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韓 에어택시 어디까지 왔을까

박찬규 기자 2024. 6. 2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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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나는 자동차 현실로] ③ 정부, 내년 3월까지 준도심 지역서 비행 테스트...수도권 지역 실증도 예고
[편집자주] SF영화에서 보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국내외는 물론 도심항공교통(UAM) 발전과 플라잉카 상용화를 위해 국가와 기업들이 앞다퉈 경쟁을 벌이고 있다. UAM 상용화를 위해선 버티포트 등 생태계 조성과 제도 마련, 지원 등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

현대자동차가 개발 중인 UAM 기체 S-A2 모형 /사진=박찬규 기자
'하늘 나는 자동차', '에어택시' 등으로 불리는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UAM) 상용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올여름부터 본격적인 도심지 실증을 시작한다.
올해 8월부터 내년 3월까지는 준도심 지역인 아라뱃길 상공에서 비행을 시작으로 4월부터 5월까지 한강, 5~6월 탄천 등으로 범위를 넓혀 수도권 지역의 실증도 진행한다. 정부는 UAM이 기존에 없던 형태의 이동수단인 만큼 내년 5월까지 맞춤형 규제특례를 마련,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도심 하늘길 오프닝 준비 '착착'


스페인 MWC에서 SK가 공개한 UAM 기체 /사진=뉴스1
정부 계획에 발맞춰 UAM 사업에 뛰어든 기업 46곳은 'K-UAM 그랜드챌린지'에 컨소시엄을 꾸려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K-UAM 그랜드챌린지는 국토교통부가 안전성 검증과 함께 국내 여건에 맞는 운용 개념 및 기술 기준 등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하는 민관 합동 대규모 실증사업이다.

1단계 실증을 마친 컨소시엄은 수도권에서 2단계 실증에 나서는데 컨소시엄들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기체를 비롯해 저마다 미국·영국·독일·캐나다 등의 UAM 기체를 활용할 예정이다. 전동화 수직 이착륙 비행체(eVTOL) 개발은 한국은 물론 미국·중국·영국 등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실증을 마친 컨소시엄은 'K-UAM 원팀'(One Team)이다. 현대자동차·대한항공·인천국제공항공사·KT·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 전라남도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서 5주 동안 ▲기체 및 운항 ▲교통관리 ▲버티포트(Vertiport)에 대한 1단계 실증을 끝냈다. 세계 최초로 eVTOL 항공기-UAM 운용시스템-5G 항공통신망의 통합시스템도 검증했다.

현대차는 UAM과 육상 모빌리티를 연결하는 MaaS(Mobility as a Service, 다양한 교통수단을 하나의 교통수단처럼 연계해 단일 플랫폼으로 모든 교통수단에 대한 최적 경로 안내, 예약, 결제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을 실증했다. MaaS는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기 위해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개념이다.
전남 고흥군에서 열린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그랜드챌린지 공개 비행 시연 행사에서 국내 기술로 개발된 자율비행 개인항공기(오파브·OPPAV)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대한항공은 현재 개발 중인 UAM용 운항통제시스템과 교통관리시스템의 안정성 검증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버티포트 운영 시스템 등의 원활한 운영을 체크했다. KT는 비행에 필요한 교통 및 안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체계를 마련했다. UAM 수직 이착륙장인 '버티포트'에 대한 분석은 현대건설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진행했다.

제주도를 중심으로 하는 UAM사업을 추진하는 제주항공도 준비에 한창이다. 항공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문성을 살리는 게 목표다.

제주항공은 최근 영국 UAM 버티포트 전문 기업인 스카이포츠(Skyports)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도심 항공 인프라인 헬리패드를 UAM 이착륙이 가능한 버티포트로 전환하는 공공형 도심항공교통 초기 상용화 방안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해 제주항공은 대우건설과 UAM 사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기체는 국내 유일 하이브리드 기반 수직이착륙기 제조사 플라나와 함께 기체안전성, 통합운용성, 소음측정 등을 점검한다. 나아가 UAM을 넘어 지역항공모빌리티(RAM)을 포괄하는 개념인 선진 항공 모빌리티(AAM)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도 나선다.

국내외 기업들이 실증에 나서면서 기체 인테리어에 대한 디자인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트랜시스가 올해 3월 독일 국제 디자인 공모전 'iF 디자인 어워드 2024'에서 공개한 UAM 캐빈 콘셉트는 본상을 수상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최초로 UAM 공간 솔루션을 제시한 의미가 있다. 협소한 공간을 접을 수 있는 '플립 시트'를 통해 공간을 최적화하면서 기존 시트의 폼패드 부분을 매시(mesh) 소재로 대체하며 무게를 줄인 게 특징이다.


상용화 과제는 '비용'


본에어가 헬리콥터를 이용한 도심항공교통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뉴스1
UAM을 준비하는 업체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서비스 이용 요금'이다.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운임을 갖추지 못하면 소비자가 외면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택시 요금 수준으로 이용료를 낮추는 게 목표지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UAM 운행방식과 비슷한 서비스를 도입한 '본에어'의 운임을 보면 강남에서 인천공항까지 44만원이다. 본에어는 헬리콥터를 이용한 도심항공교통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일반인이 시간당 1000만원가량의 비용을 지불하며 헬기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UAM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UAM사업을 준비하는 업체 관계자는 "운임을 낮추는 것과 함께 접근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며 "버티포트를 적절한 곳에 설치하는 것은 물론 타 모빌리티와 연계해서 접근성을 높여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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