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히드마틴·보잉보다 시총 큰 美 방산주…실적·성장성·주주환원까지 多 갖췄다 [양병훈의 해외주식 꿀팁]
지난해 12월 저점 이후 48% 올라
수익성 좋고 주주환원에도 적극적
록히드 마틴(LMT)과 보잉(BA)은 미국 방위산업체로 국내에서도 유명합니다. "록히드 마틴이 만든 전투기가 천문학적인 가격에 팔렸다"는 등의 뉴스는 다들 여러 번 들어 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종목이 최근 미국 방산주 시가총액 1위는 아닙니다. 1위는 우리에게 비교적 덜 익숙한 RTX(RTX)입니다.
RTX는 미사일, 레이더 등에 특화된 회사입니다. 걸프전으로 유명해진 패트리엇 미사일이 RTX가 만든 무기입니다. 모태는 1922년 설립된 아메리칸어플라이언스컴퍼니로 RTX가 신생 회사는 아니지만, 미사일이나 레이더는 제조사를 언급할 일이 많지 않아 덜 알려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RTX가 시총 순위에서 부동의 1위는 아니고, LMT 및 BA와 종종 순위가 바뀌기는 합니다.
RTX 주가는 지난해 12월 5일 68.01달러로 단기 저점을 찍고 이달 21일까지 47.95%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20.05%)을 두 배 이상 웃돌았습니다. 이 기간 LMT가 4.68% 오르는 데 그쳤고, BA는 민항기 사고로 인한 계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22.06% 떨어진 것과 대비됩니다. 이렇게 주가 희비가 엇갈리다 보니 RTX가 시총 1위 자리를 다시 꿰차게 된 건데요.
RTX는 최근 실적, 수익성, 성장성, 주주환원 등 모든 측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RTX 매출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1.0% 성장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2023~2025년에도 연평균 10.3%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업이익 전망도 좋습니다. RTX는 2020년 잠깐 적자를 내기는 했지만, 이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25.0%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기간 LMT의 연평균 성장률(3.9%)보다 한참 높습니다. BA는 올해까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비교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RTX의 매출액영업이익률(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2%를 기록해 LMT(12.6%)보다 낮았습니다. 그러나 판관비를 반영하지 않은 매출총이익률('매출-매출원가'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RTX가 17.5%로 LMT(12.7%)보다 높았습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낮지만 매출총이익률이 높은 건, 연구개발비를 많이 지출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 또한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RTX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차세대 우주 장비 'LandIS' 설계 및 구축에 대한 5억6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지난 13일 맺었다는 게 이를 잘 보여줍니다.
RTX는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입니다. RTX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은 2021년 77.9%에서 2022년 61.3%로 떨어졌지만, 이듬해 다시 103.6%로 높아졌습니다. 떨어졌던 기간을 비롯해 모든 시기에서 LMT의 배당 성향(이 기간 46.4%→52.5%→44.0%)을 압도했습니다. RTX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PER)은 최근 17.57배로, LMT(17.22배)보다 높긴 하지만, 크게 차이 나는 수준은 아닙니다.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은 RTX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이자 차기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 칼리오를 인용해 "RTX는 지난 4월 하원의원을 통과한 '동맹국에 대한 군사 지원 법안'의 긍정적 영향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공대지 및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 수요는 최근 유례없이 강하다"고 보도했습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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