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사회심리학] 혈압 높으면 외로움 등 '사회적 고통' 덜 느낀다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2024. 6. 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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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고통(social pain), 사람들로부터 거절 당하고 소외되는 아픔이 신체적 고통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신체적 고통에 예민한 사람이 사회적 고통에도 예민한 현상이 관찰되는가 하면 신체적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가 외로움 같은 사회적 고통도 줄여준다는 발견들이 있었다.

혈압이 다소 높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통증에 둔감한 경향을 보이고 사회적 고통에도 둔한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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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회적 고통(social pain), 사람들로부터 거절 당하고 소외되는 아픔이 신체적 고통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신체적 고통에 예민한 사람이 사회적 고통에도 예민한 현상이 관찰되는가 하면 신체적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가 외로움 같은 사회적 고통도 줄여준다는 발견들이 있었다. 또한 신체적 고통에 관여하는 뇌 부위와 사회적 고통에 관여하는 뇌 부위가 상당부분 겹쳐져 있음이 밝혀졌다(Eisenberger, 2015). 

최근에는 '혈압'이 통증을 느끼는 정도와 관련되어 있고 나아가 사회적 고통과도 관련을 보인다는 발견들이 보고되고 있다. 혈압이 다소 높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통증에 둔감한 경향을 보이고 사회적 고통에도 둔한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의 심리학자 이나가키 연구팀은 사람들로 하여금 온라인 공 던지기 놀이를 하게 했다. 처음에는 여럿이 함께 골고루 공을 주고받지만 점점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실제 실험 참가자를 제외하고 공을 주고받으며 참가자를 따돌리는 상황이다. 

이 때 따돌림을 당한 참가자들에게 따돌림 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했는지, 또 그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에 대해 물으면 따돌림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데에서는 혈압에 따른 차이가 없었지만 어떻게 느끼는지에 있어 차이가 나타났다. 혈압이 높은 편인 참가자들이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에 비해 기분이 덜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의 나이와 체질량지수, 스트레스, 공격성, 부정적 정서성과 상관없이 유효했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혈압을 일정하게 조율하는 데 관여하는 압력반사(baroreflex)가 통각과도 관련을 보인다는 점에서 혈압이 사회적 고통과도 관련을 보이는 것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아직 추측일 뿐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지는 미지수다. 물론 혈압과 사회적 통증 사이에 관련성이 나타난다는 것이 곧 그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함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다만 사회적 고통, 특히 '외로움' 같이 고질적인 사회적 고통은 각종 건강 지표를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있어 '받아들여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다시금 상기시키는 발견이다. 식욕 못지 않게 사회적 욕구가 강한 인간에게 사회적 고통과 관련된 지표가 몸에 새겨져 있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닌 것 같다. 

Eisenberger, N. I. (2015). Social pain and the brain: Controversies, questions, and where to go from here. Annual Review of Psychology, 66(1), 601-629.
Inagaki, T. K., & Gianaros, P. J. (2024). Blood pressure and social algesia: The unexpected relationship between the cardiovascular system and sensitivity to social pain.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33(3), 166-172. https://doi.org/10.1177/09637214241242463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parkjy02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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