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나경원 "무고 안돼" 한 목소리…與 당권주자들 메시지 경쟁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의원이 최근 한 20대 남성이 경기 화성시 동탄의 아파트 내 헬스장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경찰서로부터 성범죄자로 몰린 사건과 관련해 경찰 대응을 비판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당권 주자들이 적극적으로 '무고죄 처벌 강화' '한반도 핵무장론' 등 보수 지지층에게 호소력을 가진 메시지를 내며 경쟁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화성동탄경찰서의 강압수사 논란을 거론하며 "성범죄를 예방하고 강하게 처벌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정말 중요한 일"이라며 "그것 못지않게 절대로 억울한 사람이 처벌받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 모든 수사와 재판 절차에서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나 의원도 자신의 SNS에 같은 사건과 관련해 "남성들이 '무고'에 갖는 불안과 공포에 대해 우리 정치권은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기존의 무고죄 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입법적 개선방안, 사법부 자체적으로 양형기준을 강화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후보가 주요 보수 지지층인 남성의 표심을 잡기 위해 '무고죄'를 두고 이슈 경쟁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당권 주자들은 '한반도 독자 핵무장'에 대해 제자백가식 주장을 펼쳤다. 이 이슈는 나경원 의원이 지난 25일 6.25 전쟁 74주년을 맞아 자신의 SNS에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합니다"라고 먼저 제시했다.
이후 주자들 사이 이슈 경쟁에 불이 붙었다. 독자 핵무장은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층에 호소력을 가진 이슈다. 한 전 위원장은 "잠재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확대해야 한다며 반대론을 펼쳤다. 윤상현 의원도 핵무장이 국제적 고립을 불러올 수 있다며 반대했다. 그러자 나 전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핵무장을 당론으로 하겠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여권에서는 이같은 이슈 경쟁에 대해 호평이 나온다. 여러 후보가 나와 '이슈 파이팅'을 하는 모습이 보도되면 전당대회가 흥행하며 당이 받는 관심이 커질 수 있어서다.
동시에 논쟁이 과열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신자론' '대통령 탄핵론'을 둘러싼 당권주자 간 신경전이 대표적이다. 이를테면 최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총선 출마와 동시에 '채상병 특별검사법'을 꺼낸 한동훈 후보는 사실상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것"이라며 "'절윤'이 된 '배신의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 대표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이 제시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초시계를 작동시켜놓은 것에 말려드는 순진하고 위험한 정치"라고 밝혔다. 원 전 장관은 최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잡아넣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은 전날 대구에서 취재진에게 "인신공격성 발언들이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것 같다"며 "보수 정치가 우리 지지자만큼 품격 있으면 좋겠다"고 맞섰다. 그는 이날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대한민국과 국민"이라고 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정치학)는 "여론 조사상 1위로 나타나는 한 전 위원장을 공격해 표심을 돌리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너무 몰두하면 정작 자신의 정체성과 비전을 충분히 제시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후보들은 당선이 되면 당을 이끌며 전 국민을 상대해야 한다. 당 대회를 지켜보는 민심도 의식해야 한다"고 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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