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는 서울 집값…지방은 '악'소리
경기·인천도 탄력…지방은 '마이너스'
'악성 미분양'까지…지역 온도차 극명
수도권도 지방도 심상치 않은 집값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14주 연속 상승하는 가운데 경기·인천으로도 그 온기가 번지는 추세인데요. 집값 상승세에 탄력을 받는 모습입니다.
반면 지방은 여전히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는데요. '악성 미분양'은 늘어나고 예정 입주 물량은 많아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 모습입니다. 갈수록 지역 간 양극화가 두드러지는 형국입니다.
서울 집값이 어떻기에…'경기·인천으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마지막주(24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은 0.01%로 전주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전국 집값은 5월13일(-0.02%)을 마지막으로 하락에서 벗어난 이후 소폭 상승하고 있는데요. 수도권은 오름세가 두드러집니다.
서울은 이번 주 0.18% 올라 전주(0.15%)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습니다. 3월25일(0.01%)부터 14주째 오름세인데요. 부동산원 측은 "선호 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꾸준한 가운데 거래가격이 상승한 뒤에도 매도 희망가 상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며 "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인근의 정주여건 양호 단지로 확대되는 등 상승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주는 특히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의 상승세가 두드러집니다. 성동구는 행당·옥수동 주요 단지 위주로 오르면서 0.38% 상승했고요. 용산구(0.31%)는 이촌·문배동 위주로, 마포구(0.31%)는 공덕·염리동 대단지 위주로 올랐습니다.
뒤늦게 오르기 시작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도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노원은 지난주 0.05%에서 이번 주 0.08%, 강북은 0.05%에서 0.07%로 올랐습니다. 강남권에선 서초구(0.29%)가 서초·잠원동 대단지 위주로 오르며 견인했고요. 이처럼 서울이 상승 탄력을 받기 시작하자 경기·인천도 덩달아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는데요.
인천은 이번 주 상승률이 0.06%로 4월29일(0.02%)부터 9주째 상승 중입니다. 국제도시가 속해 있는 중구(0.24%), 연수구(0.05%) 등이 가격을 견인했죠. 경기는 6월3일(0.03%) 상승 전환해 이번 주엔 0.02%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요. 과천시(0.38%), 성남 분당구(0.33%) 등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지역 위주로 올랐습니다.
높은 서울 집값에 지친 수요자들이 수도권으로 눈을 돌린 것도 수도권 집값 상승세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부동산 분석 업체 부동산인포가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4월 국내인구이동 결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 인구 유출 규모는 총 471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는데요.
반면 경기와 인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57명, 2461명 늘어난 1만8908명, 1만2302명이 유입됐습니다. 경기·인천 아파트를 매입하는 서울 거주자도 늘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매입자거주지별 아파트매매거래' 자료를 보면 올해 경기와 인천에 위치한 아파트를 사들인 서울 사람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7%, 16.3% 증가했습니다.
지방은 악성 미분양까지…"한동안 침체"
반면 지방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 떨어졌는데요. 지방 집값은 지난해 11월27일(-0.02%) 하락 전환한 뒤 5월13일(-0.04%)까지 25주째 떨어지다가 5월20일 보합 전환, 한 주 만인 5월27일(-0.01%) 다시 내려 5주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주엔 전남(0.02%→-0.03%)과 강원(0.04%→-0.05%)이 각각 상승에서 하락 전환했고요. 충북(-0.01%→-0.02%), 제주(-0.03%→-0.05%), 경북(-0.02%→-0.07%)은 하락 폭이 커졌습니다.
미분양 주택도 점점 쌓여 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5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129가구로 전월 대비 0.2% 증가했는데요. 이중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3230가구로 전월 대비 2% 증가했습니다.
악성 미분양은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째 늘어나고 있는데요. 특히 지방에 많이 쌓이고 있습니다.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5월만 해도 7276가구였지만 올해 4월(1만590가구) 1만 가구를 넘더니 5월 말엔 1만806가구를 기록했죠.
정부가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마련했지만 큰 영향은 없는 모습입니다. 앞서 정부는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면 세제 산정 시 주택 수에서 빼주는 등 매수 유인책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분양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규 공급하는 새 아파트 분양가는 오르고 있어, 서울에서 번진 온기가 지방까지 닿으려면 시간이 꽤 걸릴듯 합니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공개한 5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방 5대 광역시 및 세종시의 3.3㎡(1평)당 평균 분양가는 1997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16.78% 올랐는데요.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방은 미분양도 악성미분양도 많지만 입주 물량도 많아서 매수 심리가 되살아나기 힘들어 보인다"며 "수도권도 아직 완전한 상승세에 진입했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에 더 확실한 투자를 하기 위해 서울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수도권과 지역 간 양극화가 점점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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