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쓰레기섬이 보물섬이 되는 방법[생활속산업이야기]
플라스틱→순환자원 이용 및 화석연료 유연탄 대체
다이옥신과 같은 불완전 연소에 의한 유해물질 배출 無
“아 그랬구나!” 일상 곳곳에서 우리 삶을 지탱해 주지만 무심코 지나쳐 잘 모르는 존재가 있습니다. 페인트, 종이, 시멘트, 가구, 농기계(농업) 등등 얼핏 나와 무관해 보이지만 또 없으면 안 되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곁에 스며 있지만 숨겨진 ‘생활 속 산업 이야기’(생산이)를 전합니다. 각 섹터별 전문가가 매주 토요일 ‘생산이’를 들려줍니다. <편집자주>
[강태진 서울대 공과대학 명예교수] 거대한 태평양 플라스틱쓰레기섬은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에 위치한 해양 쓰레기 집중 지역이다. 이 지역은 태평양에서 가장 큰 해류 중 하나인 북태평양 회전류와 바람의 영향으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한곳으로 모여 형성된 지구상에서 가장 큰 쓰레기섬이다. 쓰고 나서 버린 플라스틱은 장마에 휩쓸려 강으로 가고 강물을 따라 바다에 이른다.
플라스틱은 바다를 떠돌다가 조류의 흐름에 따라 곳곳에 플라스틱 쓰레기섬을 이루는데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을 가리지 않고 생겨난다. 우리는 지금도 연간 4억5000만여 톤의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사용하며 이중 매년 1000만여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태평양 쓰레기섬은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그 크기는 150만여 제곱킬로미터에 달한다. 한반도의 약 7배 크기로 우리의 생활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유입되고 쌓여 형성된 곳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다양한 크기의 형태와 모양새이고 비닐봉지, 페트병, 신발, 라면봉지 등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 제품들도 보인다. 이 쓰레기는 대부분 중국, 일본, 필립핀, 인도네시아, 한국 등 아시아 대륙에서 온 것들이다. 이는 지금까지 인류가 만든 인공물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이고 현재도 계속 쓰레기가 유입되어 커지고 있다.
플라스틱은 화학적으로 안정한 구조이고 물에 분해되지 않으며 외부 환경에도 강해 자연으로 쉽게 환원되지 않아서 유리, 나무, 철 등을 대체하는‘20세기 신의 선물’로 불려왔다. 하지만 환경에는 독약이 되고 있는데, 분해되어 자연으로 환원되는 과정에서 유해한 발암물질이나 환경호르몬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 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심지어 인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예로 미세 플라스틱은 물고기 같은 해양 생물이 섭취하여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플라스틱은 1200℃ 이상의 강렬한 불에 타면 거의 완전히 열분해 되어 물과 이산화탄소, 공기로 흩어져 자연으로 되돌려 보낼 수 있다. 플라스틱은 석유의 정제 과정에서 나프타로부터 원료를 얻어 만들어진다. 유연탄이나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와 유사한 탄화수소의 화학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일정 온도 이상 열을 가해주면 산소와 결합하여 에너지를 발산하는 더없이 좋은 열에너지 원이 된다. 그런데 시멘트 소성로는 최고 연소온도가 약 2000℃에 달해 플라스틱을 안전하게 그리고 완전히 연소할 수 있어서 다이옥신과 같은 불완전 연소에 의한 유해물질의 배출 없이 자연 속으로 되돌릴 수 있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환경연료로 시멘트 소성로(킬른, Kiln)에서 활용하면 자원순환 이용과 더불어 화석연료이며 매년 500만여톤에 이르는 수입 유연탄을 대체하여 외화와 국가 온실가스 배출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우리의 시멘트 소성로에 시대적 임무를 부여해서 잘 활용한다면 문명의 상처인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섬 문제를 친환경적이면서도 경제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시멘트산업이 태평양 플라스틱쓰레기를 앞장서 수거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지구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나아가 국제 해양 환경오염을 선도적으로 해결하여 대한민국의 위상을 우뚝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 공해도 잊혀진 단어가 되어 플라스틱 문명의 풍요로움을 국민 모두가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고, 시멘트산업도 환경산업으로 탈바꿈하여 지구 환경보존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닌가?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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