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넘어 희망 찾기… 절단장애인협회 ‘2024 희망원정대’, 인도네시아 3726m 정상 향해 출국

황규인 기자 2024. 6. 2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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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신체의 일부를 잃은 이들이 장애를 넘어 희망을 찾기 위해 인도네시아 린자니산(3726m) 등반에 나섰다.

한국절단장애인협회 소속 장애인과 경기남부경찰청 경찰관 멘토 등 15명으로 구성된 '2024 인도네시아 린자니산 희망원정대'가 린자니산 등정을 위해 28일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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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인도네시아 린자니산 희망원정대 대원들이 28일 인천공항에서 출국을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희망원정대 제공
사고로 신체의 일부를 잃은 이들이 장애를 넘어 희망을 찾기 위해 인도네시아 린자니산(3726m) 등반에 나섰다.

한국절단장애인협회 소속 장애인과 경기남부경찰청 경찰관 멘토 등 15명으로 구성된 ‘2024 인도네시아 린자니산 희망원정대’가 린자니산 등정을 위해 28일 출국했다. 이들은 4박 6일 일정으로 린자니산 등반에 도전한다.

롬복섬 북부 중앙에 있는 린자니산은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으로 롬복의 원주민, 산악인들로부터 신성하게 여겨져 온 산이다. 보기 드문 ‘활화산‘이기에 그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전 세계 트레커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가파른 능선과 미끄러운 화산재 탓에 등산에 익숙한 비장애인들도 오르기 힘들다는 게 경험자들의 얘기다.

정상민 대원(절단 장애인·서울)은 “희망원정대가 히말라야를 오른 2007년에 처음 함께한 뒤로 생업이 바쁘다는 핑계로 원정대에도 합류하지 못하고 등산과도 멀어졌는데 이번을 계기로 초심으로 돌아가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2007년 희망원정대 대원들이 히말라야 나야칸가봉에 오르고 있는 모습. 맨 앞이 정상민 대원이다. 희망원정대 제공
유성경 대원(절단장애인·파주)은 “평소 등산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여럿이 해외까지 가서 산을 타는 것은 처음이라 두렵기도 설레기도 한다. 그동안 희망원정대의 활동을 신문이나 TV를 통해 보고 들었는데 나도 희망원정대가 됐다는 것이 기쁘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나로 인해 다른 대원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주말마다 몸 관리를 해 왔다.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희망원정대가 원정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사진으로 기록을 남겨주는 김영복 작가는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하는 순간들을 촬영하면서 참으로 많은 감동과 보람을 느꼈다. 이번에도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장애인들의 힘찬 도전을 카메라에 잘 담아보겠다”고 말했다.

김진희 한국절단장애인협회 회장은 “희망원정대가 17년째를 맞고 있는데 코로나로 5년 만에 다시 해외 원정을 재개하게 됐다. 장애인들과 경찰 멘토들이 스스로 경비를 조달해 팀을 꾸렸지만 어려운 가운데서도 ㈜서울의지와 ㈜오서가 무릎 보호대, 손목 보호대, 팔꿈치 보호대, 허리 보호대 등 필수적인 물품을 지원해 줬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병국 등반대장(성남중원경찰서 근무)은 “많은 절단 장애인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감동적인 산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2007년 히말라야를 시작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 희망원정대는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과 몽골의 체첸궁산, 동남아 최고봉인 키나발루산(4100m) 정상 등반에 성공하고 2017년에는 아프리카 대륙 최고봉인 탄자니아 킬리만자로(5984m)까지 올랐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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