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산단 한복판 ‘포스코의 하얀 금광’ 들어보셨나요…연 4만3000t 생산체제 구축 위해 담금질 한창 [히든 스팟]
현장에서는 호주에서 들여온 리튬정광 가공 한창
현재 1공장 가동, 2공장 운영 시 ‘풀벨류체인’ 완성 현실로
수많은 기업들에는 다양한 조직과 직군이 있습니다. 기업마다 고유 사업을 하는 가운데 다른 기업에는 없거나 차별화된 방식으로 일을 하는 사람과 조직이 있습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아도 각자 자기 자리에서 일하면서 차곡차곡 성과를 올리는 이들이야말로 미래를 만드는 영웅이며 비밀병기입니다. 우리는 이들을 ‘히든 스팟’이라고 부릅니다.
[헤럴드경제(광양)=김성우 기자] #. 25일 전남 광양시 율촌1산업단지에 위치한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원자재 창고. 얼핏 보면 해수욕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흰 모래와 유사한 광석 더미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손홍록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기술개발색션 리더는 언론에 첫 공개한 이 광석 더미와 관련 “리튬광석(원광)을 처리해 5~6배 높인 스포듀민(리튬정광)”이라고 소개했다.
리튬정광은 이차전지 소재인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기 위한 핵심 소재로 꼽힌다. 현재 리튬정광 창고 하나 당 보관능력은 1만5000t. 2공장이 완공된 후에는 두 곳의 원자재 보관소에는 총 3만 t의 리튬정광을 보관하게 된다.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소재 ‘풀 벨류 체인’의 중추역할을 담당하는 전남 율촌산업단지 소재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공장을 최근 다녀왔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포스코홀딩스와 호주 광산개발사 필바라미네랄스가 82대18의 지분율로 지난 2021년에 세운 합작사다.
작년 11월 1공장 준공을 마친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2공장에 대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각 공장의 연산 규모는 약 2만1500 t 규모로, 두 공장을 합쳤을 때 4만3000t의 생산량을 달성하게 된다. 1공장은 우리 식의 수산화리튬 생산 방식이, 2공장은 중국 방식의 생산기술이 각각 적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차소재 소재 분야 중에서도 리튬은 고부가가치 창출원으로 손꼽힌다. 일반적으로 수입해 들여 온 리튬광석 1000㎏에서 생산되는 수산화리튬은 25㎏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차전지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라 시장 가치가 높다.
광석으로 들어온 리튬을 고부가가치화 하는 작업의 상당수는 광양의 율촌산단에서 이뤄진다. 업계에서 리튬의 흰 색을 따서 율촌산단을 ‘하얀 금광’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유래했다. 현장에서 만난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관계자도 “현재 국내에서는 호주 리튬 광산에서 채굴된 리튬광석을 간 스포듀민의 작업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공장 내부는 이미 완공된 1·2공장의 겸용 원료 창고를 중심으로 바다쪽으로는 완공된 1공장, 내륙쪽은 공사중인 2공장이 위치해 있다. 호주 광산에서 여수항까지 싣고 온 스포듀민을 트럭으로 원료 창고까지 운반하면, 공장에 설치된 특수 시설로 원료를 빨아들여 각 공장으로 이송하는 구조다. 창고 벽에 광석가루가 달라붙지 않도록 리클레이머라는 특수 장비로 원료를 긁어주는 작업도 병행한다.
원료는 컨베이어를 타고 각 공장으로 이송되면서, 가스로 제품을 뜨겁게 가열하는 하소 공정을 거친다. 이어 공정이 잘 이뤄지도록 하는 배소과정을 거친 후, 황산을 섞어 제품 속에서 다른 성분이 아닌 리튬만을 빼내는 침출 과정을 진행한다.
여기서 만들어진 생성물은 전기로 열을 공급해 꾸준히 구워주고 리튬 외 다른 광석 성분을 추출하는 정제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통해 황산리튬(Li₂SO₄)가 생성되는데, 전기투석(BPED) 과정을 거치게 되면 황산성분을 빼내고 수산화리튬(LiOH)이 생성된다. 이후 제품에서 한차례 수분기를 걸러내는 결정화 과정을 거치면 수산화리튬 완제품이 형성되는 구조다.
이 같은 공정 진행에 쓰이는 색색의 파이프라인과 대형 원통 탱크가 공장 전체를 둘러싸면서 복잡하게 구성돼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공장은 자동화와 친환경 공법을 구현한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작업장에는 수십 대의 CC(폐쇄회로)TV가 설치돼 공장 내 위치한 운전실에서 작업자들이 공장 상황 전반을 체크할 수 있고, 조업 중 나오는 황산과 물 등은 바로 재활용 과정에 들어가면서 오염물질 배출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구조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지난 4월 이 공장을 직접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당시 장 회장이 남긴 “안전 보건 환경을 최우선으로 리튬 1공장의 조기 안정화를 달성해, 성공적인 사업 원년이 되도록 직원들이 앞장서 달라”라는 문구는 공장 운전실 출입문 앞에 배치가 돼 있었다.
현장을 안내한 손홍록 리더는 “공장이 정상 가동될 시에 한 달에 70t 분량의 수산화리튬 제품을 양산할 수 있게 된다”면서 “지난 2월 19일 초도생산품을 내놓고, 현재 꾸준히 공장을 정상궤도에 올리는 과정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공장이 본궤도에 오르면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 소재 풀벨류체인 구축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된다. 여기 공장에서 생산된 수산화리튬을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하고, 포스코퓨처엠이 만든 양극재는 전기차 등에 탑재되는 구조다.
포스코그룹은 포항 영일만 4산업단지에 2026년 준공 및 가동을 목표로 중국의 CNGR과 함께 짓고 있는 이차전지용 고순도 니켈 정제공장(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과 전구체 생산공장(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이 가동될 경우, 그룹사 간 시너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방진철 포스코홀딩스 2전지소재총괄 상무보는 “전기차 시장이 캐즘(대중하 전 일시적 수요정체기)를 맞았지만, 여전히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소재 분야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캐즘 시기를 잘 활용해 리튬 광산과 염호를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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