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값 오르려나”…친환경 기름 쓰라는 유럽 압박에 항공업계 ‘왕부담’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EU에서 SAF 사용을 의무화한 나라는 프랑스가 유일하다. 프랑스는 2022년부터 항공유에 SAF 1% 혼합 사용을 의무화했다. 폐식용유와 농업 부산물 등을 원료로 만드는 SAF는 기존의 화석연료 기반 항공유 대비 탄소배출량을 최대 80%까지 감축할 수 있지만 기존 항공유 대비 가격이 최대 5배 비싸고 생산도 제한적이어서 항공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이 지출하고 있는 SAF 비용은 아직은 많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실에 따르면 인천~파리 노선을 주 6회 운영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해 SAF 사용으로 인한 추가 지출 규모는 7억원 안팎이며 올해 1분기에는 2억5000만원 가량의 추가 부담이 발생했다.
문제는 내년부터 SAF 의무화 정책이 EU 회원국 27개국 전역으로 확대된다는 점이다. EU 집행위원회의 ‘리퓨얼EU(ReFuelEU)’ 법안에 따르면 2025년부터 EU 27개 회원국 모든 공항에서 항공기 급유 시 SAF를 2% 섞어야 한다. SAF 혼유 비율은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까지 확대된다. EU는 SAF를 사용하지 않은 항공사는 SAF 미사용분에 해당하는 항공유 연평균 가격의 최소 2배를 벌금으로 내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의 SAF 관련 비용이 급증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9월부터 EU 회원국 도시를 오가는 노선을 주 24회로 확대할 계획이다. SAF 사용이 의무화되는 노선 수가 4배로 늘어나는데다 혼유 비율도 2%로 높아지면서 내년 SAF 관련 비용이 올해보다 8배로 늘어난다.
탄소 정보 공개 프로젝트(CDP)에 대한항공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내년부터 SAF 의무화로 최소 114억원에서 최대 229억원이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항공의 SAF 사용량은 2022년 10만6781갤런에서 2023년 16만6266갤런으로 55.7% 증가했다.
SAF 사용 의무화는 저비용항공사(LCC)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노선 4개를 이관받은 티웨이항공도 SAF 대책을 세워야 할 처지다. 티웨이항공은 EU 정책과 유럽 취항 일정에 맞춰서 SAF를 도입할 계획이다.
탈탄소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는 SAF 도입으로 인한 가격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유럽 항공사를 중심으로 항공권 가격은 오르는 추세다. 루프트한자는 내년 1월 1일 이후 EU 회원국과 영국·노르웨이·스위스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에 최소 1유로(1489원)에서 최대 72유로(약 10만7000원)의 추가요금을 매기기로 했다. 에어프랑스-KLM은 SAF 도입에 따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지난 2022년 1월부터 최대 12유로(약 1만8000원)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SAF를 활용하는 친환경 항공기 도입도 필요해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기단 투자가 불가피하다. 에어버스와 보잉은 100% SAF 를 사용한 항공기를 연구 개발 중이다. 에어버스는 A321네오를, 보잉은 보잉 737 맥스8 등을 통해 100% SAF 방식의 테스트 비행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이같은 친환경 항공기 도입을 위해 전 세계 항공사들이 물량을 받으려 대기 중인 데다, 연료 효율을 위한 경량화 작업이 필요해 제작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들어 프리미엄이 붙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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