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 부자들 손에 손잡고 염원하는데…석달만에 19kg 뺀 의사, 비결은 [Books]
그렇다. 우리는 너무 많이 먹었다. 또 너무 많이 마셨다. 하지만 어쩌란 말인가. 저녁 6시부터 쫄쫄 굶으며 ‘간헐적 단식’의 감행을 다짐해도 밤 11시만 되면 냄비에 라면스프를 털어 넣으며 코를 킁킁거리는 것을. 여기에 맥주 한 캔이면 세상은 지상 최대의 낙원이 되지 않았던가. 흐뭇했던 야식의 시간은, 다음날 아침 죄의식으로 돌아온다. 식탐, 그것은 현대인의 원죄(原罪)다.
신간 ‘설탕 중독’은 다이어트의 지름길을 알려주는 책이다. 설탕이 해롭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이 책의 차별점은 설탕을 끊기 위한 전략서라는 점이다. 책 내부로 들어가보자.
의사 출신의 저자는, 유년 시절 별명이 ‘캔디맨’이었다. 그는 큰 사탕 봉지를 갖고 다녔다. 설탕이 든 시리얼을 우유에 넣어 저으면서 설탕 한 숟갈을 더 넣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의사가 되고 나서도 그는 모순의 삶을 살았다. 환자에겐 “설탕 끊으세요” 말하곤 방에서 초코바를 씹었다. 체중이 늘자 저자는 설탕부터 끊자고 결심했는데 결과는 놀라왔다. 그는 쓴다. “3개월 반 만에 19킬로그램을 감량했다.”
순백의 영롱한 설탕가루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설탕은 현대인의 혀끝을 이미 점령했다. 하다 못해 우리가 먹는 김치찌개에도 설탕을 한 스푼 듬뿍 넣지 않던가. 설탕이 들어가줘야만 ‘그래, 이맛이야’ 하고 감흥을 느끼는 세상이니, 말 그대로 우리 혀는 설탕에 ‘강탈’당했다.
“설탕을 끊지 못하는 이유는 당신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라고 저자는 우리를 위로한다. 설탕은 중독성이 마약 헤로인의 8배라고 책은 전한다. 설탕은 호르몬과 뇌를 제압하고 설탕을 ‘더, 더, 더’ 갈망하게 만든다. 결과는 어떤가. 암세포는 당을 먹고 자라고, 해로운 장내 미생물도 설탕을 먹이 삼는다.
‘탈(脫)설탕 전도사’가 된 저자는 혈당을 낮추고 비만, 노화, 만성질환에서 해방되는 기간을 고작 ‘약 3주’로 본다. 이를 위해선 일단 에너지원의 근원 매커니즘부터 이해해야 한다. 지구상의 수많은 다이어터가 지겹도록 들었을 테지만 진리가 어디 변하지 않으니 반복되도 좋다.
인간의 몸은 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고, 또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당을 먹으면 몸은 당을 태우고 지방을 먹으면 지방을 태운다는 얘기다.
문제는 당을 섭취하면 지방이 아닌 당만 연료로 사용된다. 당이 많은 고탄수화물 식단을 지속하면 지방을 태워야 하는 시점에 몸이 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삼는다. 이건 지방 연소 능력을 약화시킨다.
그런데 저자가 일깨우는 중요한 사실 한 가지. 인간의 몸은 우리가 지금 먹는 만큼의 당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은 우리가 스트레스 반응에 대처하기 위해 빠르게 연료를 공급해야 할 때만 필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마음의 텃밭에 잡초를 없앴으면 이제 씨를 뿌려야 한다. 책이 전하는 이 기간이 ‘약 3주’다. 뻔한 얘기는 뒤로 하고, 일단 눈에 띄는 부분부터 살펴보자. 우선 다이어트에 실패하지 않을 자기 취향의 향신료부터 찾아야 한다. 올리브유에 구운 마늘이든, 신체의 pH 수준을 회복할 바질도 좋다. “신선한 바질, 오레고노, 로즈메리를 물에 넣어 얼린 다음 원하는 음료에 넣는 것도 좋다”고 책은 전한다.
간헐적 단식의 본질은 식사시간을 다양화한다는 말과 같다. 단식은 잠재적인 포도당 공급원을 차단해 몸이 지방을 태울 수밖에 없도록 유도한다. 일단 하루 중 12시간은 굶을 각오를 하자. 하루의 절반을 먹지 않으면 인슐린 수치가 떨어지고 뱃살과 허벅지살이 빠진다. 가장 중요한 건 “배고픈 채로” 잠들어야 한다. 꼬르륵 소리가 뱃속에서 진동을 할 때 괴로움보다는 희열 속에서 잠을 청하자.
그래도 배가 고프다면? 물 1리터에 소금을 아주 약간만 넣어 수시로 마시거나, 아몬드나 마카다미아, 또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한 큰술도 도움이 된다. 운동량을 늘리고, 식물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미네랄을 보충하라.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1995년작 범죄 스릴러 영화 ‘세븐’에서, 첫 번째 피해자는 식탐 때문에 죽었다. 스파게티를 죽을 때까지 먹다가 배가 터져 사망한 거구의 비만 남성과 현대인의 내면은 슬프도록 닮아 있다. 그건 우리도 모르는 우리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 그러니 설탕부터 끊자. 자, 일단 한 달까지만 가보자. 원제 ‘Get Off Your Sug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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