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다탄두 발사 성공”…‘대북전단’ 헌재 결정은? 외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러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초밀착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일본이 27일부터 오늘까지 사흘 동안 '프리덤 에지' 훈련을 실시합니다.
이달 초, 한미일 국방장관이 합의한 '프리덤 에지'는 북한의 고도화되고 있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으로 해상·수중·공중·사이버 등의 다영역에서 실시되는데요.
이미 예정된 일정이었지만, 훈련의 시기상 북·러 간 급속한 밀착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띠게 됐습니다.
6월 다섯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한이 하나의 미사일로 동시에 여러 군데를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분리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군은 이 같은 북한의 발표가 기만과 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남한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도 찬반 논란이 있는데요.
대북전단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어떤 내용이었는지 <이슈 앤 한반도>가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백령도에서 바라본 북한 상공에 비행체가 흰 궤적을 그리며 날아갑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북한에서 뭔가를 하늘로 쏘아 올렸습니다."]
지그재그로 움직이던 비행체가 갑자기 빙글빙글 돌며 추락하더니, 이내 공중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이 같은 비행운은 경기도 파주와 연천, 서울 여의도 등 곳곳에서 생생하게 관측됐습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무슨 저런 움직임이 다 있다고? 비행기도 아니고 드론도 아니고..."]
북한은 이 탄도미사일 발사가 동시에 여러 군데를 타격하는 다탄두 분리 시험이었고,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다탄두 확보를 위한 미사일 발사시험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신원식/국방부장관/2023년 12월 : "(북한이 ICBM) 비행은 성공했는데 탄두 재진입이나 다탄두 능력은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한 거로 저희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탄두 기술은 탄두부에 여러 발의 핵탄두를 넣어 요격 체계를 피해 개별 목표를 동시 타격하기 때문에 위협적입니다.
하지만, 탄두를 소형화해 여러 발의 핵탄두를 안정적으로 실어야 하고, 각 탄두는 고열과 고압을 버티며 대기권을 통과하는 내구성도 갖춰야 합니다.
미국은 1960년대, 러시아는 1970년대부터 다탄두 기술을 개발해 왔는데, 양국이 현재 보유중인 ICBM과 SLBM의 상당수가 다탄두로 구성돼 있습니다.
중국도 탄두를 최대 10개까지 탑재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했지만, 미국, 러시아와의 기술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사상 첫 다탄두 시험발사 성공은 과장됐다고, 우리 군은 평가했습니다.
다탄두는 통상 미사일이 하강 단계에서 분리되는데, 북한 미사일은 상승 초기 단계에 폭발했다는 겁니다.
북한이 사진을 조작하면서까지 왜곡에 나섰을 가능성도, 군 당국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성준/합참 공보실장/6월 27일 : "오늘 북한이 공개한 것은 2023년 3월 16일에 발사한 화성포-17형 액체형 ICBM과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사진을 조작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북한이 낮은 고도에서 개별 탄두가 목표물을 정확히 찾아가는 유도 제어 능력만 검증했을 뿐, ICBM에 요구되는 다탄두 기술을 시험한 건 아니라고 평가합니다.
[장영근/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 : "낮은 고도에서, 정확한 ICBM 고도는 아니고요. 그래서 그걸 가지고 실제로 유도 제어하는 기술을 검증을 했다, 이런 얘기로 보시면 되는 거죠."]
북한은 이와 함께 오물풍선도 잇달아 날리고 있습니다.
탈북민 단체들이 대북전단과 쌀을 담은 페트병을 잇달아 보내자 북한은 곧바로 오물풍선으로 응답했습니다.
[반길주/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 : "북한이 최근에 도발하는 것을 보면 단순 전통적 군사 전략을 넘어서 인지전, 회색지대전 그리고 심리전, 여론전이 복합 연계된 복합도발을 하고 있는데 오물풍선 도발도 이런 북한 복합도발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북한이 원하는 대로 대북전단 살포를 강제적으로 중단시킨다면 북한 복합도발 셈법에 말려드는 것이고 이는 결국 대북 억제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각에선 정부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사실상 방치하면서 갈등을 키운다는 비판도 제기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사실 헌법재판소에서 소원 결정을 내렸던 건 이미 우리 국내법적으로 그런 대북전단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 규제할 법이 많다는 거예요. 형사법도 있고 다양한 법이 있어요. 근데 굳이 대북전단법을 만들 필요가 없다 얘기해서 대북전단법에 대한 위헌 소지를 얘기한 거지 표현의 자유가 전부기 때문에 모든 대북전단을 보내는 게 다 허용된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에요."]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는 '남북관계 발전법'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하고, 위반하면 형사 처벌하도록 한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김태훈/북한인권 이사장/2023년 9월 : "만시지탄은 있지만 사필귀정으로서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
하지만, 해당 판결을 자세히 보면 대북전단을 금지하는 법 또한 국민 생명 안전을 보호하고, 남북 긴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대북전단 살포 전에 민간단체가 경찰에 자진 신고하게 하거나, 유사시 경찰관들이 살포를 막는 방법 등으로 국민 안전을 지키라고 명시했습니다.
[김성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 주민들도 시장화를 통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받고 있고 그리고 많이 알려진 것처럼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한국의 정보라든가 외부 정보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위험천만한 방식으로 정보를 넣는다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그리고 과연 효율적인가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다 저는 의구심을 갖고 있고요."]
게다가 전단과 풍선 문제가 쓰레기 투척전으로 번지면서, 남북한 주민들이 서로를 적대적, 야만적인 대상으로 인식하게 됐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로 몇몇 풍선에서 동물의 분변과 담배꽁초 등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한에선 혐오 인식이 퍼지기도 했습니다.
[김성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와, 이건 정말 우리가 함께 할 수 없는 사람들이구나. 거리감을 넘어서는 뭔가 적대감을 넘어서는 혐오의 감정들을 투사하기 시작했다는 게 저는 가장 큰 사건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저는 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지도자의 선정적인 옷을 벗고 있는 모습이라든가 이런 것을 담아낸 그런 이미지를 봤을 때 '아, 정말 남쪽에서 보내는 이런 것들은 다 이런 거구나. 굉장히 우리 체제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나쁜 거구나'라는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거죠."]
[앵커]
한·러 잇단 신경전…무기 지원 가능성은?
북·러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 이후 관련국들의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자, 러시아는 양국 관계가 치명적인 결과를 맞게 될 거라고 경고했는데요.
정말 한국이 살상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바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지원할 가능성이 있을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이 이도훈 주러 한국대사를 만났습니다.
루덴코 차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한반도 긴장 고조를 촉발하는 대립적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북러 간 새 협정 체결과 관련한 한국 정부 고위 인사들의 '반러시아적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장호진/국가안보실장/6월 20일 :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는 재검토할 예정입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의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한다면 한러 관계가 치명적인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반길주/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 :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 국가들이 정상적인 외교를 한 것이 아니라 국제 규칙을 위반하는 불법거래의 속성이 있기 때문이거든요. 더욱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은 러시아가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습니다."]
한국은 전 세계 9위의 방산대국인데도, 지금까지 타국의 정규전에 직접적으로 무기를 수출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간 우크라이나도 한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무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우리 정부는 살상무기 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그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한러 관계의 금지선, 이른바 레드라인으로 설정했습니다.
[김성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우리의 직접적인 문제가 아닌데 거기에 무기를 지원함으로써 빨려 들어가게 되면 결국 그것은 동북아시아, 한반도 전반에 더 많은 군사적인 위협과 위기를 조장할 수밖에 없고, 남과 북 사이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을 때 실제로 손해를 누가 더 많이 보는가 이런 생각해볼 수 있잖아요? 저는 100% 남한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 결과를 보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을 반대한다는 응답은 55%로, 찬성한다는 응답 34%보다 높았습니다.
[장호진/국가안보실장/6월 23일/KBS 일요진단 라이브: "우리의 입장 경고에 대해서 러시아가 앞으로 어떻게 응해 나오느냐에 따라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 무기 지원의 조합이 달라지겠죠."]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내 딸 시신은 어디있나요?”…78시간의 기록 [취재후]
- ‘오라버님’ 아닌 ‘오빠’라 부르면 단속”…북한 인권의 충격적 민낯 [뒷北뉴스]
- 방통위 몰려간 여야…“방송 장악 쿠데타” vs “mbc 지키기”
- 이재명 선거법 1심 이르면 9월 선고…기소 사건 중 첫 1심 종결
- 의사 떠나고, 병원 문닫고…붕괴한 미국 지방의료 [이정민의 워싱턴정치K]
- 미 대선 토론 “트럼프 승리”…바이든 후보교체론 ‘일축’
- [단독] 경옥고가 도수치료로?…한방병원 보험사기 170명 송치
- ‘비정상 비행’ 뒤 산산조각…군, 북 미사일 폭발 장면 공개
- 올해도 러브버그 ‘몸살’…“물만 뿌려 쫓아주세요”
- “간첩설 필리핀 여성 시장, 중국인과 지문 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