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재 형도건설 대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성(女成)CEO스토리]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8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희재 형도건설 대표의 두 눈은 내내 반짝였다. 일과 가족에 대한 애정, 공부의 열의를 느낄 수 있었던 이날 김 대표는 형도건설을 이끌어 오면서 겪은 소중한 경험을 풀어냈다.
지난 2005년 전문건설업으로 시작, 현재는 종합건설업체가 된 형도건설은 신축, 증축은 물론 도색 공사도 가능한 업계의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다. 2005년 5억원에 불과했던 연 매출은 20년이 흐른 지난해 10배 가까이 뛰어올랐고, 지난해 5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1964년 경기 화성에서 4남매 중 장녀로 태어난 김 대표는 첫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됐을 무렵 남편과 함께 학교, 관공서 등에 체육용품, 철물 등을 납품하는 일을 시작했다. 자재 납품을 위해 공기관 출입이 잦았던 김 대표는 낡고 오래된 학교에는 개보수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알게 됐고, 그 길로 건축업계의 길을 걷게 됐다.
김 대표의 형도건설은 그야말로 ‘제로베이스(Zero Base)’에서 시작됐다. 건설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김 대표는 창업을 위해 오래전 넣어 둔 필기구를 꺼내 들었다고 한다. 어렸을 적 동네 이웃집의 미장 작업과 간단한 수리 등을 도왔던 아버지의 어깨너머로 배웠던 것과 달리 본격적인 건설업계는 복잡하고 어려웠지만, 건설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김 대표는 공부에 매진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 길로 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해 3학년까지 마친 김 대표는 경기대학교 건축공학과에 편입, 2014년 자랑스러운 졸업장을 품게 됐다. 이후 김 대표는 기사 자격증 공부도 병행하는 등 여러 부문에서 창업 준비를 거쳐 현재는 20년 넘게 건설업 대표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김희재 대표의 형도건설은 남성이 주를 이루고 있는 건설업계에서도 특별함으로 무장했다. 다소 거친 업계에서 형도건설이 성장할 수 있는 데는 김 대표의 ‘꾸준함’과 ‘꼼꼼함’이 한몫한다.
김 대표는 앞서 건설업에 입문하기 위해 수년에 걸쳐 공부를 했을 정도로 꾸준함을 갖추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학업을 이어왔고, 또 여성이자 엄마의 세심함이 형도건설을 키우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이런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자란 김 대표의 두 아들 역시 대기업 건설사에 입사, 건설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형도건설은 2005년 창업 초기에는 전문건설업과 시설물관리업을 시행했다. 지난 2021년 국토교통부 시설물관리업 업종 전환으로 2022년부터 종합건설업체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형도건설은 관공서 조달청 입찰 공사는 물론, 민간 공사도 진행하면서 도내 곳곳에 현장을 두고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특히 김 대표는 건축공사업 면허를 받은 이후 최초로 수주한 이천 단월초등학교 체육관에 남다른 애정이 있다고 한다. 시골 학교 체육관 증설 공사 당시 바닥부터 차근히 쌓아 올린 체육관이 완성됐던 그때의 희열은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떨린다고 했다. 당시를 회상하던 김 대표는 정성껏 지은 건물에서 해맑게 뛰어놀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소녀 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노력에 노력을 반복한 김 대표는 사회복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학창 시절 때도 봉사 동아리 활동을 할 정도로 복지에 관심이 있었던 김 대표는 현재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고 있으며, 먼 미래에는 복지관을 지어 사회복지 활동을 하겠다는 꿈도 가지고 있다.
김희재 대표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에 소속돼 있어 수주에도 가점을 받는 등 내가 오래도록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같은 여성 대표가 모여 있는 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 덕”이라며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는 여러 대표님과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와 한 식구가 될 차세대 여성 CEO에게는 ‘도전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누구든, 뭐든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만큼 도전을 어려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혹여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발생한다면 그건 업계의 선배이자 여성대표 선배인 우리가 있으니 도움을 받으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 된다. 우선 도전하는 것이 여러분의 역할이자 할 일”이라면서 “‘여자는 모를 거다’라는 사회적 선입견은 나를 비롯한 많은 여성 선배가 깨부수고 있으니, 그런 고비를 겪을 때마다 더 열심히 참여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면서 같이 커 가는 여성 CEO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는 든든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지민 기자 eas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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