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한 백김치전에 골라 마시는 전통주, 연남동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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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의 핫 플레이스
이곳을 운영하는 백승욱 대표는 『이솝 우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위트 있는 이름만큼이나 공간에도 공을 들였다. 벽은 은은한 한지 색으로, 주문 제작한 테이블 모서리는 한옥 처마에서 힌트를 얻었다. 전통 문살을 닮은 문, 사용하는 그릇과 술잔 역시 국내 작가의 제품이 중심이다. 모던하면서도 쾌적하고, 한국적인 분위기가 잘 드러나는 공간에서 부드러운 재즈 음악이 기분 좋게 울려 퍼진다.
두루미에서는 탁주, 증류주, 과실주 등 직접 큐레이션한 전통주 40~50종을 소개하고 있다. 선정기준은 주정을 첨가하지 않은 전통 방식으로 만들었고, 스토리가 있으며 우리 음식에 잘 어울리는 술이다. 은은한 산미가 있는 약주는 기름진 안주 맛을 깔끔하게 정돈해주기 때문에 특히 추천한다. 막걸리를 주문하면 차가운 방짜유기 주전자에 담겨 나오는데, 좋은 술에는 그에 어울리는 담음새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장인이 만든 주전자를 백 대표가 직접 구입했다. 도수가 높은 증류주는 하이볼로 만들어 잔술로 소개한다.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처음 마시는 한 모금에 맛있다는 인상을 줘야 손님들이 전통주를 다시 찾게 될 테니까요.”
이곳에 오는 손님들은 30~40대가 가장 많지만 최근에는 50~60대도 즐겨 찾는다. 한국의 식문화가 주목 받으면서 외국인 손님도 부쩍 늘었다. “좋은 공간이 좋은 시간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가게를 찾아오신 분들이 흡족한 마음으로 돌아가신 후, 전통주가 마시고 싶은 날 부담 없이 떠올려주셨으면 해요.” 전통주 가격은 1만원 대부터 있다.
이나리 출판기획자. 사진 김태훈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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