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없이 중얼거린 바이든-박력 있고 자신감 넘친 트럼프"[2024美대선]

강영진 기자 2024. 6. 2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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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미 대선 토론회 평가…"바이든, 열세 뒤집기 실패"
"바이든 최대 약점 노출, 두 사람 대조한 화면조차 불리"
[애틀랜타=AP/뉴시스]28일(현지시각) 미 대선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왼쪽)가 발언하는 동안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개를 숙인 채 듣고 있다. 2024.6.2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28일(현지시각) 미 대선 토론회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패닉에 빠트릴 만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참패했다.

이에 따라 대선 투표일을 불과 4개월여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새 후보를 민주당 후보로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민주당 진영에서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후보 교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후보 교체 논의를 자제하고 트럼프가 토론회에서 남발한 거짓말을 공격하는데 집중함으로서 바이들이 입은 손실을 만회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바이든은 역대 대선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이뤄진 토론회를 통해 불리한 판세를 뒤집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과연 후보 교체론을 이겨내고 트럼프에 뒤진 지지율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이와 관련 미 뉴욕타임스(NYT)는 28일 대선 토론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두서없이 중얼거린데 비해 트럼프는 자신감 넘치고 박력 있는 모습이었다며 토론회 결과를 다음 6가지로 요약했다.

바이든 최대 약점이 노출되다

토론회가 시작되자마자 바이든의 고령이 문제가 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목소리는 쉬었고 사안에 대한 설명에 시간이 걸렸으며 통계수치를 기억하지 못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단어를 착각하고 생각의 흐름을 놓쳐 횡설수설하기까지 했다.

트럼프가 “바이든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바이든도 스스로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결국 바이든의 81세 고령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키웠다.

트럼프에 대한 제지는 없었다

바이든 선거 캠프는 2020년 토론회 당시 바이든 발언 도중 트럼프가 거듭 끼어든 일을 의식해 발언 시간이 아닐 때는 마이크를 꺼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마이크 차단이 바이든보다 트럼프에게 유리했다. 트럼프가 자신에게 주어진 발언 시간을 최대한 활용한 덕분이다.

토론회 몇 주 전 트럼프는 측근들에게 2020년 대선 때 자신의 발언 실수로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음을 안다고 밝혔다. 실제로 트럼프는 토론회에서 4년 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토론 사회자들이 그를 도왔다. 트럼프가 최신 유죄 평결을 받은 것에 대한 질문이 토론회가 거의 절반 지난 뒤에야 나온 것이다.

토론회 후반 트럼프는 전반과 달리 바이든이 “중국 돈을 받은 만주 후보”라느니 “당신 때문에 나라가 폭망하고 있다”느니 특유의 마구잡이 발언을 쏟아냈다.

정책보다 인신공격에 집중

바이든과 트럼프는 악수조차 하지 않았다. 서로에 대한 욕설이 난무했다.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도둑고양이 같은 심보를 가졌다”고까지 했다.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가 당선하면 나라가 혼란에 빠질 것임을 강조하려 했다. 그러나 토론에선 서로의 골프 실력을 둘러싼 설전이 길게 이어졌고 트럼프가 “바이든은 50야드도 날리지 못한다”고 조롱했다.

바이든은 자신의 장점인 임신중절 문제에 대해 답변하다가 돌연 자신에게 불리한 이민 문제를 거론했다.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바이든이 “포르노 스타와 성관계를 했다”며 트럼프를 공격하자 트럼프는 바이든의 둘째 아들이 불법 총기 소유 유죄 평결을 받은 사실을 거론하면서 자신이 승리하면 바이든을 기소할 것이라고 은근히 위협하기까지 했다.

바이든이 수시로 트럼프를 째려보면서 전사한 미군을 “멍청한 패배자”라고 했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트럼프가 “어린애처럼 굴지 말라”고 했고 바이든이 “당신이 어린애”라고 맞받았다.

손 놓고 있던 사회자들

바이든 선거 캠프는 트럼프의 거짓 주장에 대해 사회자들이 적극 사실 확인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CNN은 사실 확인은 후보자들이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과장과 거짓이 가득한 트럼프의 발언을 반박하는데 여러 번 실패했다.

사회자들은 트럼프와 바이든의 발언을 전혀 제지하지 않았다.

이번 토론회 진행방식은 대부분 바이든측 요구에 따라 정해진 것이지만 바이든에게 오히려 불리했다.

2020년 대선 토론회는 트럼프가 상대방 답변에 계속 끼어들면서 무의미한 설전이 이어졌지만 이번 토론회에선 바이든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됐다.

트럼프 이번에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트럼프가 3번의 대선에서 거듭 대선 결과를 받아들일 것인지를 밝히길 거부했다.

사회자가 두 차례 선거 결과를 인정할 것임을 약속하느냐고 물었지만 답변을 피했다. 세 번째로 묻자 단서를 붙이며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공정하고 합법적이며 훌륭한 선거라면 당연히”라고 한 것이다. 트럼프는 올해 이미 민주당이 부정선거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는 2020년 1월6일 의회폭동 사건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면서 자신이 대통령 시절 경제가 훨씬 좋았고 미국인들이 잘 살았다는 주장만 폈다.

두 사람을 대조하는 화면 구성, 바이든에 불리

바이든은 트럼프가 발언하는 동안 째려보고 입으로 경악을 표시했다.

토론회 내내 두 사람을 함께 잡은 화면이 방송되면서 계속 목소리를 가다듬는 바이든 모습이 잡혔다. 반면 트럼프는 미소를 띠면서 귀를 기울였고 자기 발언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바이든은 “이 친구는 나보다 세 살 어리지만 훨씬 무능하다”고도 했고 “허튼 소리를 한다”며 공격했지만 목소리가 힘이 실리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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