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에 불어닥친 ‘AI 워싱’

정미하 기자 2024. 6.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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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무인 결제 편의점 '아마존 고'(Amazon Go)를 처음 선보였던 2016년에는 이 서비스가 인공지능(AI)의 선두 주자로 여겨졌다.

영국 BBC는 27일(현지 시각) 아마존 고를 예로 들며 "정확한 세부 사항이 무엇이든, 기업이 AI에 대해 과장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을 '그린워싱'(Greenwashing·기업이나 단체가 환경보호 효과가 없거나 심지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모습으로 포장하는 것)에 빗대 'AI워싱'(AI washing)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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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효율성 과장하는 등 ‘AI 워싱’ 횡행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무인 결제 편의점 ‘아마존 고’(Amazon Go)를 처음 선보였던 2016년에는 이 서비스가 인공지능(AI)의 선두 주자로 여겨졌다. 고객이 구입하려는 제품의 바코드를 찍지 않고 계산대를 지나가기만 해도 센서와 카메라가 물건을 파악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진다는 설명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외신은 아마존이 아마존 고의 무인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인도에서 약 1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아마존은 “인도 근로자들이 검수 작업을 한 것뿐”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무인 결제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 사람을 고용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2022년 기준 전체 무인 결제 중 약 70%는 인간이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무인 결제 편의점 ‘아마존 고’(Amazon Go) 입구에서 스마트폰을 스캔하고 있는 모습. / 로이터

영국 BBC는 27일(현지 시각) 아마존 고를 예로 들며 “정확한 세부 사항이 무엇이든, 기업이 AI에 대해 과장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을 ‘그린워싱’(Greenwashing·기업이나 단체가 환경보호 효과가 없거나 심지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모습으로 포장하는 것)에 빗대 ‘AI워싱’(AI washing)이라고 지적했다.

AI 워싱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일부 회사는 기존 기술과 비교해 AI의 효율성을 과장한다. 또 다른 일부는 AI 솔루션이 불완전함에도 완벽하게 작동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AI 챗봇을 추가한 것에 불과한데도 AI로 모든 것이 구동된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AI 워싱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영국과 핀란드에 본사를 둔 신기술 기업 투자 펀드인 오픈오션에 따르면, 2022년에는 기술 관련 스타트업의 10%만이 AI를 사용한다고 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25%가 AI를 사용한다고 답했고, 올해는 스타트업의 3분의 1 이상이 AI를 사용한다고 답할 것으로 보인다. 스리 아얀가르 오픈오션 팀장은 “자금 조달 경쟁과 최첨단 기술을 선보이려는 열망으로 인해 일부 기업이 AI 역량을 과장하고 있다”며 “일부 창업자들은 사업 계획 발표 과정에서 AI를 언급하지 않으면 불리하다고 믿는 듯하다”고 했다. 기술 투자 회사인 MMC 벤처스의 2019년 연구에 따르면, 자신을 ‘AI 스타트업’이라고 묘사한 신생 기술 회사의 40%가 사실상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AI에 대한 일관된 정의가 없다는 점도 AI 워싱을 부추기는 요소 중 하나다. 회계·컨설팅 다국적 기업인 KPMG의 영국 책임자인 더글러스 딕은 “사람들에게 AI에 대한 정의가 무엇인지 물으면 모두 다른 대답을 할 것”이라며 “이런 모호함이 AI 워싱을 등장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AI 워싱으로 인해 기업이 기술과 서비스에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고, AI가 도울 것이라 믿었던 운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등 기업에 우려스러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미국 규제당국은 AI 워싱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올해 초, 두 개의 투자 자문회사가 AI의 사용 범위에 대해 허위 및 오해의 소지가 있는 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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