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토론 후 첫 유세…‘고령 리스크’ vs. ‘막말’

2024. 6. 29. 08:3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후보교체론’ 직면한 바이든
“옛날처럼 토론 못 하지만 11월 대선 이길 것”
트럼프 "바보 같은 조가 가장 인기, 사퇴않을 것
대체자 후보엔 "깜냥 안돼"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미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격돌하고 있다.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는 경제, 낙태, 불법 이민, 외교, 민주주의, 기후변화, 우크라이나·가자 전쟁 등 주제마다 날선 공방을 벌였다. [연합]

[헤럴드경제]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4년만에 재대결을 벌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TV 토론 다음 날인 28일(현지시간) 각각 선거유세를 재개했다.

TV토론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졸전으로 고령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교체론에 직면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만회라도 하려는 듯 전날과는 전혀 다른, 활력에 찬 모습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렬히 비판하며 중도하차 요구를 일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승리에 고무된 듯 의기양양한 태도로 바이든 대통령을 '나라 망친 사람', '바보 같은 조' 등으로 맹비난했고, 후보사퇴론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11월 대선 승리를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선 경합주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실내 유세에 임해 "나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오직 하나의 이유로 왔다"면서 "나는 11월(대선)에 이 주에서 이기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심으로 내가 이 일(대통령직)을 할 수 있다고 믿지 않으면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정말 솔직히 이 일을 할 수 있다"며 당 안팎의 후보교체론을 거부했다.

그는 다만 자신의 TV토론 대한 혹평을 의식한 듯 "나는 과거만큼 편안하게 걷지 못하고, 옛날만큼 술술 말하지 못하고, 과거만큼 토론을 잘하지 못한다"고 인정한 뒤 "그러나 나는 진실을 어떻게 말할지 알고, 잘못된 일과 옳은 일을 구별할 줄 알고, 이 일(대통령직)을 어떻게 수행할지, 어떻게 완수할지를 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고령으로 인한 건강과 인지능력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듯 노타이에 셔츠 단추를 2개 푼 채 연설에 임했고, 연설 도중에 불끈 주먹을 쥐거나 잇달아 목소리를 높이며 열정을 어필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우리는 그 사람(트럼프)과 달리,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독재자들에게 맞설 것이다. 미국은 누구에게도 고개 숙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누구에게도'(No one)를 여러 차례 반복하며 사자후를 토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유죄 받은 중죄인", "길고양이 수준의 도덕성" 등을 재차 거론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패하면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질 바이든 여사는 이날 '투표'(VOTE)라는 글자가 여러 개 새겨진 원피스를 입고 연단에 올라 "어젯밤 토론 무대에서 진실성과 인격을 갖춘 대통령 조 바이든은 진실을 말했고, 도널드 트럼프는 거짓말에 거짓말을 거듭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짓말을 강조하면서 '바이든 구하기'에 나섰다.

이에 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에서 나선 대규모 옥외유세에서 "바보 같은 조 바이든은 한 주를 캠프 데이비드에서 토론 준비를 위해 사용했는데, 너무나도 열심히 공부한 나머지 그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지경에 이르렀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퍼포먼스를 조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후보교체론도 공격의 소재로 삼았다.

그는 "많은 사람이 어젯밤 토론을 보고 바이든이 물러나야 된다고 말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은 그들이 언급하는 어느 민주당 후보보다 여론 지지율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도하차할 경우 대안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에 대해서도 혹평했다. 그는 "개빈 뉴섬(캘리포니아 주지사)은 주지사로도 출마하기 어려운 인물이고, 카멀라 해리스(부통령)는 아예 논외 인사"라며 "미셸 오바마도 거론하는데 그녀 역시 여론조사가 끔찍하다. 바보 같은 조가 제일 인기 있다"고 조소했다.

이어 "문제는 바이든 개인의 쇠퇴가 아니라 그의 정책 실패"라며 "11월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바이든에게 해고를 외치고, 당신은 최악의 대통령이었다고 내몰 것이다. 바이든뿐 아니라 민주당 전체를 쫓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바이든 대통령을 전방위에서 공격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거론하며 "바이든은 그들을 한 번도 압도하지 못했다"면서 "그는 국제적 망신이고, 세계의 지도자들은 그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남부국경의 불법이민문제를 거론, "내가 고쳐놓은 국경을 그는 완전히 망쳐놓았다"며 "베네수엘라의 범죄자들이 미국으로 몰려와 베네수엘라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가 됐다"며 수위를 넘어서는 '과장' 발언을 이어갔다.

jakmeen@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