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심·당심·민심을 잡아라, 여당 4인 살벌한 집안싸움

고정애 2024. 6. 29.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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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당대표 후보 4인의 경쟁력은…참모들에 물어보니

진영 간 싸움 이상으로 진영 내 싸움이 살벌할 때가 있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두고 벌이는 4인의 경쟁이 그렇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초반 판세는 1강(한동훈)-2중(원희룡·나경원)-1약(윤상현) 구도다.〈그래픽 참조〉 굳히려는 자와 엎으려는 자들은 여러 개의 전선에서 싸우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다. 대통령실은 개입하지 않는다지만 그 그림자는 짙게 드리워져 있다. 친윤·비윤을 넘어 창윤(創尹·윤석열 정부를 만들었다는 의미)·절윤(絶尹·윤 대통령과 절연)까지 나왔다. 나·원·윤 후보가 한 후보를 맹공한다. ‘창윤’을 자처한 원 후보가 한 후보에게 ‘배신’ 이미지를 씌우려 하자 한 후보는 “배신 안 해야 할 대상은 국민”이라고 맞선다. 당·대권도 전선이다. 현행 규정에선 당 대표가 대선에 나서려면 13개월 후인 내년 9월 초엔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이걸 파고들고 있다. 차기 후보군에 속하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원 후보를 감싸고 있다. 전장이 한껏 포연으로 자욱해지며, 후보들이 ▶왜 출마했는지 ▶무엇을 하려는지가 희미해지고 있다. 후보 네 명의 공보 담당자들을 연쇄 인터뷰한 이유이다.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나경원은…김예령 수석대변인
나경원 의원(오른쪽)이 28일 대구시의회를 찾아 이만규 의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나경원 후보의 김예령 수석대변인은 5선 여성정치인으로서 나 후보의 연륜을 강조했다.

Q : 왜 당 대표가 되려 하나.
A : “나 후보는 국민의힘의 뿌리·정체성이 흔들리는 걸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되살려 놓아야한다는 책임감과 목표의식이 확고하다. 당이 혼란스럽고 당내 분란에 대해 당원들이 굉장히 우려하고 있는데 이걸 불식시키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점도 출마 결심의 계기가 됐다.”

Q : 대선 전인 2021년 대표 경선에 출마했고, 지난해 출마하려 했었다.
A : “정치는 도전이다. 여성 국회의원으로 5선이고 국민의힘 역사를 이어온 분이다. 충분히 자격이 있다. 여러 환경에서 실패했지만 나 후보는 대한민국과 국민의힘을 살리고자하는 강인한 의지가 있어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Q : 비교우위는 뭔가.
A : “정치적 연륜을 무시할 수 없다. 국민의힘이 위기인 만큼 안정적이고 경험 있는 나 후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원 후보도 경험이 있지만, 인지도 면에서 나 후보가 우위다. 여성으로서의 따뜻한 감성도 차별점이다.”

Q : 지난해 불출마 과정에서 윤심(尹心)의 비토가 두드러졌다.
A : “정치를 하다 보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데, 앙금은 없다. 알다시피 (윤 대통령과 나 후보는 서울법대 재학시절부터 교류한) 굉장히 오래된 인연이다. 당 대표가 되면 충분히 의견을 내면서도 당정 일체를 좀 더 굳건히 해나가려는 생각이다. 나 후보는 당정을 동행 관계라고 말한다.”

Q : 당선 가능성은.
A : “쉽지 않은 구도가 됐지만 흔들리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원 후보와의) 연대 얘기는 나 후보의 인지도나 경험을 흡수하고 싶어서 나온, 섣부른 얘기다. 나 후보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원희룡은…권신일 공보단장

원희룡 전 의원(왼쪽)이 28일 경남도청을 찾아 박완수 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원희룡 후보의 권신일 공보단장은 ‘원조개혁소장파’로서의 이력을 강조했다.

Q : 왜 당 대표가 되려 하나.
A : “원 후보가 출마 선언하고 돌린 명함 뒷면에 이런 글이 있다. ‘우리 모두 동지입니다. 내부에서 싸우다가, 망할까 봐 결심했습니다. 이러다가 다 죽습니다. 마지막 기회일지 모릅니다. 우리가 다 뭉쳐도 버겁고, 무도한 상대가 있습니다’인데 그대로다. 원 후보는 그간 안 한다고 했다. 그러나 주요 후보 중 한 명은 윤석열 정부랑 계속 각 세우고 또 한 명은 대통령과 어떤 신뢰나 믿음, 같은 경험이나 가치관을 공유하는 게 없어 정말 안 되겠다고 해서 나온 거다. 정권 창출한 사람으로 정권 재창출하기 위해 나온 거다.”

Q : 대통령실과 교감 하에 나왔다는데 대등한 당정 관계가 되겠나.
A : “대통령이 격려해주었다는 정도의 교감이다. 레드팀을 만들어서 설득하며 일하겠다. 실제로 개선한 경험이 있다.”

Q : 대선주자가 당 대표가 되면 13개월여 밖에 못한다는 점에서 비판적 시각도 있다.
A : “2, 3년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당이 어렵다. 문제를 해결해야 정권 재창출도 있지 않겠나.”

Q : 비교우위는 뭔가.
A : “첫째 도지사·국회의원·장관 등 민주당에 대응한 경험을 가진 리더다. 둘째 대선 캠프와 인수위를 거쳐 장관직을 했다. 대통령과 신뢰 속에서 당정 관계를 풀어갈 수 있다. 셋째 ‘원조 개혁소장파’로 변화를 실행해봤다는 거다.”

Q : 당선 가능성은.
A : “공식적으론 결선투표 가서 뒤집겠다는 것이다. 당원 상대 조사가 나오기 전이지만 보수 유튜버들의 조사에선 이미 판이 바뀌고 있는 게 나오고 있다. 여당 대표는 대통령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결선까지 가지 않고 이길 수도 있다고 본다.”


윤상현은…최승재 전 의원

윤상현 의원(왼쪽)이 28일 경북도청을 찾아 이철우 지사를 예방하고 있다. [뉴시스]
윤상현 후보 측 최승재 전 의원은 험지인 인천에서 5선 한 윤 후보의 감각과 친화력을 부각했다.

Q : 왜 당 대표가 되려 하나.
A : “정치의 본질은 국민의 신뢰다. 윤 후보는 여야 따로 없이 신뢰 속에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민주당과도 교류할 수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치의 본질을 살릴 수 있는 경륜 있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상대가 이상하게 나온다고 해도 계속 꽉 막힌 채로 갈 수 없다. 윤 후보는 어렵다는 인천에서 내리 5선을 했다. 정치지형이 불리한 가운데도 어떻게 변화시킬지 전략과 해법을 안다고 생각한다. 과거 당이 안이한 상황에서도 할 말을 쉬지 않고 했다. 이번에도 ‘수도권 선거가 쉽지 않다’고 했는데 그리 되지 않았나. 혜안이 있다. 한동훈·나경원·원희룡 후보는 기본적으로 대선주자다. 뺄셈 정치를 타파하고 우리 서로 간에 공격하는 게 일상이 됐는데 덧셈 정치를 하는 정무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

Q : 대선주자가 아니란 게 비교우위인가.
A : “사심 없이 당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험이다. 현장과 민생을 잘 알고 국민과 소통에도 능하다.”

Q : 당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아본 일이 적다.
A : “근래엔 그렇지만 과거엔 사무총장이나 원내직을 많이 했다. 중간에 공천을 못 받아서 선수(選數)가 애매한 위치가 됐다. 그러나 할 말은 다하지만 당 지도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독특한 역할을 해왔다. (타 후보들은) 대선주자이기에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과감히 혁신하면서 해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Q : 당선 가능성은.
A : “우리 당이 가야할 정신을 계속 살리지 않으면 공멸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알려야 한다. 당원들의 저력과 열망이 큰 힘으로 윤상현의 덧셈 정치에 힘을 보태주실 것을 확신한다.”


한동훈은…정광재 대변인 겸 공보단장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왼쪽)이 28일 부산시청에서 박형준 시장을 만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후보의 정광재 대변인 겸 공보단장은 한 후보의 변화 의지와 절실함을 강조했다.

Q : 왜 당 대표가 되려 하나.
A : “한 후보는 108일 동안 우리 당이 가장 어려울 때 가장 절실한 마음으로 당을 이끌었다. 우리가 어떤 점이 부족한지, 국민에게 사랑받기 위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절실하게 파악했다. 그래서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당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Q : 비교우위는 뭔가.
A : “한 후보는 이 당에서 정치를 시작했고 이 당에서 정치를 마칠 것이라고 말한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당원에게 당당한 승리를 안겨드리고 국민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당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어한다. 그 간절함의 크기와 절실함이 한 후보의 경쟁력이라고 본다.”

Q : 대통령과 관계가 껄끄럽다고 알려져 있다.
A : “윤 대통령은 박력 있는 리더다. 오랫동안 봐 왔던 분이고 대단한 직관을 가지고 있다. 그런 직관이 때론 너무 앞서가는 것처럼 보이고 때론 불통의 이미지로 비쳐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세심하고 정교한 참모들의 조력이 필요한데 국민에 부응할만한 수준이 아니었던 때도 있다. 한 후보는 대통령에게 할 말을 하면서도 대통령과 운명공동체로 대통령을 끝까지 지켜낼 사람이다.”

Q : 경선 구도가 사실상 ‘반한(反韓)’연대 같다.
A : “정치공학적 셈법으로 이번 당 대표 선거에 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민과 당원이 바라는 변화와 혁신의 모습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비전과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당심과 민심을 얻겠다.”

Q : 당선 가능성은.
A :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보수 정권 재창출이라는 당원 동지들의 열망이 커지고 있기에 무난히 1차에 과반을 달성할 것이라 생각한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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