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자금 받고도"….위탁 VC, 4%만 펀드 결성

이종혜 기자 2024. 6. 2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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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 4160억 출자, 최종 43곳 동시 펀드레이징
스케일업 계정 제외 결성총회 난항

[서울=뉴시스]이종혜 기자 = 한국벤처투자가 진행하는 '모태펀드 1차' 최종 선정된 운용사(GP) 가운데 기한 내 결성을 완료한 곳은 10곳 남짓으로 파악됐다. 모태펀드가 60% 이상을 출자를 책임졌지만 40여곳의 운용사들이 한꺼번에 펀드 결성에 돌입하면서 결성이 지연되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가 진행한 올해 첫 출자사업인 1차 정시출자 펀드 결성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최종 선정된 위탁운용사(GP) 10곳만 펀드 결성을 기한(3개월) 내에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중소벤처기업부는 결성 연장을 신청한 운용사들에 연장 공문을 보낼 전망이다.

이번 1차 중기부 소관 출자사업에서 모태펀드가 4160억원을 출자했다. 계정은 총 6개로 ▲중진 ▲청년 ▲혁신모험 ▲소재부품장비 ▲지방 계정으로 진행된 이번 출자 사업에서 모태펀드의 최대 출자비율은 60%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기존에 모태펀드의 최대 출자비율은 70%였다. 이 가운데 지방 계정을 제외한 전 계정을 조사한 결과 10개의 위탁운용사(GP)만이 펀드 결성 기한 내에 결성총회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VC업계에서는 최종 선정된 운용사들의 펀드 결성 난항을 관측했다. 1차 출자사업에서 계정 '쏠림'현상이 벌어지면서 최종 선정된 곳은 43개에 달했다. 지난해부터 민간 출자자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금융권은 물론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 출자사업까지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한 VC 대표는 "대체투자 시장에 돈맥경화는 심화된데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벤처투자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우려로,
모태펀드의 많은 계정이 한꺼번에 쏟아졌기 때문에 펀드 결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출자사업에는 결성 시한 연장을 승인받기 위한 세밀한 기준이 등장했다. 결성목표액의 70% 이상 모집 시 1개월 연장, 90% 이상 모집시 2개월 연장이 가능하고, GP 출자금액은 모집액에서 제외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결성기한을 연장하고 않고 펀드를 결성하지 못해서 GP자격을 자진 반납하더라도 한시적으로 출자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패널티'를 주지 않는다. 다만 결성시한 연장 후 자진철회할 경우에는 6개월간 참여를 제한한다.

계정별로 살펴보면 스케일업·중견도약 분야만 최종GP들이 결성을 완료했다. 정부 주도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미래전략산업 등 첨단산업 분야 중소기업의 스케일업 계정에 대한 지원이 많아지면서 다른 계정과 비교해 민간 출자기관 확보도 비교적 용이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위벤처스, 키움인베스트먼트는 기존 목표액보다 증액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모태펀드 출자사업의 1호 자펀드 결성 운용사는 키움인베스트먼트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서울시, 경기도 등 민·관 출자사업에서 모두 운용사로 선정돼 1250억원 규모를 조성해 지난 24일 결성총회를 마쳤다. 또 다른 운용사는 위벤처스는 하나벤처스가 운용하는 민간 벤처모펀드인 하나초격차상생재간접펀드의 첫 자펀드로 선정됐다. IBK기업은행, 서울시 등을 출자기관으로 품으면서 627억원으로 결성했다.

또 루키리그 운용사들 다수가 최소 결성금액은 달성했고 추가 증액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비엠벤처스,쿼드벤처스 등이 대표적이다.

루키리그는 올해 처음으로 벤처캐피탈(VC)들이 직접 투자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분야다. 도전적 투자 대상 및 방식을 운용사가 자율적으로 제시해 약정총액의 60% 이상을 투자하면 된다. 한국벤처투자와 함께 벤처생태계의 또 다른 대형 정책출자기관(LP)인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한국성장금융)이 주목적 투자 대상을 운용사에 자율적으로 제안하는 방식을 도입한 데 이어 한국벤처투자도 운용사의 '운용전략의 묘'를 평가하는 구조로 변주를 준 것이다.

루키리그의 최종 GP로 선정된 한 VC 관계자는 "이번에 시장의 우려도가 높았는데 체감상 지난해보다 펀딩 결성은 순조롭긴 했다"라며 "자유주제를 부여한 루키리그는 운용사가 제안할 수 있는 투자 분야로 운신의 폭이 넓어 민간 투자자(LP)의 눈높이에 부합할 수 있도록 전략을 구상했기 때문에 비교적 빠르게 최소 결성 금액을 달성했다"라고 말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모태펀드가 출자 비율을 높여도 기업, 금융권 등 민간 출자기관 확보가 쉽지 않아 펀드 결성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아직 자진반납한 운용사는 없고 통상적으로 모든 계정의 자펀드 결성은 6개월은 소요됐다"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h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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