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당원 표심 높인 민주…'이재명 대항마' 김두관?

김세정 2024. 6.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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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당원 표심 40%→56%로 확대
김두관 출마 검토…"당대표 추대 분위기에 많은 분 걱정"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예고한 대로 권리당원의 표심 반영 비율을 늘렸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예고한 대로 권리당원의 표심 반영 비율을 늘렸다. 당대표 단독 출마 시 적용될 경선 룰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이재명 전 대표의 당대표 연임이 유력한 상황에서 김두관 전 의원이 출마를 시사하면서 판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28일 전준위 2차 회의를 열고 8·18 전당대회 경선 반영 비율 등을 의결했다. 전준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정을호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의결안을 발표하며 "당원 중심 정당의 취지에 맞게 비율 조정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전준위는 우선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권리당원의 표심을 25%로 반영하기로 했다. 예비경선은 당대표 후보가 4명 이상, 최고위원 후보가 9명 이상일 경우 내달 14일 실시되며 당대표 3명, 최고위원 8명으로 후보군을 압축한다. 당초 당대표 예비경선에선 중앙위원 70%와 국민여론조사 30%의 비율을 맞췄는데 권리당원 25%를 새로 반영해 중앙위원 50%, 권리당원 25%, 국민여론조사 25%로 변경했다.

최고위원 예비경선도 중앙위원 100%에서 중앙위원 50%, 권리당원 50%로 변경하기로 했다. 당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는 취지다.

본경선에서의 권리당원의 표심도 대폭 늘어났다. 2022년 치러진 7.4 전당대회에서는 대의원 30%, 권리당원 40%의 비중으로 반영됐는데 이번 전당대회에는 대의원 14%, 권리당원 56%, 수준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는 19.1대 1로 앞서 의결된 당헌당규 개정안의 '20대 1 미만' 수준에 맞췄다.

경선은 지역순회 경선으로 실시되고, 권리당원 투표는 해당 지역의 시도당대회에 맞춰 현장에서 투표와 개표까지 진행된다. 대의원 투표 및 국민여론조사 결과는 8월 18일에 공개된다.전체 결과를 한 번에 공개하는 '원샷 경선'도 유력 검토했으나 채택되지 않았다. 전국대의원 투표는 온라인 방식으로, 권리당원은 온라인과 ARS 방식으로 각각 치러진다. 동점자가 있을 경우 권리당원과 대의원, 일반국민 순으로 득표율 높은 사람을 당선시키기로 했다.

권리당원 의사 반영 비중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이 전 대표의 연임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이 전 대표가 당대표에 단독 출마할 경우 찬반투표를 거칠지, 추대를 거칠지 선출 방식은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정 의원은 "그 부분은 지금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 후보 등록 현황을 보고 상황을 맞춰 논의하자고 의견을 모았다"라고 했다.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박물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국회=김세정 기자

이런 가운데 김두관 전 의원이 대표 출마를 시사하면서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4파전으로 치러지는 국민의힘에 비해 민주당 전당대회의 흥행 요소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왔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에 당내 많은 분이 걱정하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당이 '이재명 일극체제'로 흘러가는 것을 우려하는 당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당을 아끼고 걱정하는 사람 중 염려 안 하는 사람만 있겠는가. 많이 염려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고, 저도 그렇게 듣고 있다. 제게도 당이 그렇게 흘러가면 안 되지 않냐고 한다"라며 "그런 차원에서 정보도 공유하고 있고, 여러 이야기를 듣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결심한 바는 없다"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이 출마한다면 전당대회의 주목도를 높이고, 또 이 전 대표 일극체제로 가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조금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이 전 대표가 되는 것이 확정적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경쟁자가 있는 게 낫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낙선 후 여의도를 떠난 김 전 의원에게도 정치적 입지를 다시 다질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은 비록 이번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당에 씨를 뿌린다는, 또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전당대회에 나갈 수도 있다.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며 각을 세울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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