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푸라기]연금보험인데 보증료 낸다고?...소비자에 좋을까

이하은 2024. 6. 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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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최근 출시한 '행복플러스연금보험'이 3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얻었습니다.

배타적 사용권은 상품의 독창성 등을 인정해 일정 기간 다른 보험사가 유사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건데요.

5년간 유지할 수만 있다면 보증료를 내더라도 일반 연금보험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연금보험 금리를 올렸다가 주요 투자처인 국채금리 등이 하락하면 '역마진'을 맞을 수 있으니 조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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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이율 3.6% '보증형 연금' 배타적 사용
역마진 리스크 피하고 고객엔 높은 금리 보증
5년내 해지땐 '보증료' 부담에 손해…5년 지나면 환급률↑

삼성생명이 최근 출시한 '행복플러스연금보험'이 3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얻었습니다. 배타적 사용권은 상품의 독창성 등을 인정해 일정 기간 다른 보험사가 유사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건데요.

생명보험업계에선 올해 들어 처음으로 발생한 배타적 사용권이라 눈길을 끌었습니다.

시중금리 보장하는 대신 '보증료' 내세요

해당 상품 구조는 5년간 유지 시 3.6%의 확정금리를 제공하고, 5년 후에는 일반 연금보험과 마찬가지로 공시이율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일정 기간 비교적 높은 금리를 보장하고, 이후에는 회사가 정한 이율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하이브리드 연금보험'과 비슷해 보이는데요.

새로운 점은 5년간 고객에게 보증 비용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보험약관을 보면 매년 연금계약 계약자적립액의 1%와 보험료 총액의 0.5%를 보증 비용으로 부과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입한 뒤 5년 안에 해약하면 기존 공시이율 연금보다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게 단점입니다.

삼성생명이 제시한 시뮬레이션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40세 남성이 5년 납, 월 보험료 30만원, 연금지급 개시 60세를 조건으로 가입하고, 금리는 지난 1년간 보험사 평균공시이율인 연복리 2.75%를 따른다고 가정했을 때 1년 후 가입자의 환급률은 89.1%에 그칩니다. 같은 조건에서 보증형이 아닌 상품은 환급률이 92%로 확연히 높습니다.

이렇게 2~4년이 지날 때까지도 환급률은 91.8%, 93.8%, 94.9%로 가입자에게 손해가 나는 구조인데요. 5년을 채우는 순간 3.6%의 금리와 장기유지보너스 등이 적용돼 환급률이 106.1%로 상승합니다. 미보증형 상품의 환급률(103.9%)을 뛰어넘습니다.

5년간 유지할 수만 있다면 보증료를 내더라도 일반 연금보험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셈입니다. 기존에 출시된 타 보험사의 하이브리드 연금보험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습니다. 올해 출시된 상품들의 5년 확정금리가 3% 초반대였는데, 이때 환급률은 101~102% 수준입니다.

사진=삼성생명

연금보험 하락세 끊어낼 메기?

삼성생명의 이번 상품은 기존 공시이율 연금에서는 볼 수 없던 구조입니다. 금융당국이 약 2년 전 관련 규정을 개정할 때까지만 해도 공시이율 연금에 보증옵션을 설계하는 게 불가능했는데, 2022년 12월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 내 보증준비금 관련 규정이 삭제되면서 가능해진 겁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증료까지 따져가며 득실을 판단하는 게 번거로울 텐데요. 보험사에도 그럴만한 속사정이 있습니다. 국내 연금보험 시장은 최근 10년째 쭉 하락세입니다. 비과세한도 축소, 사업비 한도 신설 등의 규제가 이어지면서 개인연금 판매액은 2012년 444억원에서 2022년 173억까지 추락했습니다.

더욱이 평균 2% 후반대를 유지하는 공시이율과 달리 시중금리는 3~4% 수준이니 소비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은행 예·적금 등으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연금보험 금리를 올렸다가 주요 투자처인 국채금리 등이 하락하면 '역마진'을 맞을 수 있으니 조심스럽습니다.

업계 최고 수준의 고이율을 약속했다가 기대에 못 미치는 운용자산이익률로 부실 위협을 받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수 있는데요.

보험사는 보증료를 통해 역마진 위험을 줄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고객 역시 추후 연금을 돌려받지 못할 우려를 덜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도 이런 도전을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고령화와 국민연금 고갈 우려 등으로 사적연금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율이 발목을 잡는다"며 "최대한 높은 이율을 보장하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하은 (haeu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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