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테러 공포에 휩싸이다
[앵커]
지난 3월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에 이어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서도 연쇄 테러가 발생하면서 러시아가 대규모 테러에 대한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국내 안보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3월 22일 모스크바 테러로 무려 145명이 숨진 지 석 달 만에 러시아에서 또다시 대규모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러시아의 이슬람권 지역인 서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서 연쇄 총기 테러가 발생해 20명이 숨졌습니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 이슬람권 지역에는 폭력 사태가 만연했습니다.
그러나 1999년 푸틴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강력한 진압에 성공했고, 푸틴은 이 사실을 자랑으로 여겨왔습니다.
이 때문에 다게스탄 테러는 러시아인들에게 더 큰 충격을 줍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면서 그동안 폭력사태를 억제했던 보안 장치들이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해럴드 채임버스 / 북코카서스 안보 분석가 : 러시아의 대테러 역량과 러시아 내부의 테러리스트 역량 사이에 괴리가 존재합니다.]
안보기관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안보 자원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러시아 정권이 다양한 지역에서 통제권을 잃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다게스탄 테러는 지역 엘리트가 연루되는 등 새로운 양상이어서 '러시아 첩보기관의 엄청난 실패'라는 평가까지 있습니다.
[압바스 갈리아모프 / 러시아 정치분석가 : 이슬람 테러의 요인이 러시아 정치에 계속 존재할 것이고 아마 더 심화되고 악화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3월 테러 직후와 똑같이 이번에도 서방을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테러 위협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국민의 우려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시도입니다.
[매튜 밀러 / 미국 국무부 대변인 : 지난 3월 모스크바 테러가 발생했을 때 미국이 사전에 테러를 경고했지만 러시아는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터무니없고 과장된 주장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방 견제에 집중하는 사이 러시아에 테러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YTN 권영희입니다.
영상편집:한경희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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