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매출 뚝뚝”…내수 무너졌는데 정부는 “일시적 부진일뿐”

5월 산업활동 동향
10개월만에 동반부진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5월 산업활동 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4.6.28 [사진 = 연합뉴스]

경기도 안성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매달 뚝뚝 떨어지는 매출에 울상이다. 김 씨는 “고깃값도 올랐을 뿐더러 인건비까지 급격히 상승했는데 매출은 줄어들어 도저히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가 없다”고 푸념했다. 대출이라도 받고 싶지만 언감생심이다. 김 씨는 “금리가 높아 더 이상 대출을 받을 형편도 안 돼 장사를 접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

내수가 무너져내리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생긴 내수 부진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현실을 보여준다. 생산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만 소비·투자는 여전히 불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28일 통계청은 ‘5월 산업활동동향’ 발표를 통해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 지표가 일제히 전월보다 하락했다고 밝혔다. 3개 지표가 한꺼번에 곤두박질친 것은 10개월 만이다.

전(全)산업 생산은 한 달 전인 4월보다 0.7% 줄었다. 제조업 생산이 1.1% 감소한 데 따라 광공업 생산이 1.2% 감소한 영향이 컸다. 서비스업 생산도 0.5% 줄었다. 재화 소비 현황을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0.2% 줄면서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는 소비의 전반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두 지표가 동반 감소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투자도 부진했다. 설비투자는 4.1%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 줄었다.

정부는 조만간 관련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입장인데, ‘지나친 낙관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내수 부진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정부의 개별 정책이 아닌 통화당국의 금리 인하를 수반해야한다는 지적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내수 부진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소비와 관련해 “5월에 다소 둔화됐으나 6월 소비심리 반등･속보지표 개선 흐름 등을 감안 시 분기 전체로는 보완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양희승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는 경기가 좋아질 거라고 계속 강조하지만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은 만큼 세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이 투자를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내수 부진에는 고금리 영향도 큰 만큼 유연한 통화정책을 고민해볼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