트넘은 2024-24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손흥민과 3년 또는 4년 재계약을 체결할 거로 기대한다"라고 보도해 파장이었다.
일단 1년 연장 옵션은 확실히 발동할 전망이다. 토트넘 출신이자 영국 공영방송 'BBC'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앨런 허튼은 "토트넘은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계약서 연장 옵션을 넣었다고 생각한다. 100% 연장 옵션을 선택할 것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엄청난 선수다.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 두 시즌을 더 보낼 수 있고 그 기간에 어떤 제안이 온다면 이적료를 확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 토트넘에서 두 시즌을 더 보낼 수 있고 그 기간에 어떤 제안이 온다면 이적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앨런 허튼 발언이 파장이었다. 결국 토트넘이 언젠간 에이징 커브에 들어갈 손흥민에게 레전드 대우를 하는 게 아니라, 기간을 연장해 이적료 수입을 얻을 궁리만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스퍼스웹'은 영국 매체 '팀토크' 보도와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 등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 팀 알 이티하드가 모하메드 살라 영입에 실패할 경우 손흥민 영입을 추진할 거라고 주장했지만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주장하며 모든 소문을 일축했다. 새로운 장기 재계약 협상을 논의하기 위해 2026년까지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려고 한다"라고 주장했다.
1년 연장 옵션이냐 장기 재계약이냐 설왕설래를 이어가는 동안 2년 재계약을 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흘러나왔다. '와이네스' 발언을 인용한 '풋볼인사이더'가 "에버턴의 전임 회장인 키스 와이네스가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2년 재계약을 제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와이네스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에버턴에서 CEO를 했고, 현재 다른 구단에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축구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와이네스는 현재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1억 파운드(약 1747억 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와이네스는 "손흥민은 최근에 꽤 부진한 시즌을 보냈지만 여전히 1억 파운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자유롭게 득점하길 원한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원하는 방식 중 하나일 것이다. 손흥민은 여전히 핵심 선수다. 손흥민이 프리시즌을 끝내고 돌아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길 바란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 중심에 스쿼드, 포메이션을 잘 짤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생각에 토트넘은 손흥민과 2년 재계약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년 연장 옵션이든 장기 계약이든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겐 손흥민은 핵심 중에 핵심이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다음 시즌에도 팀의 핵심 선수라는 걸 분명하게 밝혔다. 손흥민-토트넘 계약 만료가 임박하자,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 "정말 멀리도 내다봤다. 대단한 예측이다. 손흥민이 다음 시즌 계획에 포함됐냐고 물어봤는데 당연히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손흥민 중심에 대대적인 팀 개편은 구상하고 있다. 공격부터 수비까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다 뜯어고칠 생각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두 번의 이적시장을 보냈다. 팀은 어느 정도 발전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계속 변하고 발전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 '사람들이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는 선수'도 놔줘야 할 때가 있다"라며 올해 여름 스쿼드 '칼바람'과 폭풍 영입에 이은 보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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