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개봉 공식' 깨졌다…하정우·이선균, 금요일에 찾아온 이유[TEN스타필드]
김지원 2024. 6. 28. 19:46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김지원의 까까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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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이어지던 '수요일 개봉' 공식이 점차 깨지고 있다. '하이재킹'과 다음달 개봉하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는 개봉일을 금요일로 골랐다. 앞서 천만 영화에 등극한 '파묘'도 수요일이 아닌 목요일에 개봉했다.
'하이재킹'의 개봉일은 6월 21일, 금요일이었다.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에서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그리는 영화. 실제로 1971년 1월 속초공항 발 김포국제공항 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상공에서 하이재킹당해 납북될 뻔한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이다.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이 주연했다.
'탈출'의 개봉일도 금요일인 7월 12일이다. '탈출'은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을 비롯해 문성근, 예수정, 김태우, 박희본, 박주현 김수안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합류,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펼칠 재난 생존기가 기대 포인트다.
두 작품 모두 제작비나 캐스팅 라인업 측면에서 중대형급 영화로 볼 수 있다. 체급으로만 봤을 때는 경쟁작들을 먼저 피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 하지만 수요일이 아닌 금요일을 개봉일로 정했다.
천만 영화가 된 '파묘'도 수요일이 아닌 목요일에 개봉했다. 당시 장재현 감독의 베를린국제영화제 참석 일정으로 인해 목요일로 정해진 이유도 있지만 배급사 쇼박스 내부에서는 수요일 개봉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보고, 굳이 촉박하게 수요일로 정하지 않았다.
'하이재킹' 배급사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 관계자는 "시장의 다각화를 꾀하기 위해 금요일 개봉을 선택했다"며 "주말시장이 확대되는 금요일에 맞춰 개봉함으로써 관객들과의 접점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이후 평일 관객이 과거에 비해 전반적으로 줄어든 상황. '수요일 개봉'이 공식화됐던 이유는 관객을 대거 모을 수 있는 개봉 첫 주말에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였다. 수요일부터 관객을 확보하고 입소문을 내어 주말 관객을 불러모으려던 것. 하지만 평일 관객이 감소한 현재, 굳이 수요일부터 미리 개봉할 필요성이 적어진 것이다.
'신작'이라는 '화력'을 금요일에서 토, 일요일로 바로 이어가려는 이유도 있다. 개봉주 평일보다 첫 주말에 관객을 집중적으로 끌어모으려는 전략으로 바뀐 것. 금요일 개봉으로 '혹평 입소문'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다. 혹평을 듣고 관람을 포기하려는 관객을 줄이려는 것. 그러면서 첫 주말에 영화를 향한 관객들의 관심, 화제성을 집중시키려는 의도다.
수요일 개봉이 관례가 된 건 스크린 확보에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였다. 2000년대 이전에는 토요일 개봉이 관례였다. 주말에 관객이 몰리기 때문이다. 1999년 한국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한석규, 최민식, 송강호 주연의 '쉬리'는 토요일에 개봉했다.
토요일에서 수요일까지 개봉 요일이 당겨진 계기는 2000년대부터 시행된 주 5일제다. 금요일이 주말로 간주되면서 '주말 직전'인 목요일 개봉이 시작됐다. 여기에 영화 산업이 커지고 극장 배급 체계의 변화에 따라 개봉 요일은 수요일까지 앞당겨졌다. 중소규모 극장의 개별 배급에서 멀티플렉스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영화의 스크린 점유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개봉작들이 거대 멀티플렉스에 스크린을 배정받을 때, 개봉 첫 주 유의미한 스코어를 내지 못하면 2주차부터는 스크린 확보 우선순위가 밀린다. 때문에 배급사들은 자신들의 영화를 관객들에게 하루라도 더 선보여 첫 주 관객을 늘리고 스크린 확보 우위를 가져가고자 했다. 수요일 개봉이 일반화된 이유다.
2014년 1월부터 시행된 '문화가 있는 날' 제도도 '수요일 개봉'에 한몫했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영화, 공연, 관람 등에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에 개봉해 관객들을 더 끌어들이고자 한 것. '명량',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 '엑시트' 등은 문화가 있는 날에 개봉한 작품이다.
하지만 코로나 전후로 극장 방문과 영화 관람 문화가 크게 달라졌다. OTT가 보급되면서 극장에 가지 않아도 쉽게 신작들을 볼 수 있게 됐고, 오른 영화 티켓값으로 인해 영화 관람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여가 활동보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하는 문화 활동으로 바뀌고 있다. 변화하는 영화 관람 및 상영 환경에 '수요일 개봉' 공식은 점차 깨지고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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