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영남 당심은 누구에게?" 한동훈·원희룡은 PK, 나경원·윤상현은 TK로

민동훈 기자 2024. 6. 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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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후 부산시청 의전실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2024.6.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등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영남 지역 '당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됨과 동시에 국민의힘 책임당원 41%가 몰려있는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을 순회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전날인 27일 대구를 돌며 당원들에 표심을 호소한 한 후보는 28일 부산을 찾으며 이틀 연속 영남 당원들을 향해 지지를 청했다.

이날 아침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6·25전쟁 참전용사들을 추모하며 일정을 시작한 한 후보는 부산 곳곳을 돌며 당원들을 만나 지지를 부탁했다. 한 후보는 부산 해운대구갑 지역 당원들과 간담에서 "부산이 지난 총선에서 나라를 살려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저는 최선을 다했지만 108일은 여러분과 함께 나라를 바꾸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108명 의원은 제가 공천한 사람들이다. 부산 의원들은 저와 함께 발을 맞추는 사람들"이라며 "우리 당이 뭐가 부족한지는 총선에서 민의로 보여줬다. 저는 민심이 싫어하는 건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 후보에 출마한 장동혁·박정훈 의원도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저와 장동혁과 진종오가 최고위원이 돼서 한 후보와 함께 여러분이 지지하는 정당을 만들겠다. 의석수는 적지만 일당백 정신으로 반드시 여러분 기대에 부합하는 이기는 정당으로 업그레이드시키겠다"고 했다.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후 부산시청 의전실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2024.6.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한 후보는 이날 오후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며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뒤 처음으로 광역 지방자치단체장과 면담을 갖기도 했다. 앞서 한 후보는 전날 TK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회동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한 바 있다.

이날 박 시장을 만난 한 후보는 "박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부산이 대한민국 남부의 새로운 도시로 출발하는 발상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공감한다"며 "그 방향이 현재 부산이 겪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이 가진 위상과 크기를 생각할 때 부산의 문제는 부산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 당 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이 총선 당시 부산에 공약한 좋은 방향들을 보며 출발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한 후보를 향해 "국민과 당원들은 집권여당이 이번 당 대표 선거를 통해 분열되지 않는 모습,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많이 원하는 것 같다"며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 더불어 부산을 남부권의 또 다른 (대한민국) 성장축으로 만들어야 한다. 선거 때도 한 후보가 부산을 글로벌 허브 도시로 만드는 걸 상당히 강조했는데 앞장서서 타개해나가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룸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인요한 의원. (원희룡 캠프 제공) 2024.6.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한 후보를 향해 '배신의 정치'라는 프레임으로 공세를 퍼붓고 있는 원 후보는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에 출마한 인요한 의원과 함께 경남 진주시와 창원시 등을 돌며 영남 당심 잡기에 나섰다.

이날 경남도청에서 박완수 경남지사와 면담을 가진 원 후보는 기자들을 만나 "(한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는 것은) 총선 비대위원장으로 애쓴 것에 대한 당원과 국민의 인식이 이어지고 있기에 당연히 높은 관심이 나오는 것"이라며 "이제 야구로 치면 1회 초다. 구도는 반드시 요동친다"고 했다.

원 후보는 이날 박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당 대표가 되면 경남의 잘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관련 부처 장·차관에게 숙제로 주고 해결하도록 하겠다"며 "당정 관계가 좋으면 지방 발전이나 지역발전, 우리 국민들의 삶의 문제를 체감할 수 있게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28일 대구 북구을 김승수 의원 사무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06.28. lmy@newsis.com /사진=이무열

지난주 대구를 찾은 뒤 당 대표 후보 출마 선언을 한 나 의원은 이날 일주일 만에 다시 대구를 찾아 표밭 다지기에 나섰다. 이날 대구 지역 국민의힘 당협을 돌며 지지를 호소한 나 의원은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원내에 있는 당 대표가 돼야 국회의원과 함께 투쟁할 수 있다. 의회에 들어가느냐 못 들어가느냐는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너진 정당에서 문재인 정권의 독재에 맞서본 사람, 싸워본 사람이 이긴다. 이재명을 이긴 사람도 선거에서 저밖에 없다"며 "국회에서 이재명과 민주당 독재를 막아낼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원 후보와 당 대표 후보 단일화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나 후보는 "일고의 가치가 없다. 국민과 연대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도 이날 경북도청과 도의회를 찾아 "영남 당원들과 원팀이 돼 제2의 박정희 정신으로 보수혁신의 선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철우 경북지사님과 배한철 경북도의장님을 만나뵙고 보수 재건을 위한 제 구상과 각오를 말씀드렸다"며 "보수가 결집해 국민의힘이 유능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실 것을 부탁드렸다"고 했다.

이어 "영남은 보수의 심장이자 당의 중심이다. 무에서 유를 만들고 가난에서 풍요를 가져온 그 진취적인 박정희 기상이야말로 지금 국민의힘이 필요로 하는 변화와 혁신의 동력"이라며 "우리 당이 필요로 하는 것은 여소야대의 상황 속 정부와 상호협력, 보완관계를 이어 나갈 원팀이다. 채상병 특검법을 정쟁·정치 공격용으로 추진하는 민주당의 의도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가 28일 경상북도청을 찾아 이철우 지사와 면담하고 있다. (윤상현캠프 제공) 2024.6.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당권 주자들이 잇따라 영남 지역을 찾는 건 국민의힘 책임당원들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기는 텃밭이기 때문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당원 여론조사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 비중으로 치러진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약 80만명으로, 이중 영남 비율이 41%,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비율이 36%다. 수도권과 격차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영남 비율이 높은 상황이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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