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 방송사 구사대 같은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은 28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김 위원장이 8~9월 임기가 종료되는 MBC·KBS 등 공영방송 관련 임원 선임 계획을 의결하자 직권남용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전날 김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7월 4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방통위를 마비시켜 MBC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MBC 사장을 교체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민주당은 만약 김 위원장이 탄핵 전에 자진 사퇴할 경우 직무 대행을 하게 될 이상인 부위원장도 고발하고 탄핵할 수 있다고 했다. 방통위원회법률에 위원장만 탄핵 대상이다. 법은 안중에도 없다. 민주당 말대로 이 부위원장도 탄핵하면 방통위원회는 한 사람도 없게 된다.
민주당은 작년 말에도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탄핵을 밀어붙였다. 이 전 위원장은 취임한 지 100일도 되지 않고 구체적 법 위반 사실도 없는데 자진 사퇴했다. 이 역시 MBC 사장 교체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방통위 업무가 마비돼 연내에 마쳐야 했던 141개 방송국 재허가가 불발됐다. 민주당은 ‘방통위원장과 부위원장 2인 운영 체제’가 위법이라고 하지만 후임 방통위원을 추천하지 않은 것은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에서 방송 3법도 일방 처리했다. MBC 등 공영방송 사장을 해임하지 못하게 하고 이사진을 자신들 뜻대로 좌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방통위 의결 정족수를 2인에서 4인으로 확대해 민주당 추천 위원이 반대하면 의결을 못 하게 하는 방통위법도 단독 처리했다. 친민주당 보도를 해온 MBC를 자신들 편으로 두기 위해 무리수를 총동원하고 있다.
민주당은 야당이던 2016년에도 비슷한 법안을 대선 공약으로 냈다. 하지만 정권을 잡자 거꾸로 KBS와 MBC 사장을 폭력적 방법으로 내쫓았다. 이사를 자르려고 직장과 집에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문재인 정부 방통위는 비판적 종편을 괴롭히기 위해 점수 조작까지 벌였다. 그러더니 다시 야당이 되자 “정권의 방송 사유화 악순환을 끊겠다”며 방송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말로는 언론 개혁이지만 실제는 방송 장악이다. ‘MBC 사수’를 위해 할 일, 못 할 일 가리지 않는 모습이 과거의 ‘구사대’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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