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처럼 슈퍼호넷 핵항모서 발진”…‘프리덤 에지’ 한미일 연합훈련 공개[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미 항모 등 참가…북러 군사밀착 정세속 한미일 안보협력 의지 과시
한국과 미국, 일본이 지난 27일부터 29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3국의 첫 다영역 연합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를 실시한 가운데 미 해군이 훈련에 참가한 미 제9항모강습단 소속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71) 함재기의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지금까지 한미일은 수색·구조훈련과 미사일경보훈련, 전략폭격기 호위 훈련 등 해상 혹은 공중에서 일회성 3자 군사훈련을 실시해왔지만, 다영역 정례 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해군은 지난 28일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서 발진한 함재기 F/A-18E 및 F/A-18F 슈퍼 호넷과 MH-60S 시호크 해상작전 헬기 이착륙 장면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미 해군이 루스벨트호 훈련 장면을 공개한 것은 올해 4월 한미일 연합해상훈련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프리덤 에지’ 한미일 연합해상훈련을 이끈 10만t급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는 2022년 국내 개벙된 영화 ‘탑건: 매버릭’의 하이라이트인 이·착함 장면의 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당시 매버릭 역의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는 직접 이착륙 장면을 찍기 위해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서 직접 F/A-18 슈퍼호넷 전투기에 탑승하기도 했다. 조셉 코신스키 감독은 “톰 크루즈가 항공모함에서 4, 5번 정도 이륙을 했다. 영화 역사에서 그 누구도 이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노란 조끼를 입은 승조원이 손을 들어 올리자 항공 모함이 고막을 찢는 천둥소리를 내며 F/A-18 ‘슈퍼 호넷’ 전투기를 비행갑판 밖으로 쏘아 올리자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솟구친 전투기는 큰 호를 그리며 하늘로 솟구쳤다. 불과 3초 만에 전투기가 떠나간 비행갑판은 ‘캐터펄트’(catapult·사출장치)가 만들어 낸 매캐한 연기와 수증기로 금세 뒤덮였다.
북러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동맹에 준하는 조약을 체결하는 등 군사적으로 더욱 밀착하는 가운데 한미일도 더욱 강하게 뭉치는 모습을 과시하는 것이다.
이번 훈련은 지난해 8월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3국 정상회의에서 다영역 훈련 시행에 합의하면서 성사됐다. 이달 초 한미일 국방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대화 계기 3국 회의에서 프리덤 에지 실시 계획에 합의한 바 있다.
지난 25일 루스벨트호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이어 “루스벨트 항모는 26일 한미일 3국 최초의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에 참가하기 위해 출항한다”며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3국의 협력은 한·미동맹과 함께 또 하나의 강력한 억제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루스벨트 항모 방한은 지난해 4월 한국과 미국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의 이행 조치”라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한·미동맹은 그 어떠한 적도 물리쳐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미국 항공모함에 승선한 현직 대통령은 1974년 박정희 전 대통령,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윤 대통령이 세 번째다.
프리덤 에지는 해상, 수중, 공중, 사이버 등 다영역에서 실시되는 정례 훈련이다. 한미연합훈련인 ‘프리덤 실드’와 미일연합훈련인 ‘킨 에지’를 합성해 만든 명칭이다.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군사협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합참은 “프리덤 에지는 한미일이 3국간 상호 운용성을 증진시켜 나가고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정을 위해 자유를 수호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일은 해상 미사일방어, 대잠수함전, 방공전, 수색구조, 해양차단, 사이버방어 등 훈련을 시행했다.
이번 훈련에는 지난주 주말에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비롯해 이지스구축함(할시함과 이노우에함), 해상초계기(P-8), 함재기(F/A-18), 조기경보기(E-2D), 헬기(MH-60) 등 미 해군 전력이 참가했다.
한국 해군에선 이지스구축함(서애류성룡함), 구축함(강감찬함), 해상초계기(P-3), 해상작전헬기(Lynx), 전투기(KF-16)가, 일본 해상자위대에선 구축함(이세함), 이지스구축함(아타고함), 해상초계기(P-1)가 각각 참가했다.
합참은 “한미일은 이번 훈련을 계기로 프리덤 에지 훈련을 지속 확대해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해군 제9항모강습단은 지난 23일 부산 남구 부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핵항모 루스벨트 등에서 함정공개 행사를 개최해 1000명이 넘는 우리 국민이 찾았다. 참가자들은 한미 해군 장병들의 안내를 따라 핵항모와 이지스 구축함 이노우에함, 대한민국 해군 대형수송함 독도함 등을 견학했다.
합참은 29일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과 북러 군사협력 등 한반도와 주변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실시돼 이날 오후 종료되는 이번 훈련은 대잠전훈련을 시작으로 해상미사일 방어훈련, 대잠전훈련, 방공전훈련, 공중훈련, 수색 및 구조훈련, 해양차단훈련, 사이버방어훈련 등 총 7개 훈련을 시행했다”며 “ 3국은 이번 훈련을 통해 상호운용성을 제고하고 고도화되는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 및 대응 능력을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이번 훈련에는 3국의 다양한 전력을 활용하여 수상, 수중, 공중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향상시켰으며,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여 최초로 사이버 방어훈련을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높은 파도와 비 등 궂은 날씨 가운데서도 3국의 계획된 전력이 참여해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은 3국 안보협력 발전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것이 훈련에 참가한 우리 군의 평가“라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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