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긴 글을 후원합니다
‘읽는 사람.’ 30일까지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 전시장에 설치된 목조 구조물에 커다랗게 적혀 있는 구호입니다. 아래에 조그맣게 ‘소전문화재단 독서 장려 캠페인’이란 설명이 붙어 있더군요.
올해 처음 도서전에 참가한 소전문화재단은 2016년 설립되었습니다. 2020년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문학 전문 도서관 소전서림을 열었고요. 재단 이사장이 스크린 골프 회사인 골프존 창업자라, 설립 당시 ‘골프와 독서’라는 이색적인 조합이 화제가 됐습니다. ‘소전(素磚)’은 김원일 이사장의 호라고 하네요.
재단이 특히 주력하는 사업은 장편소설 집필 후원입니다. 매년 장편소설 쓸 작가들을 선발해 집필 공간과 창작지원금 등을 제공합니다. 미래의 고전문학을 발굴하겠다며 ‘읽는 사람’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회원들을 독려, ‘이달의 소설’을 선정하고요. 강원도 홍천에 작가들을 위한 레지던시를 짓는 중이며, 최근엔 소전서가라는 출판사를 차려 재단 후원으로 탄생한 작품을 소개하는 ‘내일의 고전’ 시리즈를 론칭하기도 했습니다. ‘왜 장편소설인가’ 물으니 황보유미 소전서림 관장은 말합니다. “단편보다 장편이 우리 시대의 면면을 좀 더 잘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콘텐츠가 각광받고 긴 글은 어렵다며 도외시되는 시대, 긴 호흡의 글을 쓰는 이들을 꾸준히 지원하는 일은 분명 의미 있겠죠. 도서전 부스에선 5월 ‘이달의 소설’인 ‘노인과 바다’와 ‘롤리타’ 관련 퀴즈를 풀면 책 모양 배지를 주는 이벤트가 한창이었고, 입구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재단의 목표는 ‘사람들이 지극히 좋은 상태에 머물도록 돕는 것’입니다. ‘책 읽기’가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고 믿고, 다양한 독서 장려 활동과 작가 지원 활동을 진행합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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