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팀, 좀 차분하지 않았나요? 제가 반짝반짝 빛내볼게요” SK렌터카다이렉트 당돌한 신입생 조예은
2022년 육성선수로 SK렌터카와 인연
동탄 강차연구소서 하루 12시간 맹훈련
“아직 실력 부족, 팀에 밝은 에너지 넣겠다”
지난 두 시즌 간 팀멤버 변화가 거의 없었던 PBA팀리그 SK렌터카다이렉트팀에 뉴페이스가 등장했다. 2002년생 조예은으로, 그간 SK렌터카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던 20대 초반 신예다.
하지만 조예은은 꽤 오래전에 프로당구 무대에 등장했다. 지난 21/22시즌 LPBA에 발을 들였으니 올해로 4시즌 째다.
올시즌 목표는 8강 진출과 왕중왕전 출전
특히 지난해부터는 SK렌터카 ‘주장’ 강동궁과 차명종이 운영하는 동탄 ‘강차당구아카데미’에서 트레이닝을 받으며 팀리그 데뷔를 준비했다. 조예은은 이곳에서 지난 1년 동안 하루 12시간 넘게 훈련일정을 소화했다. 새 시즌을 앞둔 조예은의 얘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24/25 개막전을 앞두고 강차당구연구소 아카데미에서 했으며, 이후 2차투어를 앞두고 전화로 보완했다.
▲팀리그 합류를 축하한다. 먼저 당구팬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SK렌터카다이렉트팀에 새로 입단한 조예은이다. 나이는 22살이고, LPBA에선 4시즌 째 활동 중이다.
▲당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6년 전 고1 때 당구를 좋아하시는 아버지 권유로 큐를 처음 잡아봤고, 흥미를 느껴 고2 때 당구선수가 꿈을 키웠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당구를 배우며 선수데뷔를 준비했다.
=선수생활을 준비하다 당시 스승님 권유로 2021년 트라이아웃에 참여했는데 합격해 21/22시즌부터 LPBA에서 활동하게 됐다.
▲최근 드래프트를 통해 SK렌터카에 입단했는데, 이전에도 이미 SK렌터카와 교류하는 모습이 있었다. SK렌터카와는 어떻게 연을 맺게 된 건지. (조예은은 드래프트 두 달 전인 지난 3월 SK렌터카 팀원들과 함께 베트남 전지훈련에 동행했다)
=사실 팀리그에만 참여하지 않았을 뿐, 3년여 전부터 SK렌터카와 함께해 왔다. LPBA 첫 시즌 초반 때 여느때처럼 연습하고 있는데 SK렌터카측에서 전화가 한 통 왔고, 면접제의를 받았다. 부산에서 비행기를 타고 올라와 면접을 거쳐 육성선수로 지난 2022년부터 SK렌터카와 동행하게 됐다.
▲이미 SK렌터카 팀원들과는 교류가 꽤 많았겠다.
=물론이다. 팀원 모두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 일단 저희 캡틴 강동궁 프로님의 경우 저와 가장 가까이 계시기 때문에 교류가 많다. 당구도 잘 가르쳐 주시고, 인간적으로도 정말 잘 대해 주신다. (조예은은 현재 강차당구연구소아카데미에서 강동궁에게 레슨을 받고 있다) (강)지은 언니와 (조)건휘 오빠는 저와 나이 차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자주 재밌게 대화할뿐더러, 당구도 많이 배운다. 특히 지은 언니랑은 종종 만나기도 한다. (에디)레펀스 선수는 강동궁 프로님 다음으로 제게 공을 가장 많이 가르쳐 주신다. 2~3주에 한번 씩은 꼭 강차연구소에 오셔서 제게 레슨도 해주시고, 같이 식사도 하며 즐겁게 지낸다. (히다)오리에 언니도 이곳에서 함께 연습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친하다. (응고)딘나이 선수와는 최근 베트남 전지훈련도 같이 다녀와서 많이 친해졌다.
▲개인투어 경험은 많지만 팀리그는 처음이다.
=솔직히 시즌을 치르기 시작할 때 어떤 마음일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설렘 반 두려움 반인데, 일단 지금으로서는 부담감보다는 설렘이 좀 더 크다. 물론 시즌을 치르기 시작하면 압박감과 부담감이 점점 커지겠지만 처음 서보는 무대이고, 그런 경험도 필요한 법이니 너무 무거운 마음으로만 임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젊고 예쁜 또래 친구들이 함께 팀리그에 데뷔하게 됐다. 아무래도 비슷한 나이대 친구들이다 보니 조금 의식이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도 좀 더 자극을 받고,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SK렌터카에서 하고싶은 역할은.
=일단 구단에서 저를 뽑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다만 내가 실력적으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전력면에서 당장 팀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팀의 활력소가 되겠다는 것이다. 나만의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지금 우리팀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다른 팀에 비해 비교적 칙칙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하. 내가 팀에 밝은 에너지를 불어 넣어 분위기를 확 끌어올리고, 팀이 더욱 반짝반짝 빛날 수 있도록 만들겠다. 전력면에서도 최대한 도움이 되고싶다. 만일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 세트라도 따내려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개인투어 이야기를 해보자. 현재까지 총 3시즌을 뛰었고, 지난 시즌엔 최고성적(32강)을 기록했다.전체적으로 만족하는 시즌이었는지.
=솔직히 너무 아쉬운 시즌이었다. 다만 대부분 투어서 1~2점 차로 아쉽게 떨어졌다는 점을 위로로 삼고 있다. 사실 탈락할 당시엔 정말 아쉬웠지만 지금은 ’그래, 1~2점 차로 떨어진 거라면, 앞으로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다음 시즌엔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더 힘내서 희망을 갖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지난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지난 시즌 6차전 32강전이다. 김진아 선수와 만났는데, 내가 먼저 1세트를 가져오고 2세트 들어 끌려가다 막판에 역전해 세트포인트까지 갔다. 그런데 마지막 공격이 빗나가 16강행을 놓쳤다. 아직도 너무 아쉬운 순간으로 남아 있다.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1년 넘게 이곳 강차연구소에서 강동궁 프로님께 배우고 있다. 아침 9시 반까지 구장에 도착해 출석 체크를 하고,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연습만 하다 밤 9시 반에 구장을 나온다. 그다음 바로 윗층에 있는 헬스장에 가서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10시 반에 귀가한다. 이런 생활을 거의 매일 반복한다.
▲일정이 상당히 빡빡해 보인다.
=당구연습 하러 부산에서 올라와 부모님과도 떨어져 지내는데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런 생활이 이제 몸에 배어서인지 당구를 안 치더라도 뭘 하고 쉬어야할지 잘 모르겠다. 선수라면 누구나 이 정도 연습은 하지 않을까싶다.
▲연습시간에 강동궁 선수에겐 주로 어떤 부분을 배우나.
=연습하고 있으면 강 프로님이 뒤에서 지켜보시다가 ’어 저건 좀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짚어서 가르쳐 주신다. 또 게임하고 나면 다시 영상을 돌려보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주시기도 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배우는 점은 바로 마인드, 멘탈에 대한 부분이다. 연습하다 내가 지쳐 있거나, 산만해 보이면 강 프로님이 사무실로 부른다. 그렇게 30분 정도 멘탈훈련을 받는다. 보통 훈계식으로 시작되지만 나중엔 “많이 힘든거 아는데, 지금이 제일 중요한 시기니까 열심히 해보자”고 격려해준다. 이런 과정없이 공만 배웠다면 아마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다.
▲차명종 선수에게도 지도를 받나.
=물론이다. 차명종 프로님은 가끔 당구를 치다가 “어? 이거 알려줘야겠는데”라는 생각이 들면 “이리 와서 이거 한 번 쳐봐”하며 한명씩 지도하고 조언도 해주신다.
▲강차연구소에서 1년 정도 훈련했는데 스스로 발전했다는 생각이 드는지.
=당연하다. 전에 부산에 있을 때보다 규칙적인 생활패턴 아래서 체계적으로 공을 배우니 많은 부분에서 발전하고 있다고 느낀다. 물론 당구가 잘 안 풀릴 때는 정신적으로 힘들고, 육체적으로도 힘겨운 부분이 있다. 그러나 모든 일정을 잘 소화하고 집에 돌아오면 그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친하게 지내는 선수는.
=(장)가연이랑 (전)지우. 아무래도 이곳에서 함께 당구를 배우며 일상 대부분을 함께 하다 보니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연습 후 운동도 함께 하는데, 셋 중 가끔 헬스장에 가기 싫어하는 경우가 있어도, 한 명만 가면 모두 같이 가게 된다. 당구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서로 좋은 자극제가 돼는 친구들이다.
▲동경하는 당구선수를 꼽자면.
=김가영 선수와 최혜미 선수. 김가영 선수의 경우, 선수로서 두루두루 배우고 싶은 점이 많다. (최)혜미 언니는 여유있는 마음가짐을 배우고 싶다. 보통 선수들을 보면 경기할 때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 포커페이스로 일관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혜미 언니는 경기가 잘 안 풀려도 항상 미소를 띠고고, 상대방이 잘 치면 박수도 쳐주는 모습을 많이 봤다. 카리스마 있는 모습도 좋지만, 이런 모습도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로서 본인의 강점은 뭐라 생각하나.
=마음가짐이 조금 여유로운 편인 것 같다. 점수가 10점, 15점 차이가 나더라도 한 점씩 천천히 따라가면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그렇게 경기를 뒤집은 적도 꽤 있다. 기술면에서는 뱅크샷을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뱅크샷을 잘 친다는 건 아니다. 하하.
▲이번 개막전(우리금융캐피탈배)에선 64강서 아쉽게 탈락했는데. (조예은은 64강전서 용현지와 접전을 치렀으나 경기 종료 직전 용현지가 하이런7점을 터뜨려 판세가 기울며 17:25(22이닝)로 패했다)
=결과 자체가 아쉬운 건 사실이나, 일단 이번 대회도 최선을 다해 임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특히 접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마지막 순간 용현지 선수가 보여줬던 집중력은 배울 만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여느 때처럼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일단 지금으로서는 초점이 베트남에서 열릴 3차전에 맞춰져 있다. 특히 베트남투어 예선이 2차전 종료 직후인 7월10일 열리는 만큼, 이번 2차전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 좋은 흐름을 베트남투어 예선전까지 이어가고 싶다.
▲용품은 뭘 쓰나.
=큐는 ’아담’큐를 사용하고 있고, 팁과 초크, 장갑은 ‘니즈’제품을 쓴다. 특히 장갑이 굉장히 부드러워 마음에 든다.
▲올 시즌 목표는.
=일단 팀에서는 내 역할을 다해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르는데 일조하고 싶다. 개인투어에선 8강에 올라보고 싶고, 시즌 막판엔 꼭 왕중왕전에 출전하고 싶다.
▲고마운 사람들에게 한마디.
=SK렌터카 구단주님을 비롯한 관계자분들, 임직원분들께 감사드린다. 저를 믿어주신 만큼 꼭 보답해 드리고 싶다. 성심성의껏 가르쳐 주시는 강프로님께도 감사드리고, 성적으로 보답해 드리겠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런데 어쩌면 강프로님은 성적 보단 신발로 보답 드리는 걸 더 좋아하실지도 모르겠다. (강동궁은 신발수집광으로 알려져 있다) 하하. 또 매 대회 나보다 더 긴장하면서 경기 지켜봐 주시는 부모님께도 감사드리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제 팬들께도 인사를 전하고 싶다. 예쁘게 잘 지켜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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