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 들었다" 메모 공개 vs "진흙탕 싸움 안 해"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이 나온 뒤 파장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야당은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라며 압박에 나섰고, 여당은 김진표 전 의장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대통령실에서는 진흙탕 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며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안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2022년 12월 5일 작성했다며 공개한 태블릿 메모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했던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전화를 걸어와 윤 대통령에게 들은 이야기라며 전한 걸 기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태원에 인파가 몰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특정 세력에 의한 범죄성 사건 가능성을 의심으로 갖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박홍근/민주당 의원 : 의장께서는 대통령의 그런 상황 인식과 또 그런 의구심에 대해서 큰일 났다고 매우 우려하셨거든요. (대통령실은) 오히려 왜곡했다고 적반하장 격으로 나오지 않았습니까.]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직접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습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정말 그렇게 말했는지,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아울러 지금도 극우 유튜브 시청을 하고 있는지 명백히 밝히기를 바랍니다.]

여당은 제2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 사건이라며 김 전 의장에게 거듭 사과를 요구했고, 당권 주자들도 가세했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대표 후보 : (민주당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 같은 말 같지도 않은 것도, 정치 공세를 하는 정당입니다. 왜 이건 그냥 두셨습니까? 그런 말을 대통령께서 하셨을 것이라고 저는 전혀 믿지 않습니다.]

[나경원/국민의힘 대표 후보 : 정치가 금도도 품격도 없어진 것 같습니다. 원로께서 하신 말씀이라고는 믿기가 어렵습니다.]

원희룡, 윤상현 후보도 "부끄러운 일", "말이 안 된다"라며 엄호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진흙탕 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며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여당 일각에서는 조작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대통령실이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설민환, 영상편집 : 남 일)

안희재 기자 an.heeja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