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릴 곳 사라진다… 러시앤 캐시 문 닫고 대부업체 221개 폐업

강한빛 기자 2024. 6. 29.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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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서민금융의 최후 보루로 불리는 대부업체가 문을 닫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연 20%) 인하로 마진이 줄고 금리 인상기 속에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을 이어가는 게 오히려 손해 보는 장사라는 이유에서다.

서민금융연구원은 "2022년 이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대폭 상승한 가운데 20%에 묶인 법정최고금리로 대부업체마저 대출 문턱을 높여 저신용·저소득 취약계층이 전년보다 더 불법 사금융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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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거리에 사금융 광고 전단 스티커가 붙어있다./사진=뉴시스
제도권 서민금융의 최후 보루로 불리는 대부업체가 문을 닫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연 20%) 인하로 마진이 줄고 금리 인상기 속에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을 이어가는 게 오히려 손해 보는 장사라는 이유에서다. 1년 사이 폐업한 곳만 221개에 달한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등록 대부업체(대부중개업자 포함)수는 8597개로 6개월 전(8771개)과 비교해 174개 감소했다. 1년 전인 2022년 말(8818개)과 비교하면 221개 줄었다.
표=금감원
영업을 하는 곳이 줄며 이용자도 감소했다. 지난해 말 대부업체 이용자는 72만8000명으로 상반기 말(84만6000명)보다 12만명 감소,
1년 전인 2022년 말(98만9000명)과 비교해서는 26만1000명이나 줄었다.

자연스럽게 대출잔액도 감소세다. 지난해 말 등록 대부업자의 대출잔액은 12조514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말 대비 2조775억원, 1년 전(15조8678억원) 대비 3조3532억원 감소했다.

대부업체들이 문을 닫고 있는 건 더 이상 대부업이 돈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영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마진이 중요한데 원가 금리가 법정 최고금리를 상회해 돈을 빌려 줄수록 사실상 손해를 보는 장사라는 주장이다. 대형업체들이 문을 닫으며 시장이 위축된 영향도 컸다. 업계 1위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는 지난해 9월 사업을 철수했다.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실제 서민금융연구원이 이달 발표한 '저신용자 및 우수대부업체 대상 설문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부업체에서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이동한 저신용자(6~10등급)는 최소 5만3000명에서 최대 9만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불법 사금융으로 조달한 금액은 최대 1조4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서민금융연구원은 "2022년 이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대폭 상승한 가운데 20%에 묶인 법정최고금리로 대부업체마저 대출 문턱을 높여 저신용·저소득 취약계층이 전년보다 더 불법 사금융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대부업권에 한해 '연동형 최고금리제' 도입을 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현재의 대부업권 비용구조는 공급자 입장에서 법정 최고금리를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이므로 금리체계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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