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연경아 고마워' 국가대표 은퇴 소감 밝힌 황연주

서예은 인턴기자 2024. 6. 2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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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황연주

(MHN스포츠 용인, 서예은 인턴기자) 황연주는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김연경 초청 주관 'KYK 인비테이셔널 2024' 국가대표 은퇴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이날 은퇴식에 참석한 현역선수는 황연주, 김연경, 김수지가 있었으며, 은퇴선수에는 김해란, 한송이, 김사니, 이숙자, 이효희, 임효숙(임정은), 한유미가 이름을 올렸다. 

은퇴식에서 미처 밝히지 못한 국가대표 은퇴 소감에 묻자 황연주는 "모든 선수가 국가대표를 갔다 오면서 은퇴를 (국가대표에) 안 뽑히거나 그냥 자연스럽게 (은퇴를) 하게 되는 거지 할 수 있는 자리가 있는 게 아니다. 모든 선수가 다 할 수 없는 자리를 만들어 준 김연경 선수에게 엄청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 8일 'KYK 인비테이셔널 2024' 은퇴식에 참여한 황연주

황연주는 2006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부터 2009 아시아선수권대회,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제16회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여자 배구월드컵, 2012 런던 올림픽, 2016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태극마크를 달고 뛴 경기 중 그는 "런던 올림픽 3, 4위전 일본과 했던 경기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잘하고 못하고 상관없이 메달을 딸 수 있었는데 못 따서 기억에 남는다"고 아쉬운 감정을 전했다. 

현대건설 황연주

정대영, 한수지, 한송이, 김해란 등 많은 고참 선수가 코트를 떠나고 베테랑 선수들이 몇 남지 않았다. 코트 위에서 황연주를 볼 수 있는 날은 얼마나 남았을까.

그는 "머지 않았지만, 선뜻 몇 년 후 당장 내일 모레 이렇게 말하기가 조금 어려운 것 같다. 오래 할 수 있으면 오래 하는 거고, 무슨 일이 생기면 또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당장 '나는 몇 살까지만 하고 무조건 은퇴' 이렇게 되는 게 아니다"라고 은퇴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어 "언니들이 은퇴하고 이제 제가 최고참이 되니까 이제 할 때가 됐나 이런 생각은 좀 든다. 그리고 뭔가 누군가 은퇴하라고 말을 안 했는데도 언니들이 자꾸 떠나니까 슬슬 이제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나이가 있으니까 '쟤도 언젠가 할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고, 주위에서 (은퇴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라며 심적인 부담감을 없지 않아 느끼는 듯했다. 

현대건설 황연주

은퇴 후 계획에 대해 선수들은 막연하게 느껴질 것 같다. 지난 20일 '대한배구협회-여자배구 국가대표 은퇴선수 간담회'에서 한유미는 "선수들이 현역일 때 은퇴 이후 삶에 대해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을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에 황연주는 "보시다시피 저희는 수명이 엄청 짧고, 길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20~30년 가까이 운동을 했지만 이 경력을 가지고는 다른 직장을 가질 수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제일 자신 있는 부분을 잃어버리고, 다른 길을 찾아야 하니까 어렵다"라며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다가 은퇴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자신에 대한 커리어가 있고, 자존감이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40살부터 다시 뭔가를 처음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것 자체가 저도 좀 두렵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어 "(배구 경력으로) 할 수 있는 것도 너무 한정적이기도 하고, 운동하던 세대는 수업도 안 들어가고 운동을 해서 배운 것도 거의 없고, 운동에만 시간을 할애해서 은퇴하고 나서가 제일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황연주

"어떻게 보면 생계적인 부분이다. 100세 시대인데, 이제 40살인데 살날이 너무 많이 남았다(웃음) 명예도 중요하지만 그런 거에 대해서 사람들이 좀 두려움을 많이 느낀다. 여기서 갑작스럽게 나가게 되거나 은퇴를 한 후 (계획에 대해서) 몇 년 전부터 고민하던 일이긴 하다"라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태극마크는 내려놓았지만, V-리그에서 황연주의 배구 인생은 계속된다. 

[인터뷰②] "아포짓 키우려면 인식부터 바뀌어야"...'토종 아포짓' 황연주가 밝힌 소신 에서 황연주의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사진= 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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