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 박병호가 수원 현장에서 야유를 받았다, '인터뷰까지 고사→폭발적 1홈런 1도루' 맹활약에도 끝내 고개 숙였다
박병호는 28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원정 경기에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도루로 활약했다. 그렇지만 박병호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9회말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고, 박병호 역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 전부터 두 팀의 맞대결이 큰 관심을 끌었다. 바로 1:1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바꿔입은 주인공들이 처음으로 친정팀을 상대했기 때문이었다. KT와 삼성은 지난달 28일 "박병호와 오재일이 1:1 맞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병호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오재일이 KT로 향하는 대형 1:1 트레이드였다.
다만 당시 박병호가 구단에 방출을 직접적으로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구계가 술렁였다. 박병호는 출전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구단과 이야기를 나눴다. 결국 구단은 전격적으로 1:1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면서 오재일을 얻는 대신, 박병호를 떠나 보냈다.
트레이드는 박병호에게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됐다. 박병호는 삼성 이적 후 꾸준하게 경기에 출전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대구 LG전에서 한미 통산 40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당시 박병호는 '이제 팀에 좀 적응했냐'는 질문에 "아직도 약간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 와서 더욱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러지 못했을 때는 똑같이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선수단과 어느 정도 친해졌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 삼성 구단의 시스템이나 이런 쪽에서 적응을 많이 했다. 앞으로도 선수들 그리고 코칭스태프와 더욱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박병호는 양 팀이 0-0으로 맞선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타자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잠시 타석을 고르는가 싶더니, 헬멧을 벗었다. 그리고 1루 관중석 쪽 KT 팬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인사했다. 이에 KT 팬들은 환호와 함께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반면 동시에 일부 관중들 사이에서는 '우~'하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만약 삼성이 승리했다면 수훈 선수 인터뷰의 주인공은 박병호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박병호 역시 사전 인터뷰는 정중하게 고사했지만, 경기 후 인터뷰는 얼마든지 하겠다고 삼성 관계자를 통해 밝힌 상태였다. 그러나 이는 현실로 이어지지 않았다. 불펜이 흔들리면서 삼성이 결국 끝내기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수원=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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