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계일주' 등 성공에 MBC경영평가단 "OTT 콘텐츠 제작기지 발돋움"
2023년 MBC 경영평가보고서, MBC 디지털 성과 주목
매출액 1166억 원 감소…광고 수익 큰 폭으로 줄어
"방심위 법정제재 건수만으로 MBC 저널리즘 문제로 보긴 어려워"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MBC 경영평가단이 OTT 오리지널 시리즈, 유튜브 채널 등 MBC의 디지털 분야 성과 관련 콘텐츠 전략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 4일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승인한 '2023년 MBC 경영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MBC는 지난해부터 콘텐츠 전략팀의 주도로 미디어 전략, 유통사업 파트가 함께하는 '콘텐츠 밸류 협의체'를 신설했다. MBC 콘텐츠를 OTT 플랫폼에 판매하는 전략을 세우는 등 멀티플랫폼 시대에 대응한 맞춤형 콘텐츠 전략을 펼치기 위한 시도다.
경영평가단(평가단)은 “대표적인 사례로 '태어난김에 세계일주' 시즌3는 MBC 비드라마 최초로 넷플릭스에 비독점 유통되는 성과를 거두었다”며 “'나는 신이다', '피의 게임', '만찢남' 등으로 OTT 오리지널 글로벌 콘텐츠 제작기지로 발돋움했으며 유튜브 콘텐츠 '청소광 브라이언'을 통해 TV와 크로스 편성 가능성을 모색해 보는 시도도 있었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어 “시청행태가 TV중심의 전통매체 이용에서 점차 OTT 등을 통한 새로운 미디어 이용으로 확장되는 환경에서 TV와 OTT간의 크로스 편성전략은 채널 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프로그램 제작 유통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은 제작시스템의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디지털 뉴스 서비스 영역에선 타 지상파 채널을 압도하는 성과를 거뒀다. 유튜브 'MBC NEWS' 구독자 수는 400만 명, 네이버 구독자 수는 504만 명으로 연 초 목표치(유튜브 350만 명, 네이버 500만 명)를 초과 달성했다.
특히 유튜브 구독자 400만 명은 지난해 지상파 채널 중 최초였다. 'MBC NEWS'의 월 평균 유튜브 조회수는 4억5689만, 네이버는 6936만, 다음은 5023만 회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조회수 기준 뉴스 채널 중 월 조회수 세계 1위, 5월~7월 세계 2위 기록을 달성했다.
MBC 뉴스데스크 경쟁력 회복 평가
평가단은 '뉴스데스크'의 경쟁력이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뉴스데스크'의 평일, 주말 전체 시청률은 4.8%로 2022년(4.6%)보다 0.2%p 상승했다. 순위로 보면 'KBS 뉴스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뉴스데스크'는 지상파 3사 저녁종합뉴스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평가단은 “'뉴스데스크'는 2014년 6.8%에서 2023년 4.8%로 하락율이 29%인데, 'KBS 뉴스9'(17.2%→6.7%)은 61%, 'SBS 8뉴스'(8.4%→4.7%)는 44%의 하락율을 보였다”며 “2014년과 비교해도 '뉴스데스크'의 시청률 하락 폭이 가장 작은데, 이는 '뉴스데스크'의 경쟁력이 회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MBC의 지난해 주요 시청시간대 연간 가구시청률은 3.7%로 작년에 이어 지상파 4개 채널(MBC, KBS1, KBS2, SBS) 가운데 가장 낮았다. 주요 시청층 지표인 2049 세대에서도 4개 지상파 채널 시청률이 모두 전년 대비 하락했다. MBC의 시청률은 1.2%로 SBS(1.6%)에 이어 2위이긴 하지만 1.1%로 3위를 기록한 KBS2와는 0.1%p 차이로 위태로운 2위를 차지했다.
MBC의 주요 시청시간대 점유율도 7.5%로 전년도에 이어 지상파 4개 채널 중 가장 낮았다. 평가단은 “MBC 주 시청층은 다른 채널에 비해 빠르게 디지털로 옮겨갔고, 따라서 MBC 주요 시간대 시청률 및 점유율이 낮게 나온 것은 아닌가 예상해 볼 수 있다. 시청률과 함께 디지털 부문의 성과를 함께 고려할 때 정확한 성과평가가 가능하다”고 했다.
매출액 1166억 원 감소…광고 수익 큰 폭으로 줄어
MBC의 지난해 매출액은 74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66억 원(13.6%) 감소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MBC 매출액은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방송시장이 전반적으로 악화하면서 감소했다. 특히 광고 수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광고 수익은 25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832억 원(24.8%) 감소했고, 콘텐츠 수익은 45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1억 원(3.0%) 감소했다. 광고 수익은 계속해서 줄고 콘텐츠 수익은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콘텐츠 수익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MBC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86.4% 감소했다. 이밖에도 MBC는 여의도 앵커원 건물을 인수해 지난해 11월 등기이전을 완료하고 임대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PF투자 건에서 50억 원을 회수하고, 신목동역 지식산업센터 중순위 투자 건도 전액 회수하는 등 자산관리와 투자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투자 다변화 취지에서 ESG 채권에 10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방심위 법정제재 건수만으로 MBC 저널리즘 문제로 보긴 어려워”
취재보도 체계와 관련해선 방송 공적 책임 구현을 위해 지난해 8월 '저널리즘 책무위원회'를 구성했다. 책무위원들은 보도시사교양라디오 등 분야별로 프로그램 리뷰를 하고 시사프로그램 소속 기자·제작진 대상 저널리즘 윤리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뉴스룸 '팩트체크 파트'를 신설해 정밀한 팩트체크 및 상시 수정체계를 확립했다. 시사프로그램 심의 규정 준수를 위해 '라디오 시사 온라인 콘텐츠 심의 TF' 분기별 회의를 열고, 라디오국 자율심의 회의를 열어 '시사 프로그램 온라인 콘텐츠 제작 준칙'을 작성했다.
평가단은 지난해 MBC에 집중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중징계에 관해 이를 MBC의 저널리즘 문제로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평가단은 “지난해 하반기 방심위 제재는 대부분 여당 심의위원 단독으로 이뤄졌다”며 “공정성 및 객관성으로 인한 법정제재 심의건수의 증가에 대해선 법원의 최종 판단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널리즘의 관점에서 봐도 방심위가 MBC 프로그램에 대해 법정제재를 내린 사안들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공적 이슈를 다뤘다”며 “제재 건수만으로 MBC 저널리즘의 문제 또는 조직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평가단은 MBC가 자체 심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율심의시스템을 개선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평가단은 “보도·시사 교양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대본심의를 강화하거나 정치인 출연시 특정 정당이나 정파적 이익 등에 편향되지는 않았는지 모니터링하고, 방송 후에도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공정성 및 객관성을 잘 유지했는지에 대한 사후심의를 하는 등 심의시스템 전반의 문제를 꼼꼼히 살피는 노력은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방문진은 지난해 10월 윤능호·박선아·차기환 등 3명의 이사로 구성된 'MBC 경영평가소위원회'를 설치했다. 소위원회는 같은 해 12월 분야별 외부 전문가 5명을 위촉해 MBC 경영평가단을 구성했다. 경영평가단은 편성제작, 보도·시사, 방송 인프라, 경영, 재무·회계 등 5개 분야에 대한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작성했고, 4일 방문진 제11차 정기이사회에서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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